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인사이트]
기본 정보
감독: 로버트 뷔드로
제작: 제니퍼 요나스, 로버트 뷔드로, 레너드 팔린저, 제이크 실
각본: 로버트 뷔드로
음악: 데이빗 브레이드, 토도르 코바코프, 스티브 런던
촬영: 스티브 코센스
편집: 데이빗 프리먼
개봉: 2015년/2016년
캐스트 : 에단 호크 (쳇 베이커 역), 카르멘 에조고 (제인/일레인 역)
떠오르는 단상
'흑인들에게 차별받는 백인' 같은 상황이 생소하면서 신기하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재즈는 흑인들의 음악, 흑인의 전유물이라는 사실과 인식 속에서 좋아하고 하고 싶다는 이유로 고군분투하는 백인의 모습. 보통은 반대로 설정되고, 반대의 상황이 실제로도 많았을 텐데 차별과 편견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되었다.
사랑이 한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 사랑으로도 끝내 되지 않는 것이 있는가. 쳇은 제인의 사랑과 재즈에 대한 열정으로 약도 끊고 열심히 연습하며 점차 안정적으로 변해가고 유혹도 이겨내는데, 자신을 지탱해 주던 사랑이 단 하루 없음에 불안해하고 결국 다시 자신을 지탱해 줄 또 다른 것, 마약으로 손을 뻗게 되는 사람. 결국 이 사람은 홀로 무언가 할 수 없는 사람. 천재적인 재능과 피나는 노력까지 하는 사람이지만, 의존해야만 설 수 있어서 자기 스스로는 점점 망가져가는 사람이었다.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 할지라도 홀로 설 수 있는 것,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본 투 비 블루.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곡. 아버지가 자주 쳐주던 곡. 아버지 주법 참고해서 녹음한 쳇. 아버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았고 아버지와의 이야기도 중요할 텐데, 이 영화는 쳇과 음악 자체만 두고 다룬 느낌이 들었다.
라라랜드가 생각나는 구성이다. 한 시절을 풍미했던 남자, 현실에 고군분투하는 음악가, 오디션 보는 여자, 남자를 내조하는 여자, 등. 다른 음악 영화도 비슷한 느낌이 드는 건 착각일까. 라라랜드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부분은 제인의 역할이다. 다소 희생하는 여성으로 보이기도 해서 조금 아쉽지만, 쳇 베이커를 중심으로 다루는 영화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쳇 베이커는 좋은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으면서도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인다. 이게 바로 입체감 있는 캐릭터의 힘인 것 같다. 제 멋대로고 고집쟁이지만 음악에 진심이고 진짜 사랑하는 모습들이 보여서 미워할 수가 없다. 게다가 스스로를 어떻게 할 수 없는 유약한 모습까지 드러나니 그를 연민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는 연약한 것을 사랑하게 되어 있으니까.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악마가 부른 천사의 노래. 예술가의 성취와 그 사람을 분리할 수 있을까?
인상적인 연출
흑백영화로 시작해서 컷이 되며 컬러인 현재로 돌아오는 연출. '아, 흑백영화 같다.'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과거에 대한 영화를 찍는 거였다. 약간의 반전이 들어간 재미있는 연출이다.
중간중간 흑백영화가 나오며, 과거를 회상하는 것. 그리고 과거의 일레나와 현재의 제인이 같은 배우라는 것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결국은 같고, 반복된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하다. 일레인과 진짜 사랑했던 것 같은데 결국 헤어졌듯, 제인과도 진정한 사랑을 하며 약을 극복하는 듯 하지만 결국 떠나는 결말처럼.
장면 전환되어도 지평선 등을 맞추는 것 등 안정감을 주는 구도와 프레임, 선 사용이 많다. 영상미가 있는 음악 영화. 색감도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쨍한 색 사용이 없어서 영화의 분위기를 이끌어간다.
인상적인 장면
바다에 터벅터벅 들어가는 모습. 쓸쓸하고 힘이 없다. 제인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 스스로 갖고 있는 열등감, 자신도 알고 있는 부족함, 음악이나 재능 등에 대한 굽힐 수 없는 자존심. 이런 감정이 복잡하게 섞인 상태에서 제인이 다시 꺼내주었다. 제인이 먼저 손을 내밀자 쳇도 마치 아이가 사랑을 갈구하듯이 키스를 하고, 마음이 녹아내린다.
화면도 고정되어 있다가 제인이 따라 들어가자 같이 움직여서 나도 이 바다 한가운데 있는 느낌이 든다. 원테이크로 석양까지 계산해서 찍었다는 것도 마음에 남는 포인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