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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짱언니 맘스디얼 Dec 01. 2022

창업은 처음이라 실수 투성이 일 수밖에

수강생이 꺼이꺼이 울었다.

경기도에서 울산까지 와서 나에게 창업반 수업을 들은

우리 수강생.

아이 둘을 키우는 30대 엄마로 수제청 창업에 대한 굳은 의지를 가지고 수업을 들었다.


활기차고 긍정적인 밝은 에너지를 가진 그녀라 나도 같이 기분이 업되는 수업을 재미있게 진행했었다.


그리고 수업이 끝난 후 가게부터 바로 알아보기에 조금 빠른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했지만 빨리 창업하고 싶은 그녀의 마음을 막을 수는 없었다.


열정이 얼마나 가득한지 아이 두 명을 케어하면서 수제청과 수제간식들 연습을 하며 하루에 4시간만 잔다는 그녀는 정말 창업에 대한 의지가 가득했었다.


그렇기에 연습과 동시에 가게 할 장소를 물색한다고 정신이 없던 그녀는 결국 수업을 받은 지 1달 만에 가게를 오픈했다.


서울도 그렇고 경기도도 그렇고 가게 월세가 이렇게 비싸나? 할 정도의 금액에 바닥권리금까지 있던 그 자리.

6평밖에 되지 않는 좁은 공간을 어떻게 분리해서 쓰냐고 내가 되물었던 그 자리를 수강생은 짚었다.


여기서 내가 느낀 것이 하나 있는데 사람은 한번 꼽히면 답이 없다. 주위에서 아무리 말려도 이미 본인의 눈과 마음이 간 상태라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수강생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봤을 때 그 장소와 그 평수는 아닌데 싶었지만 이미 거기로 낙점을 한 상태였다. 그렇게 인테리어를 시작하고 기자재를 들이는 날. 그녀는 사람을 믿은 죄로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중고 집기들을 샀는데 본인이 사지 않은 것. 즉 한 단계 더 낮은 제품들을 중고 상사에서 보내준 것이다.  업자의 말을 믿고 이미 돈을 다 지불했던 그녀는 이런 게 어딨냐고 내가 원래 받기로 했던 것을 달라고 했지만 돈을 다 받은 업자는 이것밖에 없으니 이거 가져가라고 하며 오히려 윽박질렀다.

이래서 계약금 따로 잔금 따로라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래도 어찌어찌하여 가게를 오픈했다.

그런데 또 생각보다 가게가 잘 되지 않는다. 바닥권리금을 몇천 주고 들어갔는데 유동인구가 없고 근처에 무인카페만 사람이 있단다. 힘든지 전화로 목놓아 울어버린다.


안 되겠다 싶어 리 가봐야지 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래서 경기도로 출발해서 도착해보니 그녀의 가게는 진짜 작아도 너무 작았다. 이 좁은 곳에 테트리스처럼 넣은 기자재와 재료들이 신기할 정도였다.

정말 대단했다. 6평을 이렇게 효율적으로 나눠서 쓰고 있다니...


수강생에게 공간 활용을 잘했다고 엄지 척 들어주고 난 후 이제 쓴소리 잔소리 시전을 시작했다.


나름 열심히 생각해서 한 것들을 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은 하기 싫은 일이지만 그래도 수강생을 위해서는 해야 한다. 그래서 금액 책정부터 해서 다시 해야 하는 홍보작업까지 싹 다 컨설팅을 시작했다.


내용을 들을수록 어두워지다가 다시 밝아지기를 반복하던 수강생의 얼굴.  몇 가지 않을 제시했는데 그중 선택은 본인의 몫으로 머리가 더 복잡해질 것이다.


나도 처음 시작할 때 겪었던 일들을 우리 수강생도 그대로 겪고 있는 걸 보니 그래 창업은 처음 하는 거니까 그럴 수밖에 없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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