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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악의 순간 Mar 09. 2017

그 여름

음악의 순간

팬들을 위한 선물이라고 디지털 싱글이 나왔을 때는 막상 좀 심심하다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의미가 있으니까 좋아하다가, 수영이가 이 노래 작사한 이야기를 길게 인스타그램에 쓴 걸 보고 한 번 울컥한 적이 있다. 소녀시대와 팬들이 함께 보낸 시간들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할까봐 불안했다는 마음이 솔직하게 적혀 있었다. 그걸 보고 '내가 팬질을 한 게 부질없진 않구나', '우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하는 맘에 감동했다. 최근에 수영이가 바자회와 자선 공연을 하면서 티파니와 <그 여름>을 부른 적이 있다. 티파니야 원래 보컬 멤버고 솔로 활동도 했으니까 그러려니 했는데 수영이가 그렇게 주요 보컬이 돼서 노래 완창하는 걸 오랜만에 보니까 더 귀 기울여 듣게 됐다. 보통 사람들은 '쟤는 데뷔한지 10년이 됐는데 노래가 아직도 좀 불안하네' 하는 감상이 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소녀시대 무대를 많이 봐 온 나는 수영이가 이만큼이나 자랐다는 느낌에 반가웠다. 자기가 지은 가사를 무척 진심어리게 부른다는 게 느껴져서, 하필 그 영상을 본 게 새벽이어서 또 한 번 눈물이 날 뻔했다. 그동안 어려웠던 순간들이 떠오르면서 맘이 벅차올랐던 것 같다. 처음에 이 노래가 나왔을 때 팬들이 <다시 만난 세계>급 노래가 나왔다면서 다 찬양할 때 나는 '어떻게 다만세랑 비교할 수 있지?' 하며 오버라는 생각이었는데, 그때 티파니&수영 라이브를 보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소녀시대의 처음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이 담겨 있는 노래가 주는 힘을. 소녀시대 노래 총선을 한다면 <다만세>와 <그여름>이 붙을 것이라는 팬들의 예상에 처음으로 고개가 끄덕여진 날이었다. - 김수정(노컷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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