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한 마리가 걸어간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아스팔트
맥반석 위에 구워지는 오징어
어쩌면 화로 속에 고등어
열 발자국 뒤에
고양이 그림자 뒤에
걷는다 걷고 또 걷는다
삐질삐질 땀방울 흐르고
숨은 목구멍을 긁으면서 뜨겁게
등에는 우주만 한 돌덩이
달의 착륙한 최초의 인류처럼
떨리는 심박수는 어쩌면 부동맥
넘어간다 작은 언덕 아니 에베레스트
달린다 뛴다 뜀박질 전력질주
걸림돌은 오로지 등에 달린 우주
멈춘 시간
사라진 고양이
시작은 지구 반대편
끝은 나의 숨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