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먼트 Sep 12. 2024

학교폭력 당할 때 방관했던 담임 선생님께 연락했어요

나는 내가 잘 지냈으면 좋겠다 행복하면 더 좋고

참... 저도 과거의 아픈 기억이 다시 떠오르는데 힘들고 속상하지만 이제는 놓아버릴 각오로 글을 씁니다.


저는 고교 시절 학교폭력으로 자퇴를 한 것이 맞으며

아이들이 대놓고 ‘찐따’라고 해도 말리기는커녕 웃으시고

친해지고 싶어서 먼저 다가가거나 관심 갖고 쳐다보아도

“애들 쳐다보지 마라~” 라며 말리신 분이에요.


참다못해 저희 부모님께서 학교폭력위원회를 열고 싶다고까지 얘기하셨습니다.


여전히 시간이 지나도 마음의 상처였고, 저와 부모님에 대한 험담 역시 하시더군요 참 속상했어요.


용기 내어 연락드렸어요

많이 힘들었습니다.


----- 보낸 내용 -----


선생님, 저 수림이에요

선생님 생각이 나서 오늘을 마지막으로

연락을 드리고 싶어

온전히 저의 문체로 카톡 드려보아요.


저는 고교 시절 힘들었었고

한 치의 거짓 없이 선생님께

힘듦을 많이 토로했었어요

그때의 저는 진심으로 선생님께 감사했고,

선생님을 참 많이 좋아했어요


힘든 일을 겪으면서 선생님께

꼭 후회 없이 드리고 싶은 말씀이 참 많아요

저는 한 친구의 발을 밟지도 않았고

그때 억울해서 CCTV도 보자고 했었어요


모든 게 제 잘못이라 생각했던 날이 있지만

지나고 보니 아니더라고요.


이제서라도 제가 발을 밟지 않았다는

진실을 말씀드릴 기회가 생기니 참 기뻐요


물론 살면서 상처를 받고, 아파했지만

온전히 제 행복을 위해서 아픈 기억은 모두 버리려고요.


선생님, 가르쳐주셨던 작품이 떠올라요

수업 시간에 ‘말아톤’이라는 작품을 얘기해 주시면서

초원이의 엄마가 초원이의 손을 놓아버린 장면이 문득 떠오르네요


결말에서 초원이가 백만 불짜리 다리를

외치며 극 중 엄마의 손을 놓았듯이

이제는 제가 선생님의 손을 놓을게요


이 카톡은 선생님만 보셨으면 좋겠고

어디 유출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선생님의 모든 연락처는 철저하게 차단하고 삭제해 드릴게요.

저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행복할게요.


그럼 이만, 잘 지내세요.


------


사실 과거 학교폭력 피해 기억이

아직까지도 영향을 미칠 정도로 많이 아프고 힘듭니다


자신의 과오를 들키고 싶지 않아

은폐하려는 사람도 있고는 하죠


저도 잘 지내다가도 숨이 막히고 힘들지만

잘 이겨내 온 제 자신을 생각하며

보란 듯이 더 잘 사는 모습으로 복수하겠습니다.


저의 진심 어린 평안함과 행복을 빌어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삶은 내가 상상하는 것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