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리뷰
1. The Hindu Times.
2. Force Of Nature
3. Hung In A Bad Place
4. Stop Crying Your Heart Out
5. Songbird
6. Little by Little
7. A Quick Peep
8. (Probably) All In The Mind
9. She is Love
10. Born On A Different Cloud
11. Better Man
12. The Cage
오아시스 정규 5집. Heathen Chemistry. 2002년 발매.
한없이 어둡고 무거웠던 전작을 넘어, 창가에 비치는 따뜻한 햇살처럼 – 차분하면서도 활기차고 경쾌한 본연의 록큰롤로 다시 돌아온 밴드 오아시스의 5집 앨범이다.
어디 한번 첫 곡부터 살펴보자.
1. ‘The Hindu Times’ - 경쾌한 기타 스트러밍으로 시작한다. 메인 기타 리프가 매우 인상적이다.(노엘 갤러거가 스테레오 포닉스의 곡에서 따왔다고 한다) 리암 갤러거의 목소리는 매우 허스키하면서도 쾌활하고 밝은 음색을 들려준다. 더 없이 스탠다드하면서도 훌륭한 로큰롤.
가사가 노엘 갤러거의 그 당시 심정을 말해주는 것 같다. 마치 “멋지고 훌륭한 이 몸이 다시 여기로 돌아왔다!!!” “난 이제 뭐든지 할 수 있다고!!” 같은 느낌이랄까. 자신감과 여유가 넘치면서도 한층 차분하고 성숙한 분위기의 곡이다. 일렉기타 백킹(반주)와 함께 어쿠스틱 리듬 기타가 더빙되어 있다. ‘차카차카’ 하는 어쿠스틱 기타의 스트러밍 소리가 다이나믹하면서도 매우 개방감 있게 들린다.
메인 기타 리프의 기타 톤은 심플하면서도 쫄깃한 톤을 들려준다. 이 곡의 데모 버전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데, 꼭 들어보시길 바란다. 데모 버전이 좀 더 모노적이고, 로우파이하면서도 가사도 조금 다르고, 데모 곡을 부른 보컬이 노엘 갤러거다. 데모 버전이 템포도 좀 더 느리고, 사운드와 분위기가 더 그루브하면서도 좀 더 사이키델릭하다.(노엘의 데모 버전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매우 많다) 마치 오아시스 후기 앨범 또는 노엘 갤러거의 솔로 앨범을 듣는 것 같다.
데모가 아닌 본 곡은 좀 더 깔끔하고, 하이파이하고 팝적이고 스테레오적인 분위기로 완성되었다. 본 앨범의 오프닝을 힘차게 여는 경쾌하고 활기찬 로큰롤. 한층 더 노련하면서도 성숙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곡이다.
2. Force Of Nature – 1번트랙의 아웃트로와 이어진다. 직역하면 ‘자연의 힘’이라 해야 할까. 이 곡의 가사는 뭐랄까. 가사의 해석을 몇 번을 다시 봐도 현학적이다(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좋은 의미로).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다. 곡의 가사와는 별개로, 으르렁거리는 행진곡 풍의 리듬이 매우 매력적이다. 단호하면서도 자신감과 확신에 차 있는 느낌의 노엘의 보컬이 매우 인상적이다. 처음에 들을 땐 별로 좋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계속 듣다 보니 좋아졌다. 대담한 코드 전개와 곡의 리듬이 박력 있으면서도 매우 중독성 있게 들린다. 노엘 갤러거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는 곡. 1998년에 작곡된 곡이라고 한다.
3. Hung In A Bad Place – 오아시스의 기타리스트 겜 아처가 만든 곡이라고 한다. 겜 아처의 송라이팅과 그 성향을 맛볼 수 있는 곡. 이 곡은 스트레이트하면서도 사운드가 대단히 개방적이고 한 편으론 꽉 차 있다. 기타 사운드가 꽤나 거대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곡의 멜로디나 곡 진행이 특별하거나 특출나진 않지만(전체적으로 모든 부분이 매우 무난하게 진행된다) 특유의 분위기로 끝까지 끌고 나아가는 곡. 노엘 갤러거의 곡이 아닌데도 오아시스의 곡으로 자연스럽게 매우 잘 녹아들어 있다고 볼 수 있다.
