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씬해지고 싶단 욕망은
먹어선 안된다는 강박관념으로 나를
끝까지 몰아세운다.
그 강박에 나를 숨막히게 절제하다가
한 순간 먹기 시작하면
멈추지 않고 배가 부른데도
계속 먹는 나를 발견한다.
아직 먹고 토한다거나 일부러 토하려고
한 적은 없지만,
왜 토하는 사람이 있는지
그 기분을 이해할 정도로는 와있다.
이게 너무 심각해서,
약속을 잡기도 싫고
(맛있는 것을 먹는 약속은 내가 절제 할
자신이 없기 때문에)
잡고 만나면 역시나
계획보다 훨씬 많이 먹고 난 후
후회와 자책이 남는다.
너무 슬프다.
언제부터 이렇게 음식의 노예처럼
보면 맥을 못추게 된 것인지 모르겠다.
원래는 음식을 좋아하고 적당히
스스로 딱 잘라 조절 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몸매에대한 집착 때문에
음식을 적대시하고 마주하면 두려운 존재
내가 이길 수 없는 상대처럼
여기게 되고 밉고 피하고 싶어졌다.
먹고 난 후 죄책감과 후회감 짜증이 밀려오면
가족, 남자친구에게도 날카롭게 대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정말 정신과나 섭식장애 치료를 받아야하는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할 수 있는 한까지 식사에 관한 책도 읽고
바꿔보려고 노력해본 후 그래도 심해지면
그 땐 조치를 취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