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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뮤지엄의 웹 활용전략

시즌 1 디지털기술과 뮤지엄

뮤지엄의 웹 활용전략: 새로운 비전을 이끌어낸 이탈리아


ICOM Italia의 '디지털 문화 유산 연구 그룹'

 2015년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이탈리아 위원회는 5명의 문화유산 전문가*로 구성된 '디지털 문화유산 연구 그룹'을 창설했어요. 이들의 주된 관심사는 뮤지엄의 홍보, 자체 평가, 기획을 위한 웹 활용전략이에요. 

*Sarah Dominique Orlandi, Gianfranco Calandra, Vincenza Ferrara, Anna Marias, and Sara Radice

 여기서 뮤지엄의 웹 활용전략이란 관람객이 뮤지엄 웹사이트를 통해서 뮤지엄이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를 경험하게 하고, 관람객과 뮤지엄이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말해요.


그들은 왜 웹 활용전략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걸까요?

 1️⃣ 문화기관의 대표기관인 뮤지엄은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연구하는 곳에서 관람객의 참여와 창조적 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 장소로 변화했어요. 이 때문에 이탈리아의 '디지털 문화유산 연구 그룹'은 온라인상에서의 존재감(Online Presence)을 뮤지엄과 관람객 간의 지속적인 대화를 이룰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 것이죠.

 2️⃣ 웹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해요. 웹과 같은 디지털 기술은 지식 전달과 보급, 디지털 컬렉션의 접근과 사용, 관람객과의 유대감 형성 등 뮤지엄에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요. 특히 이들은 웹을 파로 협약(Faro Convention)의 목표인 '유산 공동체'에 도달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봤어요.


여기서 잠깐! 파로 협약이란?

 파로 협약은 2005년 포르투갈의 소도시 파로(Faro)에서 개최된 유럽회의(Council of Europe, 2005,"Framework Convention on the Value of Cultural Heritage for Society")에서 채택된 유럽 유산 정책의 기초 골격이에요. 파로 협약은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데 있어서 공동체 정신을 강조하고 있어요. 유산은 특정 민족이나 집단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으로, 모든 개인과 집단은 유산에 대한 권리와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예요. 또한, 우리 모두의 것인 유산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것을 강조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당시 이탈리아 뮤지엄은 웹을 잘 활용하고 있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당시 이탈리아의 뮤지엄은 웹을 잘 활용하지 못했어요. 이탈리아 문화부와 뮤지엄은 굉장히 보수적인 집단이었거든요.

문화부를 개혁한 다리오 프란체스키니 장관

 그러던 2014년, 이탈리아에서는 프란체스키니 법과 개혁(Riforma Franceschici)에 따라 문화부 (Ministero per i Beni e le Attività Culurali, MiBAC)가 개편되면서 탈 중앙화 작업이 이루어졌어요. 이에 따라 문화부와 지역 문화재관리국, 지역 뮤지엄 사이의 복잡했던 경영구조가 단순화 되었어요.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뮤지엄 구조를 변화시킨 이 개혁 이후, 뮤지엄을 비롯한 많은 문화 기관은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관심을 끌기 위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과 디지털화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디지털화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던 당시만 해도 이탈리아 뮤지엄의 웹 활용도는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어요. 이탈리아 국립통계연구소(Italian National Institute of Statistics, ISTAT)가 2016년에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탈리아 뮤지엄의 57.4%만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었고, 소셜미디어 계정(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는 곳은 전체의 40.5%밖에 없었고요.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은 1996년에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말이죠!


뮤지엄 웹 활용전략에 대한 조사 시-작!

 '디지털 문화유산 연구 그룹'은 2017년, ICOM 이탈리아 위원회와 이탈리아 문화부의 도움을 받아 이탈리아 뮤지엄의 웹 활용전략에 대해 조사를 시작합니다. 이 조사의 목적은 딱! 두가지예요. 1️⃣ 전국적인 규모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2️⃣ 뮤지엄 전문가에게 뮤지엄의 웹 활용전략에 관한 문제의식을 높이고 각 뮤지엄의 웹 활용전략을 평가할 수 있는 실용적인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죠. 

