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와 일, 두 마리 토끼? 양 날개!

일도 하고 싶고, 애도 키우고 싶고

by 루시골드


육아와 일,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아이를 낳고 저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숙명적인 질문이었습니다.


나의 존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아이 곁에 있으면서 가장 많이 한 생각은 ‘일하고 싶다’였어요. 육아는 직접 내 손으로 하겠다고 마음먹고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일이 너무 하고 싶었어요. 아이를 키우는 일이 분명 위대하고 중요한 일인걸 알겠는데, 나 스스로에 대해 성취감을 느끼고 싶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싶었어요. 육아 외에도 나를 기쁘게 하고 내 가슴을 뛰게 할 무언가가 필요했어요.


나 스스로를 경단녀라 이름 붙이기엔 공부한 세월이 아깝고, 키워온 실력과 쌓아온 경력이 아쉬웠어요. 그렇게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극에 달하다가도 진짜 일하러 나갈 생각을 하면 두려움이 몰려왔어요.


몇 년을 쉬었는데 진짜 할 수 있을까?
사회생활이라는 게 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되는 게 아닐 텐데...
집에서 애 키우고 살림하는 게 더 편할까?
애 봐줄 사람도 없는데 애가 갑자기 아프면 어쩌지?
일을 시작했는데 막상 내가 생각한 대로 잘 안 풀리면 어떡하지?



오만가지 생각과 의문에 사로잡혀 당장 일하러 나가지도 못하는 겁쟁이였습니다. 그런 답답한 현실에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고시생이라는 타이틀을 다는 것이었어요. 육아 말고 뭐라도 하긴 하면서, 합격하기만 하면 당당하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두 아이의 엄마로서 고시 공부를 한다는 건 정말이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공부에 집중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사실이었지만, 무엇보다 고시 공부는 너무 재미가 없었습니다. 한창 공부할 때에는 고시 공부도 나름 재밌을 때가 있었는데, 엄마가 되고 보니 다르더라고요. 아이를 키우면서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책들이 말하는 세상과 고시 세상은 너무나 달랐어요. 그동안 공부하고 일하느라 몰랐던 바깥세상은 아주 다이내믹하고 재미있어 보였어요. 그에 비해 고시 공부하는 모든 순간은 지루하기 짝이 없었고, 합격을 한다 해도 그 지루함이 끝이 날까에 대한 확신도 들지 않더군요. 단 한순간도 고시 책을 들여다볼 의지가 없어졌을 때 저는 깨달았어요.


나는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구나



재미를 추구하지 않는 사람이 있겠냐마는, 학창 시절 내내 치마 한 번 줄인 적 없고, 눈썹 한 번 그린 적 없이 학교 다닌 고리타분한 제가 ‘재미’를 따른다는 것은 혁명적인 의미였어요.


이렇게 아이를 키우는 동안 ‘나도 몰랐던 나’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었어요.


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아니라 양 날개를 단 것이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내가 이렇게 화가 많은 사람이었나?

‘내가 이렇게 조급해하던 사람이었나?’

‘뭐가 진짜 나지?’


저도 처음엔 육아 중에 발견되는 내 모습과 과거에 내가 알던 내 모습 중에 뭐가 진짜 나인지 헷갈렸어요.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었는지, 엄마가 된 상황이 나를 변화시킨 건지 혼란스러웠죠. 하지만 이젠 알아요. 미성숙한 한 인간을 지키고 키워내는 위대한 엄마의 자리에서 발견하는 내 모습이 진짜 나라는 걸요. 그래서 더 확실한 건, 엄마가 된 이 시간이 진짜 나를 만나고 나의 숨은 능력을 갈고닦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는 걸요.


진짜 나를 만나면 뭐하냐고요?

지질한 나를 만나서 더 괴로운 거 아니냐고요?


아니에요. 진짜 나를 만나면, 이제 나만이 할 수 있는 정말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어요. 내가 어떻게 살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고,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에 대한 방향도 잡을 수 있어요. 당연히 어떤 일을 하며 살아야 할지에 대한 그림도 선명하게 그려져요. 그저 아이 학원비 벌기 위해서 시간을 때우는 일이 아니라, 생활비 보태 쓰기 위해 억지로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진짜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살 수 있어요.


엄마가 된 덕에 삶의 나침반이 재조정되고, 앞으로 남은 60-70년 이상의 삶에 등대를 세울 수 있게 되는 거죠. 이건 정말이지 엄마가 되어서 가능한 일이에요. 엄마가 된 우리는 사실 복이 터진 거예요. 과정이 쉽지 않다 하더라도 엄마로 사는 이 시기는 지금까지와는 정말 다르게 살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어요.


몸은 전업맘이지만 마음은 워킹맘이었을 때, 저를 뒤덮었던 질문에 대한 답, 이제는 자신 있게 내릴 수 있어요.


“육아와 일,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까?”


“네, 할 수 있어요.

당신의 숨은 능력을 발견하고 발휘한다면요.”


나에게 양 날개가 있음을 알려준 귀한 아이들


진짜 나를 만나서 내 안의 거인을 깨우면, 사실 육아와 일, 이 두 가지를 잘 해내는 그 이상이 가능하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요. 육아와 일을 애써서 잡아야 하는 두 마리 토끼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나를 훨훨 날개 해 줄 양 날개더라고요!


아이 덕분에 내 스토리는 탄탄해지고, 능력치는 성장을 거듭해요. 양 날개 덕분에 나는 커리어맘으로서 나로서 더 멀리 높이 날 수 있어요. 꿈꾸는 방향으로 날갯짓을 하다 보면, 같은 곳을 향해 날아가는 다양한 친구들도 많이 만날 수 있어요.


엄마가 되기 전보다 훨씬 멋진 인생을 살게 된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에요. 이렇게 글로 당신을 만나게 된 것도 얼마나 큰 축복인가요!


함께 성장하며 날아요, 우리:)

우리에겐 양 날개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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