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애는 불가항력#10] 사랑은 이기심에서 출발한다

처음엔 ‘나’를 위해 사랑하고, 나중엔 ‘너’를 위해 남는다

by 민진성 mola mola

사랑은 언제나 ‘나에게 좋은 것’으로 시작한다

우리는 누구를 사랑할 때 그 사람이 내 삶을 더 좋게 만든다는 사실을 느낀다.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사소한 일상이 조금 빛나고, 세상이 예전보다 덜 외롭게 느껴진다. 이 모든 건 나에게 이익이다. 사랑의 출발은 철저히 ‘나’ 중심이다.

“나는 너를 좋아한다.”

“나는 너와 있고 싶다.”

“나는 너를 잃고 싶지 않다.”

여기에는 어떤 고상함도, 이타성도 필요 없다. 이기심은 사랑의 부정이 아니라 사랑의 뿌리다. 이건 솔직한 사랑의 첫 구조다.



그러나 사랑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필요하다

감정만으로는 사랑이 유지되지 않는다. 감정은 파도처럼 들고 난다. 사랑이 계속되려면 서사가 필요하다.

실망하고 다시 돌아온 경험

다투고 서로를 이해하려 한 대화

서로의 과거와 상처를 알아가려는 시간

느린 부분을 기다려준 인내

이 과정 속에서 사랑은 ‘나’의 이익을 넘어 ‘우리’의 삶을 지키는 일이 된다. 처음에는 “내가 좋아서” 함께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서로의 세계에 속하게 된다. 이때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관계가 된다.



성숙한 사랑은 손해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랑이다

사랑이 깊어지면 이익의 형태가 바뀐다. 처음에는 내가 행복해지는 것이 이익이었다면, 나중에는 함께 살아가는 삶 자체가 이익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때로 손해처럼 보이는 일을 한다.

상대의 병을 돌보고

속도를 맞추기 위해 멈추고

마음을 다독이며 시간을 건넨다

그런데 이 손해는 사실 손해가 아니다. 왜냐하면 여전히 나에게 “너와 함께 존재하는 삶”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이타심으로 승화되는 것이 아니라, 이기심의 기준이 확장되는 과정이다. “나의 삶이 너와 함께 있을 때 더 온전하다” 라고 말할 수 있을 때 사랑은 성숙한다.



설렘이 사라져도 사랑은 남는다

많은 사람은 이렇게 묻는다. “설렘이 사라지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우정 아닌가?” 아니다. 설렘은 사랑의 입구이고, 서사는 사랑의 집이다. 우정은 함께 있을 때 편안하지만 삶은 서로에게 얽히지 않는다. 반면 성숙한 사랑은 삶이 서로의 삶 안에 구조적으로 이어져 있다. 이건 감정의 열기가 아니라 존재의 자리에 관한 문제다.

감정은 변해도 자리와 관계는 남는다. 그래서 오래된 사랑은 이렇게 말한다. “너와 함께인 삶이 내 삶이다.” 이건 우정이 아니라 서로의 존재를 인정한 사랑의 최종 형식이다.



사랑은 처음에는 나를 위해 시작된다.

하지만 사랑이 깊어질수록 그 사랑은 우리의 세계를 지키는 힘이 된다. 그리고 그 세계 안에서 나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사랑은 이기심에서 출발해,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으로 확장된다. 그것이 사랑이 감정이 아니라 관계의 이름인 이유다.




#생각번호202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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