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2〉의 학교폭력 서사는 왜 불필요했는가
〈베테랑2〉는 제도의 무능과 사적제재의 위험을 다루는 영화다. 그런데 어느 순간, 형사의 아들이 학교폭력 피해자가 된다. 이 설정은 주제를 확장하기보다 관객의 감정을 조작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관객은 자연스레 분노와 연민을 느끼지만, 그 감정은 주제와 무관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결국 이야기는 “정의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의 복수극”처럼 변한다.
교사와 학부모의 무책임한 태도는 감독이 사회 구조의 부패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려는 의도로 삽입된 듯하다. 하지만 이미 영화는 마약, 살인, 사적제재 등으로 제도의 무력함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즉, 같은 메시지의 반복이다. 새로운 통찰 없이 비슷한 무능을 재현하는 장면은 관객의 감정만 소모시키고, 서사의 밀도를 떨어뜨린다.
형사 아들의 피해 서사는 ‘정의 vs 정의’의 윤리적 갈등을 그리려던 영화의 구조를 흐트러뜨린다. 감독은 이 설정으로 감정의 깊이를 더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주제의 초점을 흐리고 서사의 리듬을 깨뜨렸다. “감정이 많아질수록, 이야기의 이유는 사라졌다.”
형사 아들의 서사는 ‘제도의 무능’을 재확인시키지 않고, ‘감정의 피로’를 반복시킨다. 감정의 중첩은 주제를 강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메시지를 분산시키고, 몰입을 해친다.〈베테랑2〉의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감정은 반복되고, 메시지는 사라진다.
#생각번호2025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