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당신 앞에 온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줄거리 : 열네 살 봄, 지안은 친구 은주의 가족에게 닥친 비극을 목격한다. 죄는 은주의 아버지가 지었지만 벌은 고스란히 은주에게 돌아갔다. 세상의 냉혹한 시선을 견디지 못한 은주는 목걸이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이 세상에 환멸을 느낀 지안은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해 ‘피하고 싶다’에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로 질문을 바꾼다.
전단지를 떼었다는 이유로 송치된 학생부터 가정을 지키려다 가해자가 된 남자, 순간의 사고로 죄인이 된 가장 등 이 책은 법의 그늘에 서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기록했다.
누가 그들을 죄인으로 만들었고, 다시 삶으로 이끌어 줄 수 있을까.
사회복지실천론 수업 시간, 교수님께서 질문하셨다.
“만약 범죄를 저지른 클라이언트가 온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처음 떠오른 답은 ‘피하고 싶다’였다. 그러나 학문과 삶이 겹쳐지는 지금 그 답은 달라졌다. 자극적인 뉴스와 공포를 부추기는 이미지가 심어놓은 왜곡된 인식 뒤에서, 종종 그들의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심지어 모든 범죄자가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 책은 가해자로 불리지만 동시에 피해자이기도 한 이들의 삶을 응시한다. 법의 경계 안에서 내려지는
유ㆍ무죄 판결은 인간의 사정을 모두 담지 못한다.
그 결과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힌 사람들은 다시 사회의 보호망 밖으로 밀려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