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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짱언니 맘스디얼 Jun 24. 2020

경단녀 수제청 카페를 차리다.

경단녀의 창업

내 나이 40 살 창업과는 절대 인연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공방 겸 카페를 운영하게 되었다는 게 참 신기할 따름이다. 어릴 때부터 유독 일 욕심이 많았던 나는 아이가 둘이 있음에도 일을 여러 가지 했다.  지금 생각하면 일에 환장한 것처럼 별의별 일을 다했다. 업종에 관계없는 여러 가지 다. 일반 사무직부터 해서 식당에서 서빙하고 주방에서 재료 다듬는 일까지 안 한 게 없다. 그렇게 남 밑에서 사회생활한 지 17년 정도 되니 더 이상은 이렇게 살기 싫더라. 아이가 아파도 내 맘대로 조퇴할 수도 없고 가기 싫은 회식에 억지로 가서 술을 따라야 하는 내 모습이 왜 그리 처량하던지. 부당한 일이 있어도 참아야 했고 시간에 늘 쫓기는 삶을 사는 것이 지겨워지던 차 창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어떤 아이템으로 창업을 해야할지 계속 고민을 했다. 식당을 할까? 문구점? 옷가게? 


이렇게 생애 처음 해 보는 창업이라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막막할 때 카페에서 수제청 에이드를 마셨는데 바로 이거다 싶었다.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향이 나는 과일이 들어간 음료, 나는 카페인에 약해서 커피를 마시면 밤에 잠을 못 자는데 그런 사람들이 은근히 많다는 거. 그리고 과일 섭취하기 힘들 때 과일이 들어간 건강한 음료를 먹는 건 좋다고 생각됐다. 그래서 내가 한번 만들어 보자 싶어서 그때부터 수제청에 관한 이론 공부를 하고 실습을 했다. 그러나 뭐 쉽지 않았지. 유투부에서 본 것처럼 해볼까 해서 했는데 생각보다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는 설탕량에 놀람. 이건 아니다 싶 만드는 방법을 찾아봤다. 그런데 또 너무 저당으로 가면 맛이 없고 보관기관이 짧아진다. 그렇게 헤메다 발견한 몇 군데의 창업 클래스! 교육비도 천차만별이고 수업의 내용도 천차만별이다. 돈 100은 훌쩍 넘는 가격들이었지만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하자 싶어 몇군데에서 수업을 받아 보았다. " 수제청 하나 배우는데 왜 몇번이나 배웠어?" 라는 지인의 말에 친절하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 응~ 니가 한번 들어보면 내마음이 이해가 될꺼야." 


이렇게 여러번 들을 수 밖에 없던 이유는 바로 수제청 교육을 하는 업체마다 각자 추구하는 것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전화통화할때는 무첨가라고 해놓고 구연산을 넣는 곳도 있다. (구연산은 몸에 해롭지 않으니 첨가물로 볼 수 없다고 한다...뭐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또 어떤 곳은 설탕을 적게 넣는다고 해서 기대하고 갔는데 다른 곳보다 약 10% 정도 덜 넣을 뿐이다. 거기다 결정적으로 맛도 없다. 이렇게 가르치는 곳마다 제각기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한번만 배워서는 내가 원하는 수제청을 만들 수 없었다. 그래서 받은 레시피와 다르게 내가 만들어본다.  고농축 청도 맛있다는 소리에 맛을 봤는데 맛이 있다. 그런데 100프로 고농축으로 만들면 과육은 들어가지 않기에 이건 아니다 싶어 다시 수업을 바탕으로 열심히 연구해본다. 그렇게 나는 수제청 레시피를 완성하는데만 거의 1년이 넘게 걸렸다. 그렇게 드디어 과육도 먹을 수 있고 설탕도 평균보다 적게 넣는 황금 비율의 수제청을 완성! 

 인테리어를 다 하고 난 후 다시 손봐야 했던 전기공사

드디어 카페를 오픈하게 되었다. 사회생활은 많았으나 창업은 처음이라 생각하지도 못했던 변수들이 많았다. 나름 창업 전반적인 것에 대한 책과 동영상을 많이 봤는데 막상 내가 직접 해보니 벽에 부딪혀 실수도 많이 했다.  처음이라 힘든거겠지? 그래도 내 가게를 오픈했다는 것에 대한 만족은 크다! 


(앞으로의 글은 제가 수제청 카페를 하면서 겪었던 크고 작은 일을 적을게요. 저와 같이 창업을 준비하는 경단녀분들!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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