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에서 성공하려면 잘 버려야 한다!

진로접근기술 4

by 해 말고 달

2025년 2월 25일 대한민국 주식 시장 코스피(KOSPI)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넘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온통 주식 열풍으로 뜨겁습니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선생님도 주식해요?'하고 물어봅니다. 주식이 있다는 학생도 꽤 있습니다. 대화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주식을 알아야 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3월의 주식시장은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낙관과 우려가 공존했고, 누군가는 '노동소득'에 대한 회의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누군가는 주식 광풍을 타고 묻지 마 투자, 단기 투자, 고위험 상품 투자에 빠져 들고 있습니다.

올해와 같은 주식 시장은 처음 봅니다. 엄청난 상승률은 물론이고 급등락이 반복되는 변동성이 큰 모습입니다. 연금저축계좌로 안정적인 투자를 하는 저도 불안이 커져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나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진로 수업과 상담에 도움이 되기 위해, 경제도 알아야 하고 투자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세상을 더 잘 이해하고 잘 대처하기 위해 이광수의 <진보를 위한 주식 투자>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진보'의 관점으로 주식 투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으로, 실천 가능하고 실용적인 투자법을 알기 쉽게 풀어서 안내합니다. 저자는 시장 밖에서 비판만 하는 것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으니 시장 안으로 들어가 구조를 공정하게 만드는 것이 진보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자본을 가진 사람은 시대를 막론하고 노동으로 버는 사람보다 더 빠르고 많은 부를 누려왔고, 이 격차가 불평등의 뿌리라고 말합니다. 노동 이외의 생산수단을 소유해야 더 빠르게 많은 부를 늘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불평등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자본에 대한 과세를 제안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저자는 모든 사람이 특히 노동자가 자본에 투자하는 것은 어떨까? 그래서, 성장의 열매를 공정하게 나누어 먹으면 어떨까? 하고 제안합니다.

이 책의 3장에는 주식투자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제 머릿속에 새겨진 문장은 "손실은 재빨리 차단하라."는 것입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진리이지만 이것을 실행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심리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이익은 빨리 확정 지으려 하고, 손실은 좀 더 지켜보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전문적인 펀드 매니저나 기관 투자자들은 반대로 손실은 재빨리 차단하고, 수익을 내는 주식은 오래 보유합니다. 일반인들과는 반대이죠. 왜 그럴까요?

저자는 사람들이 하락장에서 돈 때문만이 아니라 심리 때문에 주식을 팔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첫째, 같은 크기의 이익보다 손실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에 손실 확정 매도를 미루려는 '손실 회피' 심리 때문이고, 둘째, 처음 산 가격이 마음의 기준점이 되어 '본전'은 가겠지라고 묶이는 '기준점 효과(닻 내림 효과)' 때문이고, 셋째, 내가 가진 주식은 실제 가치보다 더 좋아 보이는 '소유 효과' 때문이고, 넷째, 불리한 정보는 피하고 유리한 사항만 더 모으려는 '확증 편향' 때문이고, 다섯째, '이쯤 하면 반등할 차례'라는 근거 없는 기대를 갖는 '도박사의 오류'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주식 투자의 실제적인 성공은 '방법'에서 나온다고 하면서 감정이 아니라 원칙을 정해서 매도와 매수를 하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손해를 보고 파는 손절매는 본전 대비 -10%, 이익을 보고 파는 익절매는 최고점 대비 -10%를 기준으로 제안합니다. 종목과 개인 투자 성향 등에 따라 다르지만 원칙을 정해서 기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합니다. 손절매의 목적은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함입니다. 예를 들어 -10%의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11%가 되어야 하고, -30%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42.9%가 되어야 하고, -50%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100%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투자는 후회의 기술이 아니라 회복의 기술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진로와 직업'에 대입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주식 투자처럼 수익이 나고 잘하는 분야는 오랫동안 해야 하고, 못하는 것은 잘 버려야 한다는 것은 진로와 직업에서도 매우 바람직한 투자법입니다. 여기서는 제게 각인된 손절매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투자와 마찬가지로 진로와 직업에서도 최고의 실용적 기술은 손절매입니다. 손절매는 단기적인 손해를 보면서도 매도를 하는 것입니다. 속상합니다. 하지만 진로와 직업에서의 손절매는 단순히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 한계가 정해져 있는 시간, 비용, 열정을 재배치해서 성장과 성공을 이루기 위한 고도의 자산 배분 전략입니다. 합리적인 진로 결정이란 결국 얻을 수 있는 이익과 감내할 수 있는 손해 사이의 조율입니다. 무의미하게 버티는 것은 노력이 아니라 자원 낭비이자 인생 낭비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합니다. 잘하는 것을 더 잘하도록 집중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잘 버리는 연습도 충분히 해야 합니다.

