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리뷰
1. Fuckin' in the Bushes
2. Go Let It Out
3. Who Feels Love?
4. Put Yer Money Where Yer Mouth Is
5. Little James
6. Gas Panic!
7. Where Did It All Go Wrong?
8. Sunday Morning Call
9. I Can See a Liar
10. Roll It Over
오아시스 정규 4집. Standing On The Shoulder Of Giants. 2000년 발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오아시스의 갤러거 형제는 재결합을 했다. 오아시스의 재결합이라니!! 생각지도 못했다!! 2024년 8월 27일부로 오아시스는 재결합했다고 한다!!! 이번에 리뷰할 음반은 정규 4집이다. 4집은 오아시스의 앨범 중에서 저조한 판매량과 함께(그래도 판매량이 약 300만장이라고 한다 - 오아시스 앨범 중에서는 판매량이 저조한 편이다)가장 혹평을 많이 들은 앨범이다. 갑자기 사운드와 곡 분위기가 너무 달라져서 그랬을까. 발매 당시에는 혹독하게 비판을 많이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4집 앨범 시기는 오아시스의 과도기였다는 생각이 든다. 3집 이후에 그때까지의 오아시스와는 다른, 뭔가 다른 방향성으로 가려는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과도기이자 침체기, 정체기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4집을 다 듣고 느낀 점은, 노엘 갤러거는 역시 노엘 갤러거라는 것. 그리고 리암 갤러거 또한 역시 리암 갤러거라는 것.(오아시스는 두 명의 형제가 밴드의 중심이기에) 노엘 갤러거는 크게 혹평을 받은 이 앨범, 정규 4집에서도 - 특히 몇 몇 곡들에서 그 나름대로의 발전, 진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런데 사실은 4집은 솔직히 말해서 나도 그렇게 많이 듣지 않았기 때문에 나한텐 4집을 리뷰하는게 다른 앨범들보다 오히려 상당히 신선한 느낌이다. 그럼 어떤 곡들이 있는지 한 번 첫 번째 트랙부터 살펴보자.
1. Fuckin’ in the Bushes – 매우 그루브한 드럼 비트로 시작한다. 노래가 없는 인스트루멘탈 곡이다. 앨범의 시작, 도입부를 알리기에 적절한 곡이라 생각한다. 같은 패턴의 루프 반복으로 곡 자체로 곡에 큰 의미는 없는 곡. 중독성있는 메인 기타리프와 매우 강렬한 드럼톤이 매우 인상적이다. '19세 미만 청취불가'가 붙어서 발매되어 나왔다고 한다. 아무래도 제목때문에 그런 것 같다. 반복되는 메인 리프가 인상적이지만 곡 자체로는 특출한 게 없는 평범한 루프 패턴의 곡. 각종 온갖 노이즈와 샘플링한 육성(대사나 나레이션)이 한데 모여 상당히 어지러우면서도 과격하게 들린다. 시작을 알리는 인트로 음악으로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용도에 딱 들어맞는 곡이다.
2. Go Let It Out – 어쿠스틱 기타 스트러밍으로 시작되는 곡. 곡 자체가 상당히 그루브하다. 리듬 - 16비트 리듬감이 강하게 느껴진다. 4집 곡 중 첫 싱글곡이라고 한다.UK 싱글차트 1위곡. 해당 곡의 뮤직 비디오에서 베이스를 연주하는 노엘 갤러거를 볼 수 있다.(베이시스트 폴 맥기건이 4집 제작 시점에 탈퇴했기 때문에 노엘 갤러거가 모든 곡의 베이스를 다시 연주, 녹음했다고 함 – 앤디 벨은 4집 앨범 제작 이후 나중에 합류)
가사는 위선자에 관한 얘기인데 가사 자체에 큰 의미는 없어보인다. 중간 중간에 멜로트론 소리가 들리는데, 비틀즈의 곡 ‘스트로베리 필즈 포에버’같은 느낌이 난다(도입부에 멜로트론이 쓰임). 멜로트론 소리는 참 신기하다. 음색이 리얼한 소리는 아닌데, 굉장히 빈티지 하면서도 한편으론 어딘가 붕 떠 있는 느낌이다. 멜로트론이란 악기는 매우 매력적인 소리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뮤직 비디오에선 리암 갤러거가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 뮤직비디오를 다시 보니 노엘 갤러거나 리암 갤러거 모두 상당히 젊은 모습이다. 이제 보니 세월이 이렇게 많이 지났구나.. 싶다. 힘차게 포문을 여는 첫 싱글로 아주 적절한 곡이라 생각한다. 좋은 곡이다. 베이스 라인이 상당히 잘 짜여져 있다. 노엘 갤러거는 베이스도 잘 연주한다.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의 4집에서 가장 원래의 오아시스다운 곡.
