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돈 주고 살 빼기?

헬스장 가서 PT 끊기 전에 해야 하는 생각들

by 정은희

운동 시작한지 186일 째 된다. 엄밀히는 PT를 등록하고 헬스를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다면 얼마 되지 않은 것이고 많이 했다면 많이 한 정도인 50회 정도를 PT로 받았고, 20회정도 남은 상황. (7개월 정도 주 1-2회 PT를 받은 셈)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별다른 목적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냥 내 자신에 변화를 주고 싶었을 뿐. 새해 계획 세울 때 다들 하나씩 적어 넣는 그 건강파트에 PT를 우겨 넣었던 것이었고, 우연히 다이어리를 보다 충동적으로 집 가까이에 있는 피티샵에 찾아갔던 것.


아무런 정보 없이 즉흥적으로 찾아간 것 치곤 너무나 운이 좋게도 그 피티샵은 운동선수를 케어하는 곳이라 운동에 진심인 쌤들이 많았고, 일반적인 프리웨이트에 선수들이 받는 훈련까지 프로그램에 섞어주어 몸에 대한 이해를 통해 내 몸의 주체성을 회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PT 포함 주 5일 정도를 피티샵에 가서 개인운동을 진행하다 보니 피티샵 대표 눈에 띄었고, 시간 상 피티쌤을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대표님이 맡아주시면서 일반인인 나를 위한 13주짜리 운동 프로그램을 짜주시기에 이르렀다.

(나중에 들어보니 내가 무슨 정신수양하듯이 운동을 하고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그만큼 PT에, 웨이트에 진심인 편이라 혼자 가만히 운동을 하고 있다 보면 프런트에서 상담을 진행하는 대화를 의도치 않게(?) 듣게 된다. 세상 날씬하신 분들이 다이어트 목적으로 피티를 받고 싶다고 말하기도 하고, 살을 빼고 싶은데 의지가 부족해서 피티를 끊는다는 분들도 있고(인정), 맛있는 음식을 양껏 먹기 위해서 라는 분들도 있다(ㅋㅋ).

세상 핫바디인 분들이 바디프로필을 목적으로 급하게 몸을 만드는 걸 보면서 '인생은 사진이 아니라 동영상이다'라는 짐(gym)종국의 말처럼 순간을 기록해 놓는 것을 운동의 목적으로 삼는 것이 조금은 위험한 생각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다 괜한 오지랖으로 많은 사람들이 '건강'해지는 과정으로 자신의 몸을 인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티는 목적에 따라 3대 운동인 스쿼트,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의 중량을 올리면서 근력을 강화시키는 목표를 설정할 수 있고, 스피드나 운동수행 전반을 늘리는 기능적인 면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고, 체중감량이나 특정 부분 근육 만들기를 통해 바디를 쉐이핑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그래서 피티를 받기 전에 내가 왜 비싼 돈을 주고 피티를 받고 싶은지 자신의 욕망을 자세히 들여다 보는 작업을 먼저 했으면 좋겠다. 어떤 사진을 보고 자극을 받았다거나, 특정 부위의 근육을 강화시키고 싶다거나, 전반적인 체력을 기르고 싶다거나, 턱걸이 하는 수행능력이 부러워 한 번쯤 해보고 싶다거나.


그렇게 내가 가지고 있는 나에 대한 이미지가 확고할 때 PT 받고 난 뒤의 만족감이 높을 확률이 크다. 내 몸에 대한 주체성을 남에게 쥐어주기 보다 key는 내가 쥐고 있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구체적인 방법과 정확한 지식들을 습득하여 내가 수행하는 움직임에 확신을 갖는 것이 결국엔 PT를 받는 목적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PT는 보조수단일 뿐 결국 운동은 자립하여 수행할 줄 알아야 하기에 좀 더 멀리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한 것 같다. 근시안적으로 지금 당장 내 눈 앞에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 몸을 가꾸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할머니가 되어 은발의 머리를 휘날리며 데드리프트를 들어올리는 자신의 모습을 한 번쯤 상상해 본다면 더할나위 없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