우리가 버려야 할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매몰비용에 대한 미련, 지난 실패와 좌절감, 타인의 과도한 기대와 시선, 너무 많은 정보, 고정관념, 완벽주의, 쓸데없이 많거나 얽매인 인간관계, 나쁜 습관, 시간 낭비 시스템 SNS, 게임, 유튜브 쇼츠 등 찾아보면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들을 어떻게 버려야 할까요?

잘 버리기 위해서는 적절한 기준과 원칙, 기술과 도구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진로 교육과 상담을 하면서 깨달은 잘 버리기 위한 원칙은 희망 진로나 직업에 대한 자신의 역량, 적성, 가치관, 교육 및 훈련 성과 정도, 목표 달성 가능성이 일치하는가를 잘 판단하는 것입니다. 잘 버리기 위한 기준은 매몰비용과 기회비용을 같이 고려하는 것입니다. 매몰 비용이란 이미 지출한 비용 중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을 의미하며, 기회비용이란 하나의 대안을 선택함으로써 포기하게 되는 가치 또는 비용을 의미합니다. 지금까지 한 게 아까워서 매몰비용에만 묶여 있다면 우리는 더 큰 미래를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선택하지 않은 대안의 가치를 평가하고 진로경로설계를 수정하고 실행함으로써 우리는 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잘 버리기 위해서는 적절한 기술과 도구도 필요합니다. 먼저 정확한 진단을 해야 합니다. 객관적인 데이터, 충분한 노력 여부, 목표 달성 기한과 성장 가능성, 전문가의 의견 등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안내하는 잘 버리기 위해 고려해야 할 점은 약점, 위협, 중요도, 긴급도, 통제 가능성입니다. 이 기준은 SWOT 분석 기법과 아이젠하워 매트릭스를 응용한 것입니다. 강점 분석을 했을 때 약점과 위협이 둘 다 너무 크면 버려야 하고, 중요도와 긴급도를 고려했을 때 둘 다 낮으면 삭제해야 하며,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일은 보류하거나 버려야 합니다. 이 밖에도 <커리어넷>과 <고용 24>의 진로 가치관 검사, 만다라트와 버킷리스트를 활용한 목표 골라내기 방법도 매우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미 지불했거나 투자한 시간, 노력, 돈 등의 비용을 회수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비용이 아까워서 비합리적인 결정을 지속하는 심리적 현상을 매몰비용 오류라고 합니다. 매몰비용 오류에서 쉽게 발을 빼지 못하는 이유는 손실 회피성 때문이지만, 노력을 강조하면서 흔히들 이야기하는 '1만 시간의 법칙'에 대한 치명적인 오해 때문이기도 합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은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만 시간의 연습이나 훈련이 필요하다는 이론입니다. 스웨덴 심리학자 앤더스 에릭슨의 연구와 말콤 글래드웰의 책 <아웃라이어>를 통해 널리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많은 대중들은 치명적인 오해를 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와 책은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하지만, 성공에는 전략적이고 집중적인 훈련, 피드백, 재능, 환경, 올바른 방법 등 다양한 요소가 개입됨도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은 올바른 방향과 방법일 때만 유효합니다. 약점과 위협에 둘러 쌓여 있고, 중요하지도 급하지도 않고, 통제할 수도 없는 일에 매달려 있다면 지금 당장 손절매와 재조정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모습인가요?




