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버리고 갈 수 없다.
칸쿤에서 로스앤젤레스 그리고 인천으로
델타 항공을 이용하여 6월 10일 오후 5시 43분 비행기 (DL2793편)로 우선 LA로 향하였다.
이번 여정은 LA를 경유해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정이어서 정말 걱정 일도 하지 않았다.
미국 입국 심사가 심하고 특히 LA는 경유지로 최악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사람에게 뭘 그렇게 까다롭게 하겠어라고 생각했다.
항공편이 17:43 출발에 예상 도착시간은 20:43이었고, 한국 가는 대한항공 비행 편은 23:40이었다.
환승으로 가능한 시간이 3시간이나 있어서 여유롭게 될 수 있다 생각했다. 델타항공을 타기 전까지..
델타항공편의 문 고장 그리고 지연
원래 출발 시간보다 30분이 늦쳐졌다. 물론 지연과 연착이 밥 먹듯 한 델타항공이라 그 정도의 시간이어도 충분하게 여유롭다 생각했다.
21시가 되어 LA 공항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문이 열리지 않았다. 문 고장으로 시간이 지연된다는 방송이 나오고 우리의 자리는 맨 뒷자리였다.
그때부터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21시 30분이 넘어갔다. 불안한 마음에 걱정이 되는 순간 기내에서 방송을 하였다. 비행을 놓쳐서 문제가 되면 메일로 연락하거나 뭐~ 블라 블라.. 영어를 잘 알지 못하는 나에게 그 빠른 문장을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21시 40분이 되어서야 순차적으로 내릴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또 문제 우리 앞에 앉아 계신 너무 나이 많으신 두 분이 거동이 불편했다. 그런데 그 좌석에 창가석에 앉은 멕시코 젊은이가 소리를 지르며 그 노부부를 향해 비키라며 일어나서 나가라며 소리쳤다. 그래서 그분들은 조금 뒤에 내리려고 하였는데, 우리 앞을 가로막으며 천천히 걸어가셨다. 이 순간 뒤에 있는 우리는 너무 걱정도 되고 답답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우선 이 비행기를 빠져나가야 빠르게라도 걸을 수 있는데....
입국심사의 긴 줄
드디어 입국심사를 하기 위해 도착하였는데, 여기서 부터 긴 줄이 시작되었다. 그 줄을 보고 너무 놀라서 직원에게 경유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하며 항공권을 보여줬는데, 저기로 가라며 손짓만 하고 아무런 대응을 해주지 않았다. Express 오렌지 종이만 손에 쥐어 준다면 나름 손쉽게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물어보았지만 오히려 느긋하게 남의 말 무시하고 손짓만 하는 그 직원이 야속했다.
그래서 중간쯤 위치할 때, 여직원 분에게 손짓해서 사정을 얘기하였고, 우리를 앞쪽으로 이동시켜 주었다.
그런데 그 직원도 그렇게 요청하기까지 계속 손바닥으로 기다리라는 제스처만 하고 본인 물 마시고 다른 곳 쳐다보는 척하면서 나의 간절한 손짓은 몇 번 무시하였었다.
정말 답답했다.
드디어 입국 심사를 할 순서가 되었다. 시간은 10시를 훨씬 넘겼고, 이제 30분도 채 남지 않았다.
나와 남편에게 여러 질문을 한 후, 계속 의심의 눈초리로 폭풍 질문을 쏟아 냈다.
"칸쿤에 가서 여행지 OOOO 여기를 갔어? "
"아니! 우린 호텔에만 있었어."
- 이유가 있었다 행사가 있었으니.. 그런데 그냥 상을 받으러 왔다고 솔직하게 말했어야 했다. 여행을 왔는데, 유명한 관광지도 모르고 방문하지 않았다고 하니 약간 의심을 한다.
"돈 얼마 남았어? "
"다 썼어! 기념품 산다고!"
"얼마 가져왔는데?"
"$300 정도"
"카드 있어서 뭐 괜찮아!"
"뭐 샀는데?"
"소스랑 초콜릿"
"소스? 머? "
"선물용 작은 거"
***나의 여권에 허가를 찍고 가라고 한다.
그리고 남편에게 다시 질문을 한다.
"너 학교 나왔는데 미국에서~ 졸업했어?"
"응 했어. "
그 순간 얼굴이 변하더니 우리에게 강한 어조로 말하기 시작한다.
"너의 남편은 우리가 다른 곳으로 가서 더 얘기하고 알아야 할 것이 있고, 넌 내려가서 떠나도 된다. 만약 기다린다고 하면 블라 블라~~~~~~~~~~~~~ 남편 넌 안쪽에 대기, 누군가 와서 데리고 갈 때까지 저기서 대기, 그리고 넌 짐을 찾아서 비행기를 타러 가거나 밑에서 기다리거나 그건 너의 선택이야!"
