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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몰린 Feb 12. 2023

장비 서류 관리 - 장비입고

Vendor Data 혹은 Vendor Print

"네, 이번영입니다."


"차장님, 안녕하세요."


"응. 또 왜?"


지난 UAE 프로젝트에서 4달 정도 같이 일했던 이번영 차장과는 그동안 많이 친해져서,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 관계이다. 이 차장님은 바쁘다고 투덜거리면서도 내가 부탁하면 잘 도와준다. 게다가 이 차장님이 내가 담당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HVAC 설계를 책임지고 있어서, 일부러라도 자주 연락해야 한다.


"그 Vendor Data 있잖아요? NMR601 관련된 문서들은 다 승인받았나요?"


"아니. 아직 좀 남았어. 왜? 누가 또 뭐라고 그래?"


"아, 장비 납품 서류 준비하려고 발주처 품질팀에 문의했더니, NMR601을 다 승인받아야 한다고 해서요. 그래서 여쭤봤죠."


"그렇지. 이 프로젝트도 장비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구나. 대충 언제까지 현장에 들어와야 하는 거야?"


"SRD가 4월 중순인데, 조금 더 늦어질 것 같아요. 건축팀 업무 진행속도 보면요."


"알았어. 지금 승인받아야 할 문서가 5개 정도 남았는데, 아마 제출해서 발주처 Comment 받고 다음번에 제출하면 승인받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럼 한 달 반에서 두 달이면 가능하겠네요?"


"아마 두 달 정도 걸릴 거야."


"지금 1월이니까, 아슬아슬하게 완료될 것 같네요."


"야, 건축팀이 맞출 것 같아? 장비 Foundation은 챙기고 있는지 알아봐. 아마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있을걸? 내가 서류는 3월까지 끝낼 테니까, 너는 현장에 장비 설치 준비나 해. 건축팀이 HVAC 신경 쓸 거 같아?"


"알았어요. 생각난 김에 바로 알아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차장님"


"응. 수고해~"


...


"용태야~"


"응, 성지야. 웬일이야?"


"다름이 아니라, 우리 실외장비 설치하려면 Foundation 있어야 하잖아? 그거 건축이 하는 거지?"


"응. 그렇지."


"우리 101 Substation에 설치할 장비를 4월 중순에 받을 예정이거든. 그리고 4월 말에는 현장에 설치하려고... 장비 Foundation 설치 끝내줄 수 있어?"


"잠깐만. 아직 장비 Foundation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야기가 없어서.... 내가 도면 좀 열어볼게."


"응. 그래. 101 Substation에는 실외기가 5대 있어. 별로 크지 않으니까 금방 할 수 있지 않을까?"


"열렸다. 잠깐만.... 야, 이거 우리 도면에 HVAC 장비 Foundation 상세 도면이 없는데? 이러면 Inspection(검사)이 불가한데.... 내가 우리 설계한테 빨리 요청해야겠다. 5개라고 했지? 그러 거푸집 만들고 콘크리트 양생하는데 얼마 안 걸려. 도면만 있으면, 아마 2주 안에 현장에 설치할 수 있다. 내가 설계한테 도면 받아서 금방 만들고 알려줄게."


"응, 그래. 고맙다. 수고해~" 



  


입고 검사에 어떤 문서를 첨부해야 하는지도 ITP에 명시해서 발주처의 승인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시행사 품질 및 시공 담당자가 어떤 서류를 통해서 장비 납품을 확인하겠다고 미리 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장비 납품에 사용되는 서류들은 Test Procedure/Report, Vendor Data Certificate, Delivery Note, Packing List 등이 있다.  


