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같은 날인 것 같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고, 같은 시간에 같은 일을 하고, 밥을 먹고, 잠을 자고..
그런 날이 며칠 반복 되다 보면 '나 어쩌면 로봇인가?'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나는 회사원이 되는 게 너무 두려웠다. 방학도 없고,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 내가 회사를 들어가고, 직장인이 되었다. 나는 남들처럼 빠지지 않고 매일 같이 회사를 가고 일을 한다. 학교 다닐 때는 자주 몸도 아프고, 조퇴도 하고 그랬던 것 같은데 회사를 다니니까 몸도 안 아프다. 심지어는 아파서 급하게 빠지거나 조퇴를 하는 것도 없다.
내가 책임감이 이렇게 있었던 사람이었던가? 아니, 나 왜 이렇게 열심히 같은 일을 반복하는 걸까?
나는 누구일까, 어디로 향하는 걸까. 갈 수 있는 걸까? 에 대한 무수히 많은 고민을 했다. 여러 사람에게 물었고 답을 찾기 위해 헤매는 시간들이었다. 그런 시간 들을 힘겹게 견디고 넘어선 뒤에 된 것은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어른이었다. 어른이 되어서 본 인생은 그저 별것 없는 수많은 시간들이 모인 반복되는 것들과 그렇지 않은 작은 시간들이 모인 것이었고, 그걸 살아내는 것이 어른의 임무일뿐이었다.
인생을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들이 말하는 잘 살아온 인생은 무엇일까?
나는 그저 인생을 살아가는 어른인데, 잘 살아가는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20대의 고민이 인생이 무엇일까였다면, 지금은 잘 살아가는 인생은 무엇일까로 질문이 바뀌었다.
나는 아마 30대 내내 또 이 질문에 치열하게 묻고, 고민하고 답을 찾을 것 같다.
지금처럼 글을 쓰는 것에 시간을 투자할지도 모르고
아니면 돈을 버는 것에 시간을 투자할지도 모른다.
사랑을 하는 것일지도 모르고, 사랑을 받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