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부자의 삶

by 미히

미희는 드디어 저택의 거대한 현관문을 통과해 밖으로 나왔다. 맑은 공기가 얼굴을 스치며 그녀를 감쌌고, 이제야 이 긴 여정이 끝나고 있다는 것이 실감났다. 저택의 시간을 벗어나, 진짜 시간이 다시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잠시 멈춰서 뒤를 돌아보았다. 저택은 여전히 웅장했고, 섬뜩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수많은 비밀을 간직한 듯, 그곳은 고요한 채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미희는 저택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곳에서 보낸 시간은 짧았지만, 저택 안의 시간은 그녀에게 길고도 복잡한 경험이었다.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사는 것이 부자의 삶이라는 건가...“

한남동의 부촌을 걸어 내려오며, 시간마저 조율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저택의 모든 장치들이 기억 속에서 생생하게 떠올랐다.


도심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저택은 점점 멀어졌다. 저 멀리 웅장한 건물은 사라지고, 다시 익숙한 도시의 풍경이 그녀 앞에 펼쳐졌다.

미희는 지하철역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길거리의 소음과 익숙한 풍경들이 서서히 그녀의 의식을 채워나갔다. 이제 그녀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저택의 화려함과 복잡함을 뒤로 하고, 평범한 일상으로의 복귀가 코앞에 다가오고 있었다.

지하철역에 도착한 미희는 스크린 도어 앞에 서서 기다리며, 도시의 소음과 함께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지하철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고, 문이 열리자 미희는 조용히 지하철 안으로 들어섰다.

“돌아가는 동안 영어책이라도 한 권 읽어야겠어.”

지하철 자리에 앉은 미희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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