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시험이 지향점? 접근이 잘못된 건축사 시험 개선

문제를 지적하니 본질은 안 건드리고 난이도로 접근? 컴퓨터시험이 대세?

by 홍진

한국 건축사 시험 쉬워진다는데, 그게 중요한가?


최근 한국 건축사 자격시험은 구조 및 기술적 내용이 지속적으로 간소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건축사 시험 문제를 지적하는 말이 수십 년. 바꾼다고 하는 방향이 본질보다 형식에 집중한다. 그러면서 가지 치기식으로 실무 해보면 절실히 느낄 듯한 파트들이 제거 또는 단순화 대상이다. 맞는 방향인지 의아하다.

사실 건축사시험 난이도 언급은 누구도 지적 못하는 부분이다. 기득권으로 공격받기 딱 좋아,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상당수 관계자들은 쉬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급이 늘면 경쟁이 치열해지고 본인들이 도태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한다. 이런 생각의 저변에는 내가 제일 잘하니 문제없어라는, 자아도취 때문이다. 다른 어떤 전문직보다 가장 선린적 사고를 가진 이들이 건축사 현업 종사자들이다. 교수들은 더더욱 쉬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상은 가장 가난한... 평균소득이 가장 낮은 국가 자격자이기도 하다. 아무튼… 누구도 말하지 못하는 이 문제 언급해 보자.


최근 축소되는 경향을 보면 특히 건축물의 안전성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구조와 시공, 법규 분야의 복잡한 기술적 측면이다. 이는 시험 합격률을 높이고 응시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건축사라는 직업의 사회적 신뢰성과 전문적 역량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구조와 시공에 대한 기초적 상식조차 배제된다는 것은 건축사라는 자격의 책임역량에 우려를 표할 수 있는 부분이다.


건축사의 공익적 책무와 엄격한 평가의 중요성


건축사는 공공의 안전과 생명 보호를 책임지는 전문직이므로, 자격시험에서 응시자의 기술적 전문성과 책임 의식을 철저히 평가해야 한다. 시험의 난이도를 단순히 낮추는 방식은 오히려 전문성을 검증하는 시험의 본래 목적과 배치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건축사의 사회적 신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설계중심으로 바뀐다고 하는데, 설계는 단순한 그림이 아닌 구조와 기술을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구현해야 할 기능적이고 미적인 결과물이다. 그래서 어렵고 그래서 종합문화라는 것이다. 종합예술이라는 측면도 기술적, 기능적인 물리적 요소위에 평면과 입체의 미학적 구현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건축에 부여된 별칭인 것이다. 대학졸업만 하면 자격을 주던 소수건축대학을 운영하던 유럽의 일부 중소국들도 최근에는 졸업 후 실무경력 이후 평가를 통해 건축사자격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기술 평가 사례


우리나라 건축사 시험이 모델인 일본의 1급 건축사 시험은 과거 우리나라 건축사 시험과 유사했다. 1차 시험 통과 후 2차 설계시험이 있고 우리에게 없었던 설계의도를 설명하는 논술이 있다. 그리고 1급/2급/목조/설비 등 다층화괸 건축사 자격구조를 가지고 있다.

1차 시험은 구조적 안정성과 법규 이해 등 실제 건축 현장에서 요구되는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로 구성되어 있다. 구조 분야에서는 내진 설계 관련 세부적인 기술적 판단 능력을, 법규 분야에서는 피난 계단의 규격과 같은 현실적인 법규 적용 능력을 철저히 검증함으로써 건축사의 실제 역량을 명확하게 평가하고 있다. 일본의 설계시험의 경우도 짧은 시간 안에 작성하고 설계의도를 논술로 작성해야 한다. 우리는 이런 논술도 없는데, 이마저도 축소한다니 합격율이 목표가 되는 시험을 정부가 원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무엇보다 일본은 1급 건축사를 취득한 경우 다른 자격이나 변리사 시험등에 각종 인센티브나 권한이 있다는 점이 큰 차이다. 마치 과거 사법시험 합격하면 회계사/변리사 등의 자격이 동시에 주어지던 것과 같다.


미국의 실무 중심 시험을 통한 역량 평가 강화


더구나 미국 건축사 시험이 컴퓨터로 본다 해서 용이하다는 이유로 미국 시험모델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은 굉장히 복잡하고 다양하다. 미국의 건축사 등록시험(ARE)은 실무 중심의 평가를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응시자가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지속 가능한 설계 전략이나 건설 품질 관리에서의 건축사의 역할과 책임을 평가하는 문제들은 응시자의 현실적인 실무 능력을 면밀하게 검증한다. 이 같은 접근은 미국 건축사의 전문성을 실제 건축 환경과 긴밀히 연결하려는 목적을 뚜렷하게 나타낸다.


