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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조

낙조를 보며 떠오르는 생각

by 장기혁


요즘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이 이어져 퇴근길에 인근 바닷가에서 낙조를 즐겼다. 퇴근 시간이 일몰 시간과 겹쳐 많이 기다리지 않고 낙조와 노을을 감상하며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남들은 일부러 시간을 내어 오는 곳이지만 나는 마음만 먹으면 퇴근길에 휘익하고 들렀다 갈 수 있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현재 직장과의 고용 계약이 끝나가고 휴가도 많이 남아서 앞으로 이 호사를 누릴 날도 며칠 남지 않았다.


사람은 감탄을 많이 할수록 노화를 늦출 수 있다고 한다. 루틴 한 생활을 하다 보면 감탄할 일 없이 시간만 빨리 가는지라 새로운 이벤트와 함께 감탄할 일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심리학자들이 조언한다. 나에게는 감탄의 시간이 자연과 풍광을 접할 때나 아름다운 건축물을 볼 때 그리고 공연을 감상할 때가 아닌가 싶다. 구체적으로는 등산과 캠핑, 자전거 여행 그리고 음악 감상, 공연 관람, 전시회, 건축물 견학 등을 통해 감탄의 기회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아직 은퇴하기에는 너무 젊고 경제적인 안정도 이루지 못했지만 세미 은퇴를 통해서 일과 삶의 균형을 찾아 감탄의 기회를 늘려 나가야겠다. 내가 무엇을 즐기고 행복해하는지 남들보다는 일찍 파악한 것 같아서 다행이다. 앞으로 경제적인 안정을 확보하면서 내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필요한 만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여지껏의 삶은 가족 부양의 의무 때문에 어쩌면 노예의 삶을 살아왔지만 앞으로는 워라밸과 기회비용을 고려해서 일자리를 알아볼 필요를 느낀다.


앞으로 남은 삶을 건강하게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며 취미 생활을 누리면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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