4. Stop Crying Your Heart Out – 드디어 4번 트랙이다. 이 노래는, 개인적으로 5집 앨범의 노래들 중에서 최고, 아니 오아시스 노래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 노래 한 곡으로 정규 5집의 평가가 한단계 더 올라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곡의 구성은 A -> B -> A -> B -> B 의 비교적 단순한 구조이지만 곡이 매우 아름답고 훌륭한 서사가 있는 곡이다. 뮤직 비디오에서 껌을 씹으며 아름다운 이 노래를 부르는 리암 갤러거의 모습을 볼 수 있다.(그래서 더 멋지고 좋다 뭔가 굉장히 리암 갤러거 답다고 해야 할까) 곡의 멜로디가 간결하고 쉬우면서도 매우 아름답고, 따라 부르기 좋은 곡, 떼창을 하기에 좋은 곡이다. 막상 불러보면 기본 키가 생각보다 꽤 높다.(D Major 키) 아주 높은 음은 아니지만 중고음역대의 2옥타브 F#음이 계속 나와서 제대로 부르기에 꽤나 까다롭다. 리암 갤러거의 힘 있으면서도 단단하고 아름다운 – 호소력 넘치는 매력적인 보컬을 잘 들을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리암 갤러거는 역시나 최고의 싱어임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가사 또한 매우 훌륭하다. 매우 간결하고 심플하면서도 아름답고 훌륭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곡이다. 노엘 갤러거가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며 혼자 부른 버전도 꼭 들어보시길 바란다.(유튜브에 올라와 있다) 노엘 갤러거의 버전은, 좀 더 처연하고 좀 더 쓸쓸하고 아련한 느낌이다.
훌륭한 송라이팅 - 아름다운 코드진행과 쉬우면서도 훌륭한 멜로디, 가사가 모두 하나로 어우러져 매우 아름다운 곡을 들려주고 있다. 오아시스의 강점이 모두 들어있는 노래.(간결한, 쉬운, 심플한, 그리고 아름다운 멜로디와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가사, 귀에 쏙 들어오는 아름다운 코드 진행 등등) 참고로 영화 ‘나비효과’ 극장판의 OST로 쓰였다고 한다. 정말 좋은 곡이다.
5. Songbird – 경쾌한 8비트 고고 리듬이 인상적이다. 이 곡의 코드는 단 두 개로 이루어져 있다(G, Em7). 코드 두 개의 단순한 진행만으로도 이렇게나 아름다운 곡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놀랍다. 리암 갤러거가 작사, 작곡한 노래. 오아시스 노래 중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발랄한 노래다. 리암 갤러거의 향상된 송라이팅 능력을 한껏 보여주는 좋은 곡. 곡의 길이가 오아시스의 곡들(노래) 중에서 가장 짧다(2분 08초). 발매 이후 UK 차트 3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음. 좋은 곡이다. 비틀즈의 영향이 느껴지는 곡.
6. Little by Little – 노엘 갤러거가 보컬을 맡은 노래. 곡의 짜임새와 전개가 매우 훌륭한 곡이다. 리암 갤러거가 형인 노엘 갤러거에게 보컬을 넘겼다는데(양보했다고 한다), 확실히 리암 갤러거와는 곡이 안 어울린다(그래도 막상 부르면 좋을지도?)고 생각된다. 매우 적절한 판단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의 오아시스 곡들보다는 좀 더 대중적이고 더 팝적이다. 도입부의 기타 – 트레몰로 이펙트(볼륨이 커졌다 작아졌다 하면서 - 끊겼다가 이어지는 듯한 울렁거리는 소리를 만들어냄)가 인상적이다. 노엘 갤러거는 트레몰로 이펙트를 매우 적절하게 참 잘 쓴다.(잘못 쓰면 매우 촌스러워진다) 좋은 곡이다. 특히 후렴구가 따라 부르기에 참 좋다.
7. A Quick Peep – 1분 17초 길이의 짧은 연주곡. 앤디 벨이 작곡했다고 한다. 특별한 의미는 없어 보인다. 미국의 서부 시대를 연상케 하는 기타 리프가 인상적이다.
8. (Probably) All In The Mind – 싸이키델릭한 분위기를 풍긴다. 중기~후기의 비틀즈를 연상하게 하는 곡. 곡의 멜로디나 코드 진행은 매우 평범하다. 반복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좀 지루하게 느껴진다.
9. She is Love – 노엘 갤러거가 보컬을 맡은 노래. 'SONGBIRD'와 함께 오아시스 노래 중에서 가장 발랄하고 쾌활하면서도 귀여운 노래! 하이틴 영화의 주제곡으로 딱인 곡이다. 기존의 오아시스 곡들과는 다르게 들린다. 곡이 남다른 영상미가 있다. 어느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들이 떠오른다. 보컬이 친근하게 마치 옆집 소년 소녀와 대화하는 듯, 말하는 듯하게 들린다. 대화하듯이 노래하는 건 참 어려운 것 같은데 노엘 갤러거는 역시나 매우 잘 소화했다. 오아시스의 앨범이 쌓일수록 각자의 보컬이 점점 발전, 진화해나가는 걸 듣는 재미가 있다.