한국 시험의 미흡한 설계 평가와 실무적 한계


한국의 건축사 자격시험은 주로 설계 및 배치 계획 중심으로 평가가 이루어지며, 설계평가를 위한 계획 및 드로잉도 짧은 시간 안에 진행한다. 대부분 현장에서 캐드나 최근에는 BIM으로 작성하는 현실에서 손드로잉에 대한 논란은 많다. 손드로잉이 없다고 해도 계획을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니 여전히 시간은 소요될 것이다. 아무튼 말 그대로 시험을 위한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이는 일본식 시험방식을 카피한 것인데 앞서 말했듯이 일본은 설계에 논술을 더한다.

뿐만 아니라 구조, 시공 및 법규 등 실제 건축물 안전에 필수적인 기술 평가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건축대학 5년제에서는 심화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생략해서 설계를 하겠다고 사회 나오는 초년생들에게 질문하면 개념조차 이해 못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4년 제보다 더 나아진 거라고는 포토샵이나 그래픽 틀다루기 정도다. 그렇다고 생각이 대단히 발전한 느낌도 없다. 덕분에 현장에서 철저히 깨지고 박살 나고 있다. 아무튼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기술 문제가 부족해 실제 현장에서 요구되는 복잡한 상황을 다루는 능력을 충분히 검증하지 못하는 것이 현재 한국 시험의 한계로 지적된다.


시험 난이도의 지속적 하락은 건축사 자격증의 신뢰도 저하를 초래하여,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추가 인증 제도가 등장할 가능성을 높인다. 만약 추가 제도가 현실화될 경우, 이는 응시생들에게 새로운 부담이 될 수 있으며, 자격증 관리의 복잡성과 경제적 비용 증가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대형화·외주화 된 설계 산업 속 예비 건축사들의 실무 경험 부족 문제


한국 건축 설계 업계는 점차 대형화되고 있으며, 프로젝트 수행의 대부분이 외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설계 외주 역시 전문가의 업무형태라 보기엔 심각한 우려가 있다. 아무리 건축 설계가 보조자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다고 하지만, 그 최종 책임자는 건축사인데 실제 대형 건축사사무소의 도장 찍는 건축사들은 자신들의 도장으로 나가는 설계도면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들 대형 건축사사무소에 근무하는 예비건축사들의 경우 10년을 다녀도 현장에서 어떻게 자신들의 설계가 실현되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심지어 철골계단이나 콘크리트 구조물의 구성을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오히려 직원 2,3명인 소규모 건축사사무소의 예비건축사들은 현장과 소통을 통해서, 잦은 현장 방문을 통해서 시공과정 전체를 이해하고 설계를 숙지하는 경우가 더 많다. 다만 이들은 경제적 생산성으로 낮은 매출과 낮은 순이익으로 경제적 보상이 작다. 아무튼 이러한 현실 속에서 예비 건축사들이 충분한 실무 경험을 쌓기는 매우 어렵다. 시험의 낮은 난이도와 실무 경험 부족이 결합되면서 건축사의 전반적인 기술적 전문성 저하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장기적으로 업계 전반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건축사 자격시험이 구조, 시공, 법규 등의 기술적 평가를 명확히 강화하고, 실제 실무와 연계된 구체적인 기술 문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시험의 난이도를 적정 수준으로 높여 응시생들이 철저하게 준비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실질적 현장 능력을 갖춘 전문가를 배출할 수 있어야 한다.


현실의 전문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서류상의 합격율에 치중한 행정부, 특히 국토부의 의사결정이 이러한 이유는 한국의 건축설계시장 구조의 왜곡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본질이 아닌 형식에 치중한 어설픈 제도화를 시도하는 것이고 본말이 전도된 제도는 반드시 부록을 키우게 돼 있다. 이런 것을 우리는 비생산성 또는 낭비적 제도라 말한다.


국제적 경쟁력 회복과 전문성 강화의 시급성


결론적으로 한국의 건축사 자격시험은 국제적 기준과 현실적인 실무 요구를 반영하여 근본적으로 재정비되어야 한다. 경제적 수준만 OECD선진국이어선 안되고, 제도나 환경이 개선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시험을 통과한 건축사들이 확고한 기술적 전문성과 높은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고, 국제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몇몇 교수들과 국토부의 일방적 탁상공론이 모든 건축현장 부실과 문제의 출발점이다.

제발 본질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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