귀여운 할머니가 꿈입니다만

ep.01 귀여운 할머니가 되기 위한 준비일지

by 모과양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난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귀여운 할머니가 되는 게 꿈입니다만."


어렸을 때 그림을 잘 그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화가를 꿈꾸기도 했었고, 아이들을 좋아하니 유치원선생님이 되면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잠시 했었다. 하지만 나는 자고 일어나면 금세 새로운 꿈을 꾸는 변덕스러운 아이였고,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도 꿈꾸던 일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일을 하고 있다. 아침 9시에 출근해 6시에 퇴근하고, 월급이 꼬박꼬박 통장에 들어오는 그냥 그런 일.


나이를 점점 먹어가면서 직업을 꿈으로 삼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정말 좋아해서 시작한 것들도 일이 되면 즐거움보단 괴로움이 커졌고, 더 잘 해내고 싶은 마음에 나 자신에게 실망도 많이 하며 지쳐버리니까.


그래서 생각을 좀 바꿨다.


"꿈을 꼭 직업으로 삼을 필요는 없겠구나. 내가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지속할 수 있는 걸 꾸어야겠다." 하고.


집도, 곁에 사람도, 직업도 매번 변덕을 부리며 변했지만 유일하게 변하지 않은 한 가지는 작은 텃밭을 가꾸며,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사랑이 넘치는 귀여운 할머니로 늙어가고픈 마음이었다.


한강이 보이는 값비싼 아파트보단 감나무가 있는 구옥을 좋아하고, 크고 넓은 카페보단 작고 조용한 커피집을 애정한다. 빠르지 않게 나만의 속도로 천천히 삶을 음미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오래 행복을 지속하는 삶이고 꿈이다.


신기하게도 취향은 점점 짙어져서 내가 어떤 곳에 있을 때 편안함을 느끼는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 때 행복감을 느끼는지, 집안을 무엇으로 채워나가고 싶은지, 혼자만의 시간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 어떤 옷을 입을 때 가장 나다워지는지... 등등 뾰족해질수록 내 꿈과 가까워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렇게 나는 조급하지 않게 천천히 귀여운 할머니가 되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매주 수요일, 귀여운 할머니의 취향일기가 업로드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