장비 입고 검사 때에도 자재 입고 검사 때와 비슷하게 많은 서류가 필요하다. 일단, 원자재가 아니라 장비이다 보니 Test Report가 필요하다. 이 Report에는 장비를 제작하며 어떤 Test를 진행했었고, 그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가 명확하게 표시되어 있어야 한다. 장비 제작은 보통 가장 전문가인 Vendor(Maker)의 기준을 따르는 경우가 많아서, Test Report는 보통 Test Procedure와 함께 제출해야 한다. (Performance Test Report, Painting Test Report, Communication Test Report, FAT Report 등) 


장비를 현장에 반입해서 입고 검사를 받을 때에는, 장비 제작에 필요한 모든 Vendor Data(혹은 Vendor Print)를 승인받았다는 증빙이 필요하다. 보통 프로젝트 초기에 (Vendor를 선정해서 PO를 발행하기 전에) Contractor와 COMPANY는 어떤 종류의 문서를 승인받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협의한다. 이 결과로 제작 전, 납품 후 등 어떤 문서들이 언제까지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가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Vendor Data는 IFR(Issue For Review), IFA(Issue For Approval), IFC(Issue For Construction)로 구분된다. (사우디아람코는 각각 NMR(Non Material Requirements) 601/602/603으로 분류한다.) 제작 전에 승인받아야 하는 문서들은 적어도 IFA Revision에 대해서 발주처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처럼 사전에 발주처와 시행사가 협의해서 제작 전에 승인받을 것으로 약속했던 문서들의 IFA Version들에 대해서 승인이 완료 됐다는 증명이 장비와 함께 제출되어야 입고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Delivery Note와 Packing List도 필수 문서 중에 하나이다. 어떤 제품 몇 개를 어떤 크기로 포장하고 각 포장의 무게가 얼마인지, 또 어떤 차량에 실어서 보내는지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는 문서들이다. 시공사와 발주처 검사관들은 이 문서를 통해서 Vendor가 보낸 제품이 제대로 납품됐는지 확인하게 된다. 대개의 경우 Vendor는 Delivery Note에 시행사의 서명을 받아서 납품의 증거로 사용한다. 이 서명된 Delivery Note는 나중에 Vendor가 시행사에 납품에 대한 지불을 요청할 때 증거로 사용된다.  


Vendor Data 제출 순서는 다음과 같다.  


IFR 제출

IFR 승인

IFA 제출

IFA 승인

IFC 제출

IFC 승인

As-built 제출  


각 Revision (IFR, IFA, IFC)에 대한 발주처의 답변은 보통 Approved without Comment, Approved with Comment, Reject and resubmit 등 3가지로 구분한다. Approved without Comment 나 Approved with Comment를 받은 후에 다음 Revision을 제출할 수 있다.  


Vendor Data의 종류는 시공사와 발주처가 사전에 협의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Vendor Data 종류는 다음과 같다.  


Equipment List

Sub-Component List

Electrical Power Consumption List

장비 별 GA (General Arrangement) Diagram

ITP (Inspection & Test Plan)

Painting Procedure

FAT (Factory Acceptance Test) Procedure

SAT (Site Acceptance Test) Procedure

IOM (Installation, Operation, Maintenance) Manual

Spare Part List (for Commissioning, for 2-year operation)

Packing Procedure

Preservation Procedure 등.  


납품을 위해선 일반적으로 Spare Part List와 SAT Procedure를 제외한 모든 Vendor Data를 IFA 이상의 Revision에 대해서 Approved with Comment로 발주처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실제 납품 후에 어떤 장비가 제대로 제작되었는지는 GA IFA Revision과 실제 장비를 비교해서 확인한다.  


예) Approved AHU (Air Handling Unit) GA (General Arrangement) Drawing IFA Vendor Data를 가지고 실제 납품된 AHU의 크기, 모양, 각 Sub-component의 위치 및 배치, Painting 색깔 및 두께, LCP (Local Control Panel) 구성, 사용된 Instrument들의 종류 등이 Vendor Data와 일치하는지를 확인한다.  


FAT는 Factory Acceptance Test의 약자로 해당 장비를 제작하면서 공장에서 확인해야 하는 모든 Test를 진행하는 필수 절차이다. 장비의 크기, 구성, Sub-component 종류 및 배치, Instrument, LCP 구성 및 설치, Painting 종류/두께 확인 등으로 구성된 외관검사와 기능검사 (소음 측정, 전력 소비량 측정, Inlet/Outlet 압력/온도 측정, LCP I/O Test, Safety Function Test) 등으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SAT는 Site Acceptance Test로 FAT에서 수행했던 Test를 현장에서 다시 한번 진행하는 절차이다.   


