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식사를 하는 것.
보통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참 쉬워 보이는 문장이겠지만 암 환자에게 이 문장은 꽤나 버거울 때도 많을 것이다. 병원에서는 식사량이나 체중이 감소되었을 경우, 영양 보충을 위한 가공식품을 추천해 주었다. 꽤 많은 브랜드들의 제품명들이 보였다. 한 번쯤 들어본 제품들도 있었고, 생전 처음 들어본 브랜드들도 있었다. 그러던 중, 엄마가 약국에서 영양 보충 음료를 두 개 정도 사 왔고, 맛을 본 아빠는 나쁘지 않다는 평을 남겼다. 그다음 수순으로는 자연스럽게 인터넷으로 대량으로 주문해야 하는 나의 몫이 된 것이다.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구매를 하기 직전, 상세페이지를 눌러보았다. 오랜 다이어트 생활을 해왔기 때문일까, 영양성분표와 성분 함량표를 보는 것이 익숙해져 있는 나로서 상세페이지를 누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첨가물들이 들어간 것을 확인했다. 물론 가공식품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이것저것 들어가기 마련이지만, 굳이 마시지 않아도 될 것들을 마셔야 한다는 생각에 께름칙해졌다. 그래서 병원에서 준 다른 제품들의 성분도 찾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타 다른 보충 음료도 비슷했다. 옥배유나 카놀라유 같은 사람들에게 흔히 알려진 나쁜 기름들은 물론이거니와, 다양한 첨가제들의 향연으로 이어진 성분표를 보니, 이게 과연 건강을 위해 먹는 것이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이것이 과연 암을 이기는 것에 도움이 되는 것이 맞나? 하는 물음이 든 것이다. 물론 식사를 잘 못하는 경우나, 단백질 보충이 힘든 여건인 경우에는 이런 가공식품을 택하는 선택이 맞다. 뭐라도 먹어야 힘이 나는 것이므로. 하지만 아빠는 다행히 식사를 못 하는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에(식욕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음식을 거부하지도, 토를 하지도 않았다.), 이왕이면 자연 음식으로 보충을 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아빠의 식단에는 계란, 고기, 해산물(생선은 적당히) 등, 자연식품으로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게끔 거의 항상 식사가 구성되었다.
혈관 침범이 되었기 때문에 방사선이나 색전술 치료가 힘들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혈관 침범이 안 되어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착각이었나 보다. 혈관 침범이라는 소식을 뒤늦게 들은 나는 다시 한번 암 진단을 들었던 것 마냥 홀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내일은 1차 항암 후 처음으로 병원으로 가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