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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상스님 Feb 19. 2018

삶 위를 여행할 뿐 정착하지 말라

내 인생에 종착역은 없다 간이역이 있을 뿐

[잡아함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자신의 소유가 아닌 것은 집착하지 말고 다 버려라. 내 것이 아닌 것을 모두 버릴 때 세상을 소유할 수 있다. 


만약 어떤 이가 뒷동산에 있는 나뭇잎을 가지고 간다고 했을 때 왜 나뭇잎을 가졌느냐고 그와 싸우겠는가. 


수행하는 사람들도 그와 같아서 자기 소유가 아닌 물건에 대하여 애착을 버려야 할 것이니 버릴 것을 버릴 수 있어야 마음이 평온하다.”


본래부터 ‘내 것’이란 어디에도 없다. ‘나’라는 존재 또한 잠시 인연 따라 왔다가 인연 따라 가는 무상한 존재인데, 하물며 ‘내 것’이라고 붙잡아 두고 집착할 것이 있을까? 


내 소유물들은 인연 따라 잠시 나를 스쳐갈 뿐이다. 우리는 그것을 잠시 보관하면서 인연 따라 쓸 뿐이다.


잠시 스쳐가는 것들을 스쳐가지 못하게 ‘나’라는 틀 속에 가두게 되면 나를 중심으로 우주적인 에너지는 정체되고 만다. 


세상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이 끝없는 우주를 여행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그들의 목적은 끊임없는 여행에 있지 어느 한 곳에 정착하는데 있지 않다. 


바로 그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사실은 ‘내 것’이 아니라 여행길 위에서 잠시 들른 간이역일 뿐이다. 


그 어떤 것도 종착역으로써 나에게로 온 것은 없다. 내가 그렇게 믿고 싶을 뿐이지.


[법구경]에서도 말하고 있다.


“'내 자식이다' '내 재산이다' 하면서 어리석은 사람은 괴로워한다. 사실 내 몸도 나의 것이 아닌데, 어찌 자식이나 재산이 나의 것일 수 있겠는가.”


‘내 자식이다’ ‘내 재산이다’ ‘내 생각이다’ ‘내 것이다’하는 것은 다 어리석은 생각이다. 


나도 내가 아닌데, 내 몸도 이번 한 생 잠시 쓰고 나면 이 우주법계로 돌려주어야 하는데, 하물며 내 소유를 어찌 ‘내 것’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잠시 빌려 쓸 뿐이다. 그러니 집착할 것이 없다.


세상 모든 존재는 우주의 것이며, 다른 모든 존재들의 것이다. 


내가 곧 이 우주이며, 또한 나는 이 우주의 모든 존재들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니 어찌 내가 누구를 가지고, 내가 무엇을 집착하고, 누가 무엇을 소유할 수 있겠는가.


온 우주는 전체가 전체에 의해 존재하며, 전체가 전체에 의해 소유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신성한 우주적인 것에 ‘내 것’이라는 울타리를 치면서부터 우리는 우주로부터, 진리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내 것’이란 울타리를 걷어 내면 모든 것이 그대로 있을 곳에 있고, 제자리를 찾는다. 


한 생각 일으켜 ‘내 것’을 만들면 세계가 나뉘어 시끄럽지만, 한 생각 놓아 ‘내 것’을 걷어내면 세계도 나도 나뉘지 않아 고요하다.


법상스님의 목탁소리(www.moktaksor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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