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뒤. 마음속으로 운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되었고 이를 체감하는 일이 몇 차례 있었다. 2차 수술을 앞두고 오랜만에 학교를 가던 날이었다. 당시 나는 수술한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음식을 찔 때 사용하는 삼바리 같은 안대를 왼쪽 눈에 붙이고 있었다. 다친 이후로 혼자 있는 시간이 손에 꼽을 만큼 드물었는데, 이날은 부모님이 바빠서 혼자 버스를 타고 등교를 해야 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혼자 버스 타고 등교했던 터라 버스를 타는 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나를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있을까 봐 혼자 밖을 나가는 게 괜히 겁나고 무서웠다.
집에서 정류장까지 걸어가던중, 횡단보도 앞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옆에 서있던 어린아이가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며 “엄마 저건 왜 저런 거야?”라고 물었고, 어머니는 “손을 안 씻어서 눈병 걸려서 그런 거야. 그러니까 손 잘 씻어야 해”라고 답했다. 순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고,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싶었다. 무례하다는 생각에 화가 나고, 가슴이 꽉 막힌 듯이 답답하기도 했다. 찰나였지만 급기야는 날 학교에 데려다주지 않은 부모님이 원망스러워지려고 했다.
‘나에 대해서 뭘 안다고 단정 지으면서 말하는 거지?’
‘이런 행동은 무례하게 느껴진다고 말할까?’
‘차리리 정말 눈병이라면 좋겠다.’
순간 여러 생각이 오갔다. 울렁거리는 마음을 참고 어떤 말을 할지 고민하고 있는 사이, 신호등이 바뀌었고 사람들은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했다. 무거워진 발걸음으로 나도 천천히 걷기 시작하며 참지 못하고 눈물이 흘러나왔다.
시간이 흘러 이제는 아이의 부모님에게 화가 나거나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지 않는다. 단지 부모의 역할이 처음이니 미숙했으리라 생각한다. 아이가 이렇게 묻는다면 “글쎄 엄마도 모르겠네. 근데 사람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건 실례되는 일이야”라고 답해주었다면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