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칭찬에도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칭찬이 무조건 좋은 줄 알지만 역효과를 가져올 확률도 상당히 높습니다...
우리사회는 유위(有爲) 상태를 중시합니다. 하지만 부처님 법은 무위(無爲)를 강조합니다.
명상에서도 행위(Doing)가 아닌 존재(Being)를 말하죠. 참되고 올바른 칭찬은 그 사람이 잘한 행위를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그라는 존재 자체를 칭찬하는 것입니다.
사실 많은 경우 부모는 자식을 내 뜻대로 통제, 조종하기 위한 방편으로 칭찬을 활용합니다. 지금 그것을 잘하니까 계속 더 잘하라는 것이죠.
이런 칭찬을 받은 아이는 기쁘기보다, 부담감, 심리적 압박감을 느낄 뿐 아니라, 칭찬의 결과에 부응하지 못할까봐 불안해집니다.
외부의 권위자, 부모의 인정에 쩔쩔매고, 칭찬받기 위해 눈치 보는 아이로 커가는 것이지요.
이것은 실험에서도 증명됐는데요. 단어를 외우게 하고 너무 잘 한다고 칭찬을 해 준 뒤에 외운 단어를 칠판에 최대한 적어보라고 하고 선생님이 나갑니다.
칭찬을 받지 않은 아이들은 적을 수 있는 만큼만 적고 자유롭게 뛰어놀지만, 칭찬을 받은 아이는 불안해하다가 결국 70% 정도가 선생님이 두고 간 단어카드를 컨닝합니다. 선생님의 칭찬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칭찬할까요? 먼저 잘 한 행위를 칭찬하기보다 아무 것도 안 했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존재 자체를 칭찬해 줍니다.
두 번째로 통제 조종하기 위한 칭찬이 아닌, 그저 분별없이 있는 그대로를 거울처럼 비춰주는 말이 좋습니다.
아이가 그림을 그렸을 때 화가 기질이 있다든가, 그림을 잘 그렸다고 칭찬하는 것 보다는 분별없는 시선으로, 아이를 판단 없이 지켜본 것을 말해줍니다.
“그림 그리고 있구나” “파란색으로 그렸네”라고 판단 없이 말하는 것이지요.
그럴 때 아이는 부모가 판단하지 않으니 부담 없이 마음껏 자신을 표현합니다. 잘못했다는 말을 들을까봐, 칭찬을 못 받을까봐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지요.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파란색으로 그렸구나. 어떤 의미니?”라고 질문을 던져주세요.
답을 주는 게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겁니다. 답을 주려는 이유는 너는 모르고 나는 안다는 분별심 때문인데요, 질문을 하는 것은 너라는 부처님은 어떤 의미를 여기에 담았니 하고 그의 존재 자체를 물어봐 주는 것입니다.
정해진 답이 없기에, 그의 답을 존중해 주는 것이 질문인 것이지요.
이것은 아이와 부모를 분별된 수직적 상하관계로 보지 않고, 너도 온전한 부처님, 나도 부처님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는 것입니다.
훌륭한 중생이 못난 중생에게 가르치는 건 칭찬여래원이 아닙니다. 존재 자체를 바라보고, 같은 여래로서 칭찬하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주위를 살펴보세요. 가족, 친구, 동료, 반려동물, 내가 먹는 밥, 입는 옷까지 세상의 어떤 것들이 나와 연결돼 있는지 느끼고 찬탄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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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불교신문
정리=윤호섭 기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