3. Who Feels Love? - 사이키델릭한 곡. 4집 두 번째 싱글 곡이라고 한다. 중, 후기 비틀즈의 느낌이 강하게 드는 곡. 조금 늘어지는 면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은 아니다.(잘 때 들으면 좋다 잠이 잘 옴) 오아시스가 비틀즈를 만난 듯한 느낌이랄까. 조금 더 상세히 얘기하자면, 비틀즈의 존 레논과 조지 해리슨이 생각난다. 사운드가 뭐랄까, 종교적인 분위기가 난다. 인도의 힌두교 같은 분위기.. 느낌이 그렇다. 인도의 악기 시타르가 쓰인 것도 그렇고(시타르의 소리 자체가 어떤 음을 내도 사이키델릭하면서도 몽환적이다). 마치 오리엔탈리즘이 연상된다고 해야 할까. 저 하늘 위에서 구름 위를 걷는 듯한 기분, 약에 취한 듯한 몽롱한 분위기의 곡. 세상이 내 위로 빙글빙글 돌아가는 느낌이랄까.
4. Put Yer Money Where Yer Mouth is – 메인리프, 원 루프 패턴으로 계속 반복되는 곡. 격앙되어 있는 미드 하이 톤의 리암 갤러거 보컬이 강렬하면서도 귀에 꽃힌다. 가사에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 사운드나 곡의 전개 측면에서 여러모로 노엘 갤러거의 새로운 시도를 볼 수 있는 곡. 이 당시 노엘 갤러거는 그루브하면서도 반복되는 리듬 루프 패턴에 꽃혀 있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곡의 리듬이 상당히 반복적이고 그루브하면서도 중독성 있다. 곡 후반부엔 반갑게도 노엘 갤러거의 보컬이 잠깐 나온다. 곡 전체에 디스토션이 강하게 걸려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여러모로 강렬한 곡.
5. Little James – 내가 4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이 곡을 좋아하는 이유는, 곡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리암 갤러거의 유니크한 보컬이 너무도 잘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곡은 리암 갤러거가 작곡했다. 오아시스 정규 앨범에 실린 리암 갤러거의 첫 자작곡(처음 만든 곡은 아님)이라고 한다. 중후기 비틀즈, 존 레논의 느낌이 매우 강하게 나는 곡. 반복이 좀 있어서 약간 늘어지는 면도 있지만 노래 멜로디와 가사가 괜찮은 곡이다. 리암 갤러거의 음악적 성향을 잘 알 수 있는 곡(리암 갤러거가 좀 더 비틀즈 스럽다). 뒷부분에 ‘나~~나나~~’하는 부분은 비틀즈의 Hey Jude를 연상시킨다. 곡에 대한 평은 그다지 좋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내가 듣기엔 괜찮은 곡이다. 이 곡에서 리암 갤러거의 보컬로서의 장점이 잘 드러나는 곡이라 생각한다(유니크함 - 그 누구도 대체 불가능한 것). 지극히 리암 갤러거다운 곡이라 생각한다. 리암 갤러거는 존 레논에게서 음악적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6. Gas Panic – 오아시스의 정규 4집 수록곡 중 최고의 완성도를 지닌 곡이라고 생각한다. 시종일관 사이키델릭한 분위기로 나아간다. 단촐하게 어쿠스틱 기타와 리암 갤러거의 보컬로 시작해서 각종 노이즈 효과와 함께 점차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사운드, 굳은 심지로 뚜벅뚜벅 걸어나가는 리암 갤러거의 올곧게 직진하는 - 날카로운 면도날 같은 보컬이 대단히 훌륭하다. 이 곡을 듣고 난 후 느껴지는 점은, 역시 노엘 갤러거는 천재가 맞다는 것. 4집 앨범이 전반적으로 혹평이 많지만 이 곡은 다르다. 노엘 갤러거는 이 곡으로 한 단계 더 진화했다고 생각한다. 노엘 갤러거가 얼마나 재능 있는 사람인지 단번에 알게 해주는 곡이라 할 수 있다. 처음에 곡이 귀에 잘 안 붙더라도 반드시 여러번 반복해서 들어보시길.(헤드폰으로 들으면 더 좋음) 대단히 훌륭한 곡이다.
