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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서울의 삶도 그러하리

다시 발리를 찾 나는, 쥴리아로버츠 주연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Love, 2010)'라는 발리(bali)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환한다. 한국영화 '발리에서 생긴 일'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래도 이 영화는 발리를 배경으로 한 한 주제가 있다. 영화에서 리즈는 완벽 기혼여성으로, 어느날 어긋나고 있는 결혼생활을 중단하고,  마전 다시  발리에서의 인터뷰를 기억하고 그곳을 종착자로 하는 힐링 여행을 떠난다.

영화는 리즈가  탈리아와 인도를 거치며  갈등과 아픔을 음식과 친구, 그리고 명상으로 치유되는 과정을 그려낸다.

그런데 왜 그 완성이 발리냐하면,  영화의 장면과 자연, 건물, 사람 "it's bali"라고 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도 인도도 아닌 발리!는 뭐랄까,  자연과 인간 자연스레 담아내기  때문이다.

@가장 발리스런 골목길

나야 아무데서나 잘먹고 잘자는 사람은 아니다. 누울 곳을 가리고, 물기가 묻지 않아 맨발로도 다닐 깨끗한 욕실을 원한다. 그만큼 신체적으로 연약한 존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서의 발리는 맘껏 음식을 즐기고, 명상하고, 사랑하고... 뭐 그런 자기에의 집중이 가능한 곳이다. 내가 모두 절실히 원하는 것이다. expats의 거주지와 그렇지 않은 곳이 구분돼긴 하지만, 그들의 가난이 드러난 곳 역시도 지나치지 않은 그런 것이 있다. 감당가능하다고나 해야할까.


발리 Bali!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온갖 생명체가 성장해 영원할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나는 우기의 이곳을 모른다. 4월부터 시작되는 건기의 발리는, 훌쩍 키큰 식물들이 소리를 지르는 것만 같다. 조경을 하는 곳도 하지 않는 곳도 모드 같다.

우리는 오전에 양껏 식사를 하고, gym에서 운동을 한다. 오후에는 카바나를 빌려, 프라이빗하게 수영을 하거나 책도 읽어본다. 하드커버로된 꽤 묵직한 헌법사 책을 이곳에 들고왔는데, 수년 전 발리에 왔을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책의 여기저기에 손에 남겨진 물 두께만 불어난 로 여행 내내 같이한다.

현실에서도 마음먹기 달렸을 것 같지만, 장담하는데 뉴욕과 서울에서는 아닌 것 같다. 일에 빠져있거나 관계에 끌려다니다 보면, 자기에게만 집중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게 아니라더라도, 일단 렌트비를 내야하고 식료품을 사다 먹어야 하는 삶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먹고 살아내고 누군가 이겨내야 하는 삶은 매력적이지 않다.  실상 온전한 것으로부터 멀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애쓰지 말라거나,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들으라거나 그런 말들을 아주 좋아하지는 않는다. 진정한 기쁨은 넘치는 내적 에너지로 상대를 사랑하고 보듬어 주는 것에 있다. 그러다보면 내 잔이 넘치니까.

나에게 건강한 삶은, 아침에는 글을 쓰고, 졸음이 밀어닥치는 오후라면, 수영을 하거나 낮잠을 자거나 할 수도 있고, 산책을 하는 등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루틴이 하루에 균형있게 이뤄지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저녁엔 혼자만의 시간에서 독서를 하거나 해서 자신을 성찰하면 좋을텐데!


택시기사 한국의 인구절벽을 물어왔다.

한 나라로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지구 전체로 보면 또 너무 과밀된 측면이 있다.

여행을 다녀와서 현타는 오래가는 게 좋다.

오래오래 여운이 되니까. 나는 너무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현실을 해쳐나가는 것 같아 그게 슬플 뿐이다.

@ 사랑스런 발리, 적당히 불편하고 적당히 운치 있다

어디서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는 것은 중요하다. 좀더 잘 먹고, 모두의 평안을 빌어주는 기도를 하고, 사랑하는 일들은 늘 소망이 된다.

서울에 돌아와 3일째 날였다.

마음 통하는 교수님들과 후배들 사이에서  회와 해산물을 먹는 자리에서 나는 마치 빗장이 풀린 사람과도 같았다. 맙소사, 멈출 수 없다. 사람 때문인가 음식 때문인가.

한시간 넘게 하이킹과 자전거, 수영을 이야기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싶지만, 본성이 비슷한 사람들인 것이다.

"아니. 발리에서보다 더 맛있어!!" 쥴리아 로버츠처럼 먹방을 찍는듯한 나를 보니 참... 흐흐.. "희봉아 너 참 수고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가끔 이럴때가 있다. 미친듯이 온갖 음식의 맛과 풍미가 느껴지는,

나는 그럴때 비로소 내가 완전히 갈등을 해소하고, 이완됐다고 느낀다.

(아마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고의 리즈도, 그래서 이탈리아에서 냠냠냠 하고 배가 늘어지게 먹었던 게 아닐까)

 

좋았어. 이제 논문심사 한 건만 하자. 다행이도 집필자가 너무나 훌륭한 소재를 분석해줘서 공부하며 반즘 부러움으로 쉽게 작업했다.


신께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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