오아시스는 참 대단한 밴드다. 이렇게 훌륭한 싱어가 둘이나 있으니까! 초~중기의 비틀즈가 생각나게 하는 아름다운 후렴구 멜로디와 하모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곡. 노엘 갤러거의 순수성을 느낄 수 있는 밝고 사랑스런 곡이다.
10. Born On A Different Cloud – 리암 갤러거가 작사, 작곡한 곡. 이 노래의 도입부는 어쿠스틱 기타의 스트러밍과 함께 황폐한 미래 세계를 그린 듯한 쓸쓸하면서도 아련한 느낌의 피드백 하모닉스 같은 소리로 시작한다.(게임 - 크로노 트리거의 미래 세계 같은 황폐한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취향상 - 좋아하는 노래는 아니지만 매우 훌륭한 노래라고 생각한다.(그런데 도돌이가 좀 많다) 곡 자체가 추상적이고 아방가르드한 느낌도 있다.
리암 갤러거는 존 레논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은 것 같다. 비틀즈 존 레논의 영향이 곡의 곳곳에 숨어 있다. 코드 진행이나 멜로디 진행이 노엘 갤러거의 것과는 완전 다르다. 재미있는 점은 노엘 갤러거도 비틀즈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 기존의 오아시스와는 결이 다른 노래. 리암 갤러거는 A – B – A – B 구조의 단순하고 심플한 노래들을 잘 만드는 것 같다. 좋은 곡이다.
11. Better Man – 리암 갤러거가 만든 노래. 5집은 리암 갤러거가 만든 노래가 3곡이나 된다!. 훵키한 기타 리프로 시작한다. ‘치키치키 차카차카 치키치키 차카차카~’ 하는 16비트로 쪼개진 드럼 비트에 - 곡의 리듬이 상당히 ‘그루브’하다. 멜로디나 곡의 진행은 평범하고 반복이 좀 있는편.(도돌이를 좋아하는 리암) 그냥 무난한 곡이다.
12. The Cage – 이 앨범의 히든트랙. 보컬이 없는 연주곡이다. 차분하면서도 웅장한 느낌을 준다. 배트맨 같은 슈퍼 히어로 영화의 음악으로 삽입되어도 좋을 만한 곡.
이렇게 5집 앨범의 각각의 곡 리뷰가 모두 끝났다. 이 앨범엔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곡들이 많다. 사실 정규 5집이 너무 평범하다거나 혹평도 많이 받았지만,(다른 앨범에 비해 고유성, 독창성이 강한 앨범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노엘 갤러거의 훌륭한 송라이팅과 멜로디 메이킹을 느낄 수 있는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리암 갤러거가 만든 - 발랄하고 경쾌한 'Songbird'. 비틀즈 후기를 연상하게 하는 리암 갤러거의 'Born On A Different Cloud'도 좋다.
그리고 이 앨범엔 오아시스의 - 더 없이 훌륭한 발라드 ‘Stop Crying Your Heart Out’가 있다. 앨범을 쭉 들었을 때 전체적으로는 어떤 통일성이나 연계성, 연관성은 적지만, 의외로 들을 만한 좋은 곡들이 많은 앨범이다.(개인적으로 아주 애정하는 앨범은 아니지만)
평단의 평가는 오아시스의 앨범을 모두 통틀어 가장 좋지 않다고 한다.
리뷰를 준비하며 다시 수십번을 듣고 또 들었는데, 여러 번 쭉 듣고 나선 생각이 좀 바뀌었다. 개인적으로 발매 당시엔 ‘Little By Little’, ‘Stop Crying Your Heart Out’ 만 계속 들었었는데, 전체적으로 다시 쭉 들어보니 이렇게 좋은 노래가 많이 있는 줄 몰랐던 앨범이다. 역시 항상 얘기하지만 좋은 의미로, 노엘 갤러거는 노엘 갤러거다. 리암 갤러거는 리암 갤러거다.
개인적으로는 이 앨범도 결국 오아시스이기 때문에, 오아시스의 – 본인들의 최고의 훌륭한 앨범들(DM, MG, The Masterplan)에 비교되었기 때문에 평가가 다른 작품보다 더 낮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운드적으론 이렇다 할 통일성이나 큰 특징이 없고, 무난하거나 평범한 곡들도 있지만, 의외로 좋은 곡들도 많다. 구 멤버들이 탈퇴하고 새로운 멤버들이 들어온, 제 2기의 오아시스라고 할까. 확실히 본헤드, 귁시 시절과는 곡의 구성이나 사운드가 다르다. 그 당시의 오아시스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규 5집. 생각보다 괜찮은 앨범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로 마무리한다. ‘오아시스는 오아시스다.’
이상 리뷰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