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아도 보이는 Ep.2

마음

by 유영


두 번째 수술을 마친 직후였던 것 같다. 그날은 보호자로 할머니가 오셨고, 마취가 풀린 뒤 죽을 먹을 시간이었다. 나는 수술 후 안대를 착용해 눈을 뜨지 못했기 때문에 할머니의 도움을 받아먹기 시작했다. 몇 숟갈 먹었을까, 입맛이 없어 그만 먹고 싶다고 하자 할머니는 “잘 먹어야 한다. 그럼 딱 반만 먹자.”라고 말씀하시며 계속 먹여주셨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꽤 많이 먹은 것 같은데, 아직 반도 안 먹었다며 더 먹으라고 하는 말씀이 왠지 수상하게 느껴졌다. 아니나 다를까, 잠시 뒤 그릇 바닥을 긁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를 듣고 “반 넘게 먹은 것 같은데?” 하고 말하자, 할머니는 웃으시며 무슨 소리냐고, 애정 어린 호통으로 어여 먹으라고 하셨다.


힘겹게 다치지 않은 오른쪽 눈이라도 떠 보려 했지만, 윙크조차 해본 적 없는 나는 한쪽 눈만 뜨기가 무척 어려웠다. 괜히 다친 눈이 함께 떠져서 잘못될까 두려워 며칠을 두 눈 꼭 감고 지냈던 터였다. 그래도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조심스레 실눈을 떠 보니, 그릇은 이미 ‘텅’ 비어 있었다. 내가 웃으며 “할머니, 지금 저 배신하신 거예요?” 하자, 할머니는 멋쩍게 웃으며 시끄럽다고 하셨다.


아마 그 ‘한 숟갈, 한 숟갈’에는 내가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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