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령 그 끝이 영원한 불길일지라도, 나는 질문을 멈출 수 없다
모든 논리적 해부를 끝내고 펜을 내려놓는 순간, 문득 등 뒤를 서늘하게 훑고 지나가는 그림자가 있다. “만약 이 모든 의심이 틀렸다면? 만약 정말로 신이 존재하고, 나의 이 정직한 질문들이 신성모독이라는 죄목으로 지옥행 티켓이 된다면?” 이것은 인류가 발명한 가장 강력한 심리적 족쇄이자, 파스칼이 제안했던 비겁한 도박이다. 신이 있다고 믿었을 때 잃을 것은 없지만, 없다고 믿었다가 지옥에 떨어지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이 '손실 회피'의 계산법은, 오랫동안 인간의 주체성을 마비시켜 왔다. 나 역시 그 유구한 공포의 역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
그러나 다시 차가운 이성으로 돌아와 묻는다.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그는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 인간에게 '의심'과 '논리'라는 정교한 도구를 장착시킨 설계자가, 정작 그 도구를 충실히 사용하여 자신의 시스템을 점검하는 피조물을 단지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영원한 고통에 던져버릴까. 만약 그렇다면 그 존재는 경외의 대상인 절대자가 아니라, 자신의 설계적 결함을 감추기 위해 공포로 피조물을 겁박하는 저급한 독재자에 불과하다. 나는 나의 지성을 존중하지 않는 신을 숭배하기보다, 나의 정직함이 초래할 리스크를 기꺼이 감내하는 편을 택하기로 했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가장 고결한 리스크 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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