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다닐 때 꼭 챙겨 가는 게 있나요?
국내 여행 때는 특별히 챙겨가는 게 없다. 특히 삼성페이를 쓰기 시작한 이후로는 대부분 핸드폰만 있어도 충분하다. 종종 신분증이 필요할 때가 있으니 굳이 꼽자면,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핸드폰과 카드지갑 정도다.
대신 바다 건너 해외여행을 떠날 때는 꼭 챙겨가는 게 있다. 마치 정해진 의식처럼 꽤 공들여서 매번 챙기는 건데, 바로 새로 산 운동화다. 최근에는 조금 더 엄격한 기준이 추가돼서 “흰색 운동화”를 새로 구입한 후에 여행을 떠난다. 솔직히 끔찍이 아끼는 라이카 똑딱이라고 말하고 싶은데, 지난번 베를린 여행 때, 가방에 넣는 걸 깜박한 바람에 아쉽게도 탈락. 그러니 지금까지 잊지 않고 챙기는 건 "새 신발" 뿐이다.
학생 때도 자주 여행을 다니기 했지만, 제대로 여행을 다니기 시작한 건 회사를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길게 휴가를 낼 수 있는 게 명절을 끼고 휴가를 내는 것뿐이었기에 주기가 비교적 규칙적이었다. 설과 추석 사이, 약 반년의 시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신발을 교체할 시기에 맞춰 여행을 떠나곤 했다. 처음에는 그저 뉴발란스 574 그레이가 다 닳아 바꾸는 수준이었은데, 574 클래식이 한 번 공급이 끊긴 후에 점차 ‘새로운 신발’을 사는 걸로 변했다.
새 신발 신고 가서 길들이고, 새 신발이 어느 정도 더러워진 걸 보면 열심히 돌아다녔다는 생각에 내심 뿌듯해하는 게 있다. 아무래도 스스로를 괴롭히는 걸 즐기나 보다. 물론 뉴욕 여행 때처럼 새로 산 신발 때문에 발목을 다치는 경우도 종종 있고, 최근에 여행 스타일이 조금씩 변하면서 예전만큼 신발이 지저분해지지는 않지만 여전히 새로운 신발을 사는 것만큼은 계속 이어가고 있다.
여행을 떠나는 게 이전과 달리 새로운 곳, 일상과는 다른 새로운 삶, 새로운 경험, 새로운 만남을 맞이하고자 하는 목적이라면 새로운 신발을 사는 건 나만의 작은 의식으로 계속 남을 것 같다. 단순히 물리적 단절뿐 아니라 새로운 오브제 하나를 통해 의식적인 단절을 가져올 수 있는 좋은 습관인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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