7. Where Did It All Go Wrong? - 노엘 갤러거가 처음부터 끝까지 보컬을 맡은 곡. 오랜만의 노엘 갤러거의 보컬이 왠지 무척이나 반가운 느낌이 든다. 4집에서 이 곡은 약간 이질적인 분위기를 가지는 곡이라 생각한다. 노엘 갤러거의 보컬이 대단히 훌륭하다. 또한 사운드가 매우 오소독스하면서도 락킹하다. 이런 곡은 오직 노엘 갤러거만이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리암 갤러거에겐 다른 - 좋은 곡이 많이 있다) 솔직하면서도 차분한 독백의 느낌이 나는 곡. 대단히 좋은 곡이라 생각한다. 니힐한 - 허무주의적인 느낌을 주는 곡. 뿌연 회색 빛깔같은. 뭔가 잡으려고 애써봐야 잡히지 않는.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나 홀로 헤메이는 느낌. 훌륭한 곡이다.
8. Sunday Morning Call – 노엘 갤러거의 담백하면서도 서정적인 보컬이 담긴 곡이다. 노래 멜로디가 매우 멜로디컬하다. 차분하면서도 서정적인 곡. 세 번째 싱글 곡이라고 한다. 여러모로 노엘 갤러거의 1집 솔로 앨범이 연상되는 곡이다. 기존에 발매한 오아시스 곡하고는 좀 다른 분위기의 곡이라고 생각된다. 조가 전조 되며 후렴구로 들어가는 포인트가 상당히 매력적인 부분이다. 서정적인 발라드 좋아하시는 분들도 좋아할 만한 곡. 훌륭한 곡이다. 개인적으로는 곡을 들었을 때 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나는 곡이다. 곡에 영상미가 있다.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을 상상을 하게 만든다고 할까. 영화 음악으로 아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9. I Can See A liar – 누가 들어도 록큰롤, 펑크(punk)한 분위기의 곡이다. 이 곡은 혹평이 많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매우 좋은 곡이라고 생각한다.(이질적인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쿨하면서도 락킹한 톤의 일렉기타와 리암 갤러거의 질주하는 허스키한 보컬이 매력적이다. 일렉기타의 메인리프가 중독성이 있다. 리프가 대단히 잘 짜여져 있다. 스타일리쉬한 곡이라 말하고 싶다. 이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중의 하나. 신나는 곡이다. 드럼의 경우, 스트레이트하면서도 뭉치고 떡진, 컴프레션이 많이 걸린 사운드의 드럼이 매력적이다. 전반적인 템포가 빠르지 않은 이 앨범에서 가장 빠르고 가장 신나면서도 가장 'Rocking'하면서도 가장 'Punk'한 곡! 공연 때 관객들이 다 같이 신나게 점프하면서 슬램, 다이빙하는 게 상상이 되는 곡이다.
10. Roll It Over – 4집 앨범의 마지막을 마무리하며 끝을 장식하는 곡. 대곡이다. 매우 매우 훌륭한 곡이라고 생각한다. 장엄하고 서사적인 분위기로 곡을 이끌어간다. 훌륭하다. 뒷부분에 ‘아~~’하면서 휘몰아치는 코러스 보컬(실제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고 멜로트론으로 만든 소리라고 한다)이 대단히 거대하면서도 엄숙하고 장엄한 분위기로 나아간다. 개인적으로는 2집의 샴페인 수퍼노바 같은 유종의 미를 거두는 대곡이라고 생각한다. 후반부의 대규모 코러스 보컬로 인해 가스펠적인 분위기가 나는 곡이다. 진중하고 장엄하면서도 근엄하고 웅장하다.