 조사를 위해 디지털 문화유산 연구 그룹은 '웹 활용전략을 다섯 개의 주제로 나누고, 주제에 해당하는 총 17개의 질문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조사를 시작했어요. 각각의 뮤지엄은 기관의 유형(국·공립, 시립, 사립 등), 위치, 전문 인력의 유무와 같은 기관에 대한 기본 정보를 적은 뒤, 뮤지엄이 적용하고 있는 웹 활용전략에 대한 점수를 자체적으로 평가했어요. 

5개 주제로 구성된 뮤지엄의 웹 활용전략 계획


두구두구~ 조사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총 185개의 유효한 응답이 있었고, 응답의 대부분은 이탈리아 중부에 위치한 주립, 시립 뮤지엄이었어요. 17개의 질문에 대한 뮤지엄 자체 평가 점수의 평균값을 낸 결과, Level 1~Level 3은 대체로 3점 이상의 점수를 받았고, 관람객의 참여를 필요로 하는 Level 4~Level 5의 질문은 2점 이하의 점수를 받았어요.



 조사 당시 이탈리아 뮤지엄 웹사이트의 경우, 관람객이 메뉴를 쉽게 식별할 수 있고 원하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얻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웹사이트가 자국어만을 제공하고 있어서 전 세계의 다양한 관람객과의 양방향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고, 관람객이 의견을 작성할 수 있는 공간이나 이미지나 영상 같은 콘텐츠를 저장, 편집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어요.

 설문 결과를 통해서 이탈리아의 뮤지엄은 정보 전달이라는 전통적인 뮤지엄의 역할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었죠. ‘디지털 문화유산 연구 그룹’은 뮤지엄이 오픈 소스, 소셜 네트워킹, 크라우드 소싱 등과 같은 새로운 방법을 도입해서 웹 활용전략 설계를 완전히 변경해야 한다고 말해요. 대중을 참여시키고 문화유산에 새로운 의미를 찾기 위해서 디지털 도구를 통해 문화적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라는 거죠.


이탈리아 뮤지엄의 방향성은?

 앞에서 대면으로도 설문조사가 이루어졌다고 했던 것 기억하나요? 이 대면 설문조사는 뮤지엄 전문 인력들이 모인 라운드테이블 형식 또는 포럼 형식으로 이루어졌는데요. 이때 굉장히 많은 아이디어들이 오고 갔다고 해요. 앞으로 뮤지엄이 웹 환경에서 관람객 모니터링, 프로파일링, 디지털 콘텐츠 재사용을 위한 라이선스 등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대요. 이런 브레인스토밍 과정을 ‘디지털 문화유산 연구 그룹’은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새로운 웹 활용전략을 세우기 전에 기존의 웹 활용전략을 분석해 혁신적이고 성공적인 활동 전략을 만들어내겠다는 이탈리아의 도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탈리아의 뮤지엄이 다양한 웹 활용전략으로 조금 더 참여적인 뮤지엄이 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나요?

  디지털 문화유산 연구 그룹의 최근 행보가 궁금하시다면 영상을 살펴봐주세요! 특히 COVID-19 팬데믹 동안 어떤 대응을 하였고, 이를 계기로 디지털 시대에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 나아갈 것인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





REFERENCES

・ 문화체육관광부(2019). 전통문화 진흥을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 연구.

・ 최병진(2019). 로마의 박물관 클러스터: 이탈리아 시립 박물관 플랫폼에 대한 사례연구. 미술이론과 현장. 0(27). 27-52.

・ Council of Europe(2005). Convention on the Value of Cultural Heritage for Society.

・ Sarah Dominique Orlandi, Gianfranco Calandra, Vincenza Ferrara, Anna Maria Marras, Sara Radice, Enrico Bertacchini, Valentino Nizzo & Tiziana Maffei (2018) Web Strategy in Museums: An Italian Survey Stimulates New Visions, Museum International, 70:1-2, 78-89.

https://www.artribune.com/professioni-e-professionisti/politica-e-pubblica-amministrazione/2019/12/riforma-franceschini-cultura-economia-filippo-cavazz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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