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by 하루

온라인에선 한 발을 뺐지만 오프라인에서의 나의 삶은 여전히 바쁘고 사람들이 북적인다. 평소에 어떻게 지냈을까 싶을 정도로 매일 누군가를 만나고(지인, 동료, 친구 등) 뭔가를 수리하고 관리하고 늦잠을 잔다.


오늘은 예전에 같이 일했던 언니선생님이 만나자고 하셔서 오랜만에 남양주까지 올라가기로 했다. 팔당댐근처.. 이 날씨에 괜히 낭만적이다.


발령도 운이라.. 집 근처였으면 지금까지도 편하게 출퇴근했을 텐데 첫 발령지가 남양주였어서 당시 왕복 120km 정도를 달렸더랬다. 그 길고 긴 출퇴근길에 화장도 하고 밥도 먹고 휴게소에 들렀다가 연수강의도 듣고 그랬었던 기억.


모처럼 날이 풀려 봄기운이 느껴져 이번 겨울방학 내내 뜨개질해서 나온 결과물 중 하나인 분홍 카디건을 걸쳤다. 가벼운 겉옷에 마음도 왠지 가볍다.

지난 여행에 산 향수도 뿌렸다. 향 하나로 기분이 이렇게 좋아지니 투자할만했다.

라테도 항상 그 맛이지만 왠지 가볍고 맛있다.


예전 출퇴근을 떠올리며 남양주로 올라가다가 처음으로 마주친 휴게소에 들렀다.

여행길은 아니지만 장거리엔 역시 휴게소.

들르면 여행 가는 것같이 기분이 좋아진다. 아들이 어릴 때엔 여행 갈 때마다 휴게소에 들러 뽑기 한두 개 사주곤 했었다. 미니 총, 피규어, 벌레모형 등 온갖 종류의 뽑기들 ㅋㅋ 그거로 아들은 신나고 재미있어하고 난 그냥 그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다.


아들은 이제 중학생이라고 휴게소에 안 들러도 된다 하지만 들르고 싶은 건 나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혼자 씩 웃었다.


이제 좋은 싫든 다음 주면 출근시작이다.

돌아가면 또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겠지만. 그건 누구나 그런 거니까. 난 진심을 좀 회수하고 그려려니+어쩌라고 태도를 장착해야겠다.


그래도 봄이 오니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아들과의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