# 지금 당장, 진로 치트 키(Cheat Key) : SWOT 진로 매트릭스

SWOT 분석은 기업의 환경 분석이나 개인의 전략 수립 시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는 도구입니다. 매트릭스는 행과 열로 이루어진 사각형 모양의 숫자나 기호의 배열을 의미합니다. 저는 이 둘을 합쳐서 아주 단순화한 진로 분석표를 활용하라고 안내를 합니다. 진로와 진학에는 너무 많은 정보와 선택지가 있기에 우리의 분석과 선택은 마비 상태에 빠지기 쉽습니다. 때로는 단순한 것이 효율적입니다.

SWOT 진로 매트릭스는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의 네 가지 요소를 네 칸의 매트릭스에 배치하여 자신의 진로 상황을 한눈에 파악하게 해주는 전략 지도입니다. 강점과 약점은 내부 요인이고, 기회와 위협은 외부 요인입니다. 강점과 기회는 긍정적인 요소이지만 약점과 위협은 부정적인 요소입니다. 여기에 통제 가능성을 고려하면 됩니다.

SWOT 진로 매트릭스 활용을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상황을 기록하고 파악합니다. 강점은 희망하는 직업의 직무 특성에 적합한 자격증, 업무 능력, 적성 등 자신만의 우수한 경쟁력이고, 약점은 적성 부적합, 교육과 훈련 부족, 지식과 기술 습득 한계 등 준비와 역량 한계를 의미하고, 기회는 높은 연봉, 미래 유망 산업이나 분야, 부모님 지원, 외부 장학금 등이고, 위협은 사양 산업, AI 및 로봇의 대체 가능성, 시험 난이도 및 경쟁률 증가, 비용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약점을 줄이고 위협은 피하는 것이 손절매입니다. 만약 자신의 약점이 강점보다 너무 커서 무수히 많은 교육과 훈련으로도 도저히 역량이 계발될 수 없을 때, 혹은 업무 성과 등이 나지 않을 때, 또는 위협 요소가 동시에 너무 증가한다면 우리는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합니다.

약점과 위협의 조합 결과, 버리기를 선택했다면 일단 무조건 삭제하는 것도 좋지만 진로의 방향 안에서 다른 분야나 직업으로 수정하거나 조정하는 것이 유리할 때도 있으니 이것도 적절히 탐색하고 활용해야 합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음악, 미술, 체육 등에 흥미가 많아 그 방향으로 진로를 희망하지만 실제 적성과 능력이 부족해서 전문 연주자, 전문 화가, 운동선수가 되기 어려운 경우를 많이 봅니다. 예체능 분야는 특히 선천적인 재능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흥미만 고집하지 말고 희망 분야의 실제 능력과 다른 능력을 같이 탐색해 보라고 합니다. 선천적인 재능이 부족하더라도 만약 학업 능력, 코칭과 티칭 능력이 우수하다면 교사, 코치, 감독 등 다양한 관련 분야로도 진출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진로 경로를 설계하고 교육과 훈련을 받습니다. 그러나 교육과 훈련을 제대로 받아봐야 적성과 잘 맞는지, 역량이 극대화될 수 있는지 그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적절한 피드백과 진로경로수정은 진로변동성이 큰 시대에서는 더욱 자연스러운 과정이고, 이것이야 말로 미래 사회에서 요구되는 진정한 진로 역량입니다. 진로와 직업의 경로에서 '무엇을 채울까?' 고민하는 만큼 중요한 것은 '무엇을 제때 버릴 것인가?'입니다. 못하는 것은 과감하게 잘 버리고, 잘하는 것에 더 집중하는 것은 가장 현실적이며, 가장 실용적인 진로접근기술입니다.




[참고 자료]

이광수, 진보를 위한 주식 투자, 21세기북스, 2025.

사진 출처: https://pix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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