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한달살기를 막연히 구상하던 중,
지도에서 우연히 발견한 작은 분교는 알고보니 한 방송의 예능 프로에서 나왔던 꽤나 유명한
천부초등학교 현포분교였다.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학생 수를 확인해보니, 분교 전교생이 8명.
1,2학년, 3,4학년, 그리고 5학년이 합반하여 총 3개 학급으로 운영되고 있다.
학년별로 1~2명씩 있고, 6학년이 없다.
우리 큰딸 하하1는 초 5, 하하2는 초2, 같이 가기로 한 이웃집 첫째 초1이고,
초 1,2,5학년엔 여학생이 한명씩 있으니 외롭지 않겠다.
다만 코로나가 유행하고 있는 경기지역에서 온 우리를 청정지역에서 받아줄 것인가가 관건이다.
다음날,
천부초등학교 본교 교무선생님과 통화를 나눴다.
전교생이 8명인 학교에서 3명의 교환학생을 받기 어렵다는 사정을 설명해주셨다.
교환학생은 예산편성이 따로 되지 않기 때문에 급식과 수업 예산에서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우려했듯 경기지역에서 온 학생들이 코로나를 가져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으셨다.
그것만으로도 참 고마운데, 우리를 걱정하시며 아예 전학을 오는 것이 어떠냐 하신다.
그리고 나와 우리 아이들에게 너무나 매력적인 학교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거긴 학교 못가죠?"
"네, 일주일에 한번 밖에 못나가고 있어요."
"여긴 매일 오고, 방과후도 4시 30분까지 다 합니다.
마스크도 안써도 되고 그냥 다 같이 뛰어 놉니다.
우린 방학때도 캠프도 하고, 매일 학교에 나와 같이 놀아요.
여기 선생님들은 경북지역에서도 열정과 실력이 넘치는 선생님들이세요."
일주일에 한번 학교에 가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고 거리유지를 해야하기에
새로 만난 친구들과 인사도 제대로 못나눴다는 우리 두 딸에게
평범한 일상을 잠시나마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해서라도 울릉도에 가야겠구나!
그렇게 우린 짧겠지만 울릉군민이 되기로 한다.
현포분교가 나온 예능프로그램을 찾아보았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 운동장보다 5배는 큰 것같은 넓디넓은 운동장과
높은 계단 위 단층짜리 학교 건물, 그 뒤로 보이는 산.
너무나 아름답다. 기대되고, 설레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