IOM Manual 또한 IFA Revision이 발주처의 승인을 받아야 장비 납품이 가능하다. 장비를 납품받은 후에는 장비 설치를 해야 하는 것이 순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공담당자는 IOM Manual을 검토하며 각 장비를 어떻게 설치할 것인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 발주처의 검사관(Inspector)은 Vendor의 Installation Manual 기준으로 장비를 설치 작업을 확인하므로, IOM Manual에 대해서 꼼꼼하게 검토한 후에 장비 설치 작업을 계획해야 한다. (작업절차서 승인, 작업허가서 준비, 필요 장비 준비 등)  




구매 관리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 중에 하나가 바로 Vendor Data를 관리하는 것이다. 보통 중요한 Vendor Data들은 모두 IFC Revision에 대해서 승인을 받아야 현장에 납품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Vendor는 건설 프로젝트를 이해하지 못하여 Vendor Data를 제대로 제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특히 해외 EPC 프로젝트는 도면이나 문서에 사용해야 하는 양식도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즉, 다른 양식을 사용하면 도면이나 문서를 발주처에 제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Vendor의 프로젝트 담당은 보통 영업 담당자인 경우가 많아서, 관련된 문서를 직접 수정하는 게 불가능하다. 건설 프로젝트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영업담당자를 통해서 문서를 수정할 수 있는 R&D (Research & Development) 엔지니어에게 문서를 어떻게 수정해 달라는 요청을 전달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장비 구매 업무가 어려운 것 중에 하나가 바로 Vendor를 통해서 장비 입고검사(Equipment Receiving Inspection)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대개의 경우, Vendor는 Packing List와 Delivery Note와 같은 간단한 서류만을 장비와 함께 납품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발주처의 품질팀에서 요청하는 서류를 은 훨씬 더 그 종류가 많고 다양한 경우가 많다. (장비 Test Certificate, 에너지 효율 인증서, Paint 성적서, Subcomponent List 등) 실제로 나는 사우디아람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장비 입고검사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는데 3주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품질팀과 Vendor 사이에서 필요한 서류를 미리 챙겨서 준비하는 것도 바로 HVAC 시공 엔지니어가 해야 할 주요 업무 중에 하나이다.  


또, Loose Item List를 반드시 확인하고, List에 명시된 모든 제품이 납품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대개의 Vendor들은 AHU (Air Handling Unit, 공기조화기)를 납품할 때 Filter (Pre-filter와 Back-filter), 점검구 전등, Motorized Damper Actuator 등을 Loose Item으로 따로 포장해서 납품한다. 그리고 ACCU (Air Cooled Condensing Unit, 실외기)를 납품할 때에는 Solenoid 밸브, Drycore Filter, 냉매, Local Control Panel용 Breaker 및 Fuse 등을 Loose Item으로 보낸다. 이런 Loose Item들은 각 장비의 설치를 완료하거나, 시운전에 착수할 때 필요하므로 필요한 수량이 제대로 납품됐는지 확인하고 잘 보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HVAC 장비를 설치하기 위해서 현장에 설치하는 Foundation (장비기초)는 일반적으로 건축팀담당이다. 하지만, HVAC 장비가 납품되는 일정은 건축팀에게 중요하지 않고, 건물 내부 공사를 완료하기 위해서 정신없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장비 기초 설치는 자주 지연되는 부분 중 하나이다. 장비 입고 일정이 확정되면, 건축팀에게 장비기초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리고 기초설치를 요청해야 한다. 결국 현장에 장비를 설치하는 것은 HVAC 시공 엔지니어가 담당하는 업무이므로, 내가 담당하는 업무가 지연되지 않도록 다른 팀의 업무 진행사항도 미리미리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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