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기의 말들 - 은유

[병아리 인사이트]

by 어금니

'글쓰기'에 관한 책.

책을 펼치면 다른 책에서 찾은 글쓰기에 관한 문장들이 왼쪽에 있고, 그 주제에 대해 작가의 삶과 사유를 담은 글이 오른쪽에 적혀있다. 글을 잘 쓰는 방법이나 어떠한 비법, 공식에 대한 것이 아니라, 글을 계속해서 쓸 수 있도록 돌을 던져주는 책이다. 글쓰기에 관한 다양한 문장들을 수집해 놓은 수집노트 같기도 하다.


읽다 보니 글을 쓰는 것 자체보다 삶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에세이에 가깝다. 많은 에세이가 그러하듯, 공감하기 쉽고 멀어지긴 더 쉽다.


이 책은 글쓰기에 대한 문장, 작가의 생각이나 태도 하나하나를 짚어보며, 그를 통해 결국 나의 이야기, 나의 생각들을 다시 곱씹어 보게 한다. 사실, 지식이 얕은 내게 다가온 첫인상은 '있어 보이려고 한다'였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글과 삶에 대한 작가의 깊은 생각과 묵묵한 움직임이 마음을 울렸다. 나의 무지에 탄식하며 이곳에 적힌 모든 글들을 찾아보고 싶어지게 했다.


사는 게 다 똑같다는 말이 점점 와닿아가는 요즘, 우리는 결국에 대부분 비슷한 고민을 하고, 비슷한 아픔을 갖고, 비슷한 흐름대로 살아간다. 우리는 인간이니까. 수세기 전에도, 태평양 대서양을 건너도 비슷하다는 건 놀라운 일이긴 하지만 어쩌면 희망적이기도 하다. 우리는 결국 한 방향을 바라보고 그곳에 진실과 진리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 읽고 사유하고 남기고 나누다 보면 결국엔 다다르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겨난다.


이렇게 인간의 이야기는 공감하기 쉽다. 하지만 타인의 이야기는 공감하기 어렵다. 나는 인간이지만, 또한 ‘나’이기 때문에. 그래서 에세이를 쓴다는 건 용기 있는 일이다. 외면을 넘어 배척당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하고도 뛰어드는 작업이니까. 또 남들에게 보여주는 일기이기도 하다. 나를 보여줘야 한다. 그래도 '모' 아니면 '도'다.


나도 언젠가는 에세이 작가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될 것이다. 나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모든 것으로 확장시키는 것을 좋아하니까. 용기 있는 작업이자 좋아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나에 대한 역사를 기록하는 것부터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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