순간 생이별을 하게 되었다. 이유가 뭘까?
정말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남편을 보니 눈물이 왈칵 쏟아질 거 같았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어떻게 하면 될지
우선 대한항공 카운터에 가서 물어봐야겠단 생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남편은 나에게 걱정 말라며 우선 짐 찾고 가라며 손짓과 표정으로 이야기하였고,
나는 빠르게 우선 짐을 찾으러 내려갔다. 그 시간이 10시 40분이 넘었다.
11시 전에 탑승권을 받아야 하는데, 과연 할 수 있을까?
나도 아슬아슬한데, 남편은 지금 오지 않으면 과연 갈 수 있을까?
와이파이가 되어서 카톡을 할 수는 있었지만 나의 배터리는 5%만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큰 캐리어 두 개를 어떻게 옮겨서 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손을 덜덜 떨면서 남편의 항공권까지 들고 있는 나의 손은 땀으로 가득했다.
하필 항공권을 왜 다 내가 가지고 있었을까.. 남편에게 전달을 할걸.. 그럼 양해를 해주지 않았을까?
내려와서 3분 정도 걸어가니 짐을 다시 부치는 곳이 나왔고, 거기에 대한항공 항공권을 보여주고 짐을 맡겼다. 그리고 대한항공 카운터가 어디 있는지 물어보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바로 올라갔다.
대한항공 카운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대한항공 카운터를 물어가며 겨우 도착하였다.
아무도 없는 텅 빈 카운터에 이제 마감을 하는 직원들이 보였다.
손을 덜덜 떨며, 이런 상황이었다고 얘기를 하니 본인들은 이민국 관련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한다. 그리고 아마 밖에서 대기한다고 하면 오늘 비행을 할 수 없을 확률이 100%라고 한다.
그래서 나보고 혼자 먼저 떠날 건지? 아니면 같이 떠날 건지 물어보았다.
우선 나는 발권을 완료하였고, 남편은 여권이 없어서 발권이 불가하다고 해서 앞에서 서서 계속 남편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남편에게 전화를 걸려고 하니, 그 직원이 전화를 받거나 보게 되면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전화하지 말라고 하였으며, 대신 내일 출발 가능한 항공을 검색한 후, 항공권이 하나도 없다며 대기로 올려주겠다고 하였다. 두 좌석을 대기 요청하고 그리고 나의 무서운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11시 30분 이제 방법이 없었다. 결국 나도 탑승하지 못하였고, 남편의 카톡은 오지 않았다.
대한항공 카운터의 불도 꺼졌고, 그나마 나를 위로했던 대한항공 직원들도 퇴근을 하였다.
12시가 되어서 조금 정신이 들어 주변을 보니 밖으로 향하는 출입구가 있었다.
'아, 난 경유하는 곳이라서 나갈 수 있는 공간이 없는 줄 알았더니, 이렇게 나가는 공간이 있구나. 그래서 더 강하게 질문하고 심사를 하는 것일까?'
주변을 둘러보니 생각보다 사람들이 꽤 많았다. 배터리는 1% 도 남지 않아서 너무 무서워서 내가 있는 위치에 사진을 찍어 남편에게 미리 카톡을 하였고, 주변 사람들에게 충전을 위해 도움을 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자리를 옮겨서 걸었다. 무작정 걸어서 공항에 있는 직원들에게 향하였다.
공항 직원들은 충전기가 있어야 해 줄 수 있다고 하였으며, 방법이 없어서 포기를 할 찰나, 한국인 커플을 만나게 되었다. 그 커플은 입국심사 줄에서 우리 바로 앞에 있던 커플인데, 우리를 앞으로 옮겨준 직원이 그 사람보다 더 앞에 해주려고 하니 그 커플이 자기들도 늦었다고 말하여 우리가 그 커플 뒤에 줄을 섰었다.
결국 그 커플도 비행기를 놓쳐 공항에서 기다리게 되었다고 하였다.
너무 감사하게 그 커플의 도움을 받아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충전 20%가 되었을 때, 남편에게 보이스톡이 왔다.
남편은 격앙된 목소리로 나의 위치를 물었고, 우린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너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아니 왜 혼자 안 갔어? 가지!! 왜 고생을 같이해."
"어떻게 가 (눈물 핑)... 어떻게 놔두고 가.. 못 가지.."
"아니 기다리라고 해서 기다리는데 사람은 오지 않고, 한 참 기다리니 한 명 와서 같이 들어갔더니 거기도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계속 기다리다 결국 그냥 가래. 너무 어이없어서. 근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당황스럽다. "
결국 우리는 이유도 알지 못하고 대기만 하다 비행기를 놓치게 된 셈이다.
