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그로스 해킹 = ?
그로스 해킹은 기획자 이전, 내가 주로 하는 일이었다. 그로스 해킹은 성장(Growth)과 해킹(Hacking)을 결합한 단어로 2010년에 션 앨리스가 최초로 사용하며 세상에 등장했다. 언뜻 들으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국내에서는 마케팅의 영역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은 마케팅과는 조금 많이 다르다. 간단하게 설명을 덧붙이자면 전통적인 마케팅은 옥외 광고나 홍보와 같은 분야 또는 디지털 마케팅의 수단으로 SEO, DA, SA와 같은 마케팅 방법들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전통적인 마케팅에서 중요한 부분은 "브랜딩", 또는 제품 및 서비스를 "얼마나 잘 파는지" 정도로 정의된다. 반면 그로스 해킹은 이러한 마케팅을 도구로서 활용한다. 다만, 이러한 마케팅을 통해서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추출,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회사의 성장전략을 수립하는데 그 중점이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림으로써 효과적으로 성장을 일궈내는 일"이 "그로스 해킹"인 것이다.
이번 글은 그로스 해킹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기획자가 "그로스 해킹에 대해서 알아야 할까?"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개인적인 견해로는 "그로스 해킹"은 기획자에게 필수는 아니지만 알게 되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역량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글의 순서는 아래와 같다.
1. 가설과 실험, 검증
2. 급속 실험
3. 기획에 그로스 해킹 도입하기
그로스 해킹, 그 이전에는 린 스타트업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린 스타트업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도요타의 린 제조 방식에서 창안된 전략이다. 에릭 리스가 처음 소개한 이 전략은 "가설 수립 - MVP 테스트 - 수정 / 보완 - 출시"의 사이클을 반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시장에서 성공하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전략이다. MVP는 Minimum Viable Product의 약자로 완벽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닌, 최소 요건만을 충족하는 프로토타입을 의미한다. MVP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출시해보고, 여기서 오는 피드백을 다시 제품에 반영해서 또 시장에 출시해보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실패 시 리스크를 줄이고, 시장으로부터 빠르게 평가를 받는 다. 린 스타트업 방법론에는 가설과 실험, 검증이라는 단계를 끊임없이 반복하는데, 이는 그로스 해킹도 마찬가지다. 가설을 수립하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실험을 계속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데이터들을 모아서 분석함으로써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이 그로스 해킹이다.
이번 글에서는 책을 한 권 소개하려 한다. 션 앨리스와 모건 브라운이 쓴 '진화된 마케팅 그로스 해킹'이다. 그리고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4장 급속 실험을 소개하겠다. 4장의 도입은 2007년 배일러 베어즈 대학 풋볼팀의 사례가 나온다. 매번 최하위를 기록하던 팀이 새로운 코치를 영입하고 난 후 엄청난 성장을 일구어 내었다. 이런 전환 Key Point는 '허들 없이 빠른 공격을 펼쳐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새로운 방법' 즉, 상대가 경기의 속도를 따라잡기 힘들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팀은 게임마다 공격 기회를 상대 팀보다 13번 더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이는 한 시즌당 다른 팀에 비해 2번의 게임을 더 한 셈이었다. 결과적으로 팀은 어떤 플레이가 어떤 조건에서 잘 먹히는지 빠른 실험(플레이)을 통해 배우게 된 것이다.
회사 역시 빠른 실험을 통해서 빠르게 배울 수 있다면 어떠할까? 책에서는 정말 단순하게 빠르고, 많이 실험함으로써 즉, 절대적인 양을 늘림(많은 데이터를 수집)으로써 성공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 말한다. 상당한 시간에 걸쳐 축적된 일련의 소소한 성공을 거듭하는 일은 장기적으로 회사의 큰 성공을 일궈낼 수 있는 계단이 되는 것이다.
이제 다시 기획으로 돌아와서, 이 책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토대로 기획에 그로스 해킹을 어떻게 도입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자. 사실 꽤나 직관적이다. "한 번에 완벽한 기능, 서비스를 만들려 하지 말자. 많은 실험을 통해 많은 데이터(피드백)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제품 및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것", "나아가 회사의 발전을 일구어내는 것"이 전부이다.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건, 현재 기능을 보완하는 단계이건 완벽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만족스럽지 못한, 완벽하지 못한 기능이라도 테스트를 통해 피드백을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에 당장 내어놓아 피드백을 받기 어렵다면, 팀 내에서 진행해도 좋다. 또는 더 나아가 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해도 좋다. 회사 내부적으로 실험을 진행해서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면 그때 시장에 내어 놓아도 좋다. 중요한 것은 완벽하게 기획하기보다 끊임없이 테스트하고, 보완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론 긴은 "그로스 해킹은 도구라기보다는 사고방식이다"라고 했다. 기획에 그로스 해킹을 도입하는 것은 새로운 툴을 익히고, 새로운 것들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다. 가설 수립과 실험, 검증의 과정을 기능 하나, 서비스 하나에 도입하고, 여기서 나오는 데이터들을 수집하고 분석함으로써 개선하는 것일 뿐이다.
철저히 주관적으로 그리고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작성한 글이다. 내가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정리한 글이기 때문에 다른 의견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더 좋은 의견들도 있을 수 있다.
1. 그로스 해킹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
2. 빠르고, 많이 실험함으로써 성공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3. 기획 + 그로스 해킹 = 가설 수립 - 테스트 - 보완의 사이클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 및 서비스의 기능을 개선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