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니 희망이 생겼다

특별한 눈

by 엉덩이방귀

대구는 대프리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습하고 덥기로 유명한 도시이다. 햇빛과 굉장히 친하고 추위도 무력화시킬 정도의 더위를 품은 도시. 되도록이면 11월달에조차도 덥거나 따뜻한 날이 많은 지역인데 모처럼만에 새해가 지난 두달뒤 2월에 이르러 눈이 내렸다.


지금 나는 방안 침대에 앉아 초록색 바지와 알록달록 노란 무늬가 새겨진 파란 니트를 입고 선풍기 모양 히터를 따스히 쐬면서, 건조한 나무 판넬과 맞닿인 실내화를 신고 햇볕이 방안으로 조용히 내리쬠과 동시에 건조대에 무작위로 널린 옷들이 햇빛이 들어옴을 알려주는 광경을 보며

그저 핸드폰으로 밖에 눈이 내렸다는 소식을 전해듣는다

눈이 오면 간절히 보고싶은 사람이 떠오른다 눈이 오면 내 세상이 바뀐다 어김없이 방안에 창문은 햇빛을 내리쬘뿐이라는 것을 두눈으로 보지만 그래서 그 나무 판넬바닥이 햇빛에 녹아들어가는 걸 보고 하염없이 침대에 앉아있을 뿐이지만 그저 밖에서 함께 목도리 둘러매고 눈사람 만들 사람 있을까 같이 손잡고 흰 눈 발자국 내며 걸을 사람 있을까 기대하고 설렘을 품는다


숨쉬는 공기조차도 내쉬는 한숨한숨마다 바깥에 전해질 걸 상상하며 흰눈과 맞닿이게된다면 나는 비로소 직접 밖으로 나가보지않았지만 눈이 내렸음을 온몸으로 체감한다 그 숨공기가 저녁이라도 먹으려 밖에 나가 도로가로 내려가면 그 사람한테 닿일까

우연히라도 마주칠까 이따금 설렘을 품는다


눈이 내리니 희망이 생겼다 틀어놓은 히터가 따스해졌다 세상을 덮어놓은 차가움이 온기를 남기고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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