그리고 급한 마음에 항공권을 발권해준 한국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 상황을 알렸고, 그 직원은 현재 LA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가 6월 말까지 다 마감이라는 최악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래서 우린 무조건 내일 출발하는 항공편 대기를 다 올려달라고 하고 공항 노숙을 시작하였다.
낮 12시 비행 편과 오늘 우리가 타려고 한 23시 비행 편 딱 두 시간대만 있다고 한다. 무조건 그 비행을 타야 한다. 12시 비행 편 카운터는 오전 8시에 오픈한다고 하니 그게 열리면 바로 항공권을 알아볼 생각이었다.
"자기야~ 만약에 나중에 이런 상황이 또 오면 그땐 넌 먼저 가고, 만약 네가 걸려 들어가면 난 기다릴게"
남편의 말에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아까 긴장하고 무서웠던 순간에서 웃음이 나는 순간이 되었다
"자기야! 지금 이 경험도 나중에 웃으면서 말할 하나의 에피소드가 되겠다. 너무 웃긴다!"
남편은 LA에서 5년 있었던 적이 있어서 친척도 계시고, 지인도 많아서 오히려 남아도 며칠 더 여행할 수 있었다며 편하게 얘기하는데, 나의 놀라움을 풀어주려고 긍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그와 함께 LA에서 하나의 추억이 쌓였다.
잠은 오지 않고, 새벽의 공항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너무 지친 우리는 폰을 충전하며 어이없는 경험에 대해 웃으며 이야기하다.. 뜨거운 커피가 간절함을 그리고 공항이 너무 춥다는 것을 7시간을 경험하고 있었다.
공항 노숙을 위해 필요한 아이템은 긴 점퍼와 돗자리.. 정말 간절했다. 신문지라도 있었으면 바닥에 누었을지 모른다. 아니 그냥 눕고 싶기도 했다.
다음날 6월 11일
07시 카페가 문을 열자마자 커피빈으로 향하였고, 우리는 뜨거운 라테와 아메리카노를 주문하였다.
아침에 먹었던 커피 중 제일 맛이 있었다. 그리고 남편은 대한항공 카운터에 가서 우리의 사정을 얘기하고 연락처를 남기고 돌아왔다.
08시 대한항공 카운터에 직원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고, 우리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앞에서 앉아 있었다. 조금 기다리던 남편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직원에게 사정을 다시 얘기했고, 그 직원이 대기로 되어 있는 우리에게 희망의 이야기를 하였다.
"좌석 대기 풀려서 2개 가능합니다. 발권 도와 드릴게요. 일정 조정으로 발권 수수료 발생합니다."
"네! 그런데 저희 델타 항공 지연되어 이 상황이 더 악화되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체크 한 번 부탁드려요!"
"아. 혹시 그 부분에 대해 거기에 컴플레인하셨는지?"
"거기서 메일로 보내거나 하라고 하는데, 별도로 아직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면 재발행 수수료 내셔야 할 가능성이 높아요. 괜찮으실까요?"
"네!! 무조건 돌아가면 됩니다. ㅠㅠ"
그래도 다시 돌아갈 수 있음에 너무 행복해서 돈이 얼마가 들던 좌석이 있음에 너무 감사했다.
1인 15만 원 정도? 수수료가 들고 둘이 합해서 30만 원 정도라 얘기했다.
그런데 조금 있다 직원이 다시 반가운 소식을 알려줬다.
"델타항공에 확인하니 발권 수수료 대신 결재한다고 해서 두 분 무료로 항공권 발권 도와 드리겠습니다."
"정말요!! 아!!! 너무 감사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너무 편안한 마음에 몸이 녹아내리는 듯했다.
겨우 정신 차려 LA 공항의 탑승 게이트로 향하였고 남편과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미국을 다시 오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정말 최고다.
특히 한국인 일하는 분들도 그리고 일처리 하는 속도도 그리고 본인의 일에 대한 전문성도 인정한다.
시애틀, 하와이, 캐나다 등등 다양한 나라를 출장도 다니고 여러 일로 다녔는데, 이번 경험은 참 새로웠다.
LA 다시 올 때, 경유가 아닌 체류를 해야지 이런 힘든 과정은 없지 않을까?
다음에 칸쿤 여행을 출장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간다고 하면 (그럴 일은 0%)
한국 -> 애틀랜타-> 칸쿤 이렇게 가서 놀다가 다시 돌아올 때, 칸쿤 -> LA 들어가서 여행하고, 인천으로 오는 일정이 제일 괜찮은 듯하다.
이번에 길게 여행 일정을 짜지 않고 회사 일 때문에 짧게 다녀온 이 일정이 조금 후회되었다.
고생만 많이 한 출장 일정이었고, 대신에 많은 에피소드를 남길 수 있었던 뜻깊은 일정이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자유롭게 작성해서 내려가는 글이라.. 저의 생각과 반대되는 분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은 일기 같은 기록입니다. 편하게 대충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