이 노래도 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나는 곡이다. 영화 음악으로도 아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4집에서 특이한 점은, 몇몇 곡들의 성향이 '영상적'이라는 것. 분명히 귀로 듣고 있는데 눈으로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한다. 음악이지만서도 영상미가 있다고 해야 할까. 곡을 들을 때 영화의 한 장면이 연상된다. 그 점이 예전의 앨범들과의 차이점이다. 또한, 뭔가 더 추상적이면서도 흩뿌려진 느낌이 드는, 손으로 그린 - 추상화 풍의 미술작품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느낌이다.
노엘 갤러거의 천재성 넘치는 작사, 작곡과 그에 뒤지지 않는 천재 보컬 리암 갤러거가 만난 곡.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대단히 훌륭한 곡이다.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는 표현이 꼭 들어 맞는 곡.
이렇게 4집 앨범의 모든 곡에 대한 리뷰가 끝났다. 이 리뷰를 하기 위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듣고 듣고 또 들었던 것 같다. 정규 4집을 다 듣고 나서 느낀 점은, 정규 4집 앨범이 발매당시에는 혹평이 많았던 앨범으로 알고 있는데, 다시 들어보니 좋은 곡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최고로 좋은 앨범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오아시스 본인들이 스스로, 좋은앨범의 기준, 그 기준을 엄청나게 높여놨다) 좋은 곡이 많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괜찮은 앨범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여전히 오아시스다운 앨범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반적으로 어둡고 무거운, 사이키델릭한 분위기의 앨범이다.
그런데 단 하나 불만이 있다. 이 앨범을 들으며 아쉽고도 아쉬웠던 점은 ‘Let’s All Make Believe’를 정규 4집에 안넣고 싱글 ‘Go let It Out’ B 사이드 트랙으로 돌려버린 것이다. 참으로 아쉬운 결정이다. 그 한 곡으로 한 평론가의 말처럼 - 앨범 전체의 평이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었을 꺼라고 생각이 돼서 더 아쉬운 마음이 든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그게 노엘 갤러거다. 바로 그런 점이 오히려 노엘 갤러거답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여전히 노엘 갤러거는 노엘 갤러거다. 리암 갤러거는 여전히 리암 갤러거다. 이 앨범이 오아시스의 앨범 가운데에서는 가장 이질적인 앨범일지 몰라도 지극히 ‘그 당시’의 오아시스다운 앨범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앨범은 기존의 오아시스 앨범과는 다르게,(기존의 오아시스 앨범들은 음악을 들으면 스타디움이나 클럽에서 공연을 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음악이면서도 화면이나 영화의 한 장면이 보이는 게 상상이 되는, 영상미가 있는 앨범이라 말하고 싶다. 더 이상 할 수 없을 때까지 꽉 채워진 사운드의 3집과는 다르게 4집은 밴드 성향의 사운드가 약간 흐려졌지만, 한편으론 좀 더 사이키델릭하면서도 여백이 있는 음악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컬의 얘기를 잠깐 하자면, 리암 갤러거의 목소리는 앨범 내내 걸걸하면서도 한편으론 거칠다. 이러한 걸걸하면서도 거친 리암 갤러거의 목소리가 4집 앨범에 매우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그런데 ‘Roll It Over’의 후렴구의 꽤 높은 고음 부분에서는 매우 깨끗한 목소리로 노래한다. 보컬의 목소리가 상했다기 보다는, 아무래도 리암 갤러거의 성향이나 취향이 조금씩 달라진 게 보컬이 걸걸하면서도 거친 이유가 되는 것 같다.)
전반적으로, 조금씩 조금씩 변화하며 기존의 한 방향으로 고정되어 있던 오아시스에서, 다른 방향으로도 움직이려 하는 오아시스의 면모가 잘 담긴 앨범. 발매 당시에는 혹평이 많았지만, 여러 번 들어보니 생각보다 참 괜찮은 앨범이라는 것. 이만 리뷰를 마친다.
이상 리뷰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