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르는 듯, 멈추는 듯한 이 저택 속에서 미희는 차분하게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경이로움을 느꼈다. 갤러리, 서재, 그리고 빛으로 채워진 정원을 지나며 이 저택이 숨기고 있는 다양한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하녀는 왜 아직 돌아오지 않았을까?
그녀가 하녀의 부탁을 받고 이곳을 지켜주겠다고 한 지 벌써 시간이 꽤 흘렀다. 처음에는 저택을 탐험하는 흥분과 호기심에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신경 쓰지 않았지만, 이제는 점점 그 긴 시간이 의식되기 시작했다. 미희는 손목시계를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눈에 비친 시계는 하녀가 떠난 후 벌써 세 시간이 넘게 흘렀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상하네…" 미희는 중얼거리며 주변을 다시 한 번 둘러봤다. 모든 것이 여전히 고요했고, 저택 내부에는 한 점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정원의 연못에 물고기들이 조용히 떠다니는 소리마저 멀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하녀가 돌아오지 않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급한 일이 있었으니 시간이 좀 더 걸리겠거니 하며 저택을 구경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점점 커져갔다. 이 넓고 화려한 저택에서, 미희는 홀로 남겨진 채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정원에서 나와 다시 복도로 발걸음을 옮겼다. 서재와 갤러리를 지나며, 미희는 다시 한 번 하녀를 찾기 위해 주위를 둘러봤다. 그러나 복도 끝에도, 방 안에도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하녀가 돌아올 때가 됐다는 불안감이 서서히 미희의 마음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미희는 하녀와의 마지막 대화를 떠올렸다. “잠깐만 자리를 비우겠다고 했잖아...” 하지만 그 ‘잠깐’이라는 말이 이제는 너무 오래 느껴졌다. 혹시 하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아니면 단순히 시간이 더 필요했던 걸까?
불안이 커지기 시작했다. 이 넓고 호화로운 저택은 이제 숨소리조차 크게 들릴 만큼 적막이 감돌고 있었다.
“이렇게 오래 기다릴 일이 아니었을 텐데…” 그녀는 복도 끝의 긴 창문을 바라보며 다시 한 번 생각했다. 혹시 자신이 여기에 남아있는 것이 실수였던 걸까? 그저 부탁받은 대로 기다렸을 뿐이지만, 상황이 점점 더 이상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미희는 지금이라도 이 저택을 떠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