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애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나는 솔로, 하트시그널, 돌싱글즈, 환승연애, 체인지데이즈, 러브캐쳐, 에덴, 비밀남녀.. 안 본 게 없을 정도.
요새는 이런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져서
좀 더 깊게 한 인물 인물들의 감정과 생각, 그로인해
나타나는 행동들이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
이런 것들을 들여다 보는 맛이 떨어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연애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이유는 여전하다.
사람간의 관계를 들여다보고
나와 다른 사람들의 삶과 감정 이런 것들에게서
나를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저런 상황에서 저 사람은 저렇게 행동하네,
나는 이런 사람인데.
이렇게 외부로부터 내부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그런 연애 프로그램을 보는 중,
이제는 출연자의 나이가 점점 나보다 어려지고 있다.
저 나이 때만 할 수 있는 고민들
그런 것들을 바라보면서 그 시절의 내가 떠올랐다.
특히 어느 프로그램의 여자 출연자가
'난 결혼 한 사람들을 보면 진짜 신기해서,
어떻게 결혼을 결심했는지 꼭 물어봐'
이렇게 말했던 게 나에게 울렸다.
나도 저렇게 생각했었다.
연애를 안 한 것도 못한 것도 아닌데,
누군가를 만날 때 결혼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사람이 나타나질 않았다.
연애를 시작할 때 이미, 아 이사람하고는 연애까지만 하겠다. 라고 생각한 적은 있다.
그치만 좋아하고, 내 나이도 어리니까
전혀 심각하게 생각 않고 시작했었다.
언제나 외로웠고,
텅 빈 느낌이 사라지지 않았다.
내 그 공허함을 상대방으로부터 찾으려했다.
사랑을 더 달라고
날 더 예뻐하고 내 마음의 바닥 끝까지 꽉 채워줄
그런 넘치는 사랑을 갈구했다.
그러면 내 마음이 덜 외롭고,
덜 공허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나 스스로 충만하고 만족스러워질 줄 알았다.
그런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고,
초조한 마음이 들었다.
결혼을 하면, 그런 사람이 나타나면,
나는 나아질 수 있을까?
그런 환상을 가져도 될까
시간이 흘러 지금까지완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큰 사랑을 줄 줄 아는 사람을 만났다.
이렇게 단단하고 뿌리깊은 마음을 보이는
사람이기 때문에
불안에 늘 흔들리던 내가 결혼을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었고, 결혼을 하게 되었다.
결혼을 하고 지내보니
결혼하면 덜 외롭냐에 대한 정답은 아직도 찾는 중이지만, 그 답은 아니다에 가깝다.
누누히 사람들이 얘기했다.
사람은 누구나 외롭다고
살면서 확실히 알겠는 건
고독은 누가 채워주는게 아니라
스스로 해결해야 될 감정이란 걸 알게 된다.
그 고독은 정말로 가슴 깊은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외부에 누구와 함께한다고,
아무리 많은 사람 속에 둘러쌓여 있다고 해도,
해결 되지 않는다.
잠시는 해결 될 수 있어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알게된다.
고독은 그냥 나 혼자 머무는 법을 배우는 기분이라는 것.
그냥 외로우면 노래도 듣고 혼자 걷고, 혼자 웃어도 보고 하면서 내가 나 스스로와 있는 시간을 잘 보내는 법을 알라고 누구에게나 생기는 감정 같다.
결혼을 해도, 안 해도, 연애를 해도, 안 해도
사람은 외롭다.
애를 낳든 안 낳든,
결국 나는 혼자고, 한 명 뿐이고
내 내면의 말을 들어주는 건 나 자신 뿐이다.
그러니 결혼하면 조금 덜 외로워질 순 있어도
외로움이 사라질 것이란 생각은
아니다라고. 그런 기대를 상대방에게 짐으로 지워주면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