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와 청소, 그리고 세탁은 대표적인 집안일이었다. 기술의 발달과 맞벌이 문화, 그리고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인해 집안일의 아웃소싱(outsourcing)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가정요리는 배달음식과 밀키트(meal kit)로 진화하고 있다. 청소와 세탁은 가정요리에 비해 천천히 아웃소싱이 진행되다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면서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세탁 산업은 세탁기와 건조기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이 두 가전기기의 시장 규모는 연간 150만대에서 200만대 수준이다.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매년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탁월한 성능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대기업의 세탁기와 건조기는 전 세계를 상대로도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세탁 가전의 좋은 선택지를 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셀프빨래방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고가의 세탁기를 구매하기 부담스럽거나 굳이 집안에 세탁기를 두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면서 싼 가격에 간편히 이용할 수 있는 셀프빨래방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세탁량이 많지 않은 1인 가구는 그때그때 필요할 때마다 집 근처 빨래방을 이용하는 편이 여러모로 효율적이다.
세탁은 번거로운 일이다. 분류하고, 세탁기를 가동하고, 이후에 빨래를 건조한 뒤, 정리해야 한다. 1인 가구던 4인 가구던 각자의 불편함은 있다.
‘빨래 없는 생활’을 외치는 런드리고는 셀프빨래방에서 더 나아가 세탁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일상을 그리고 있다. 런드리고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단계를 나누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고객은 월정액과 자유이용 서비스 중 하나를 택하게 된다. 월정액 서비스가 구독 비즈니스 모델에 해당한다. 서비스를 신청하면 런드리고는 고객에게 10만원 상당의 빨래수거함을 무상임대한다. 이 빨래수거함이 런드리고와 고객 사이의 중간지점이 된다.
런드리고는 안심고리를 제공한다. 이 안심고리는 현관 손잡이와 빨래수거함을 연결한다. 도난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그리고 빨래수거함은 스마트키로만 여닫을 수 있다. 고객은 문 앞에 빨래수거함을 내놓은 후 수거요청 버튼을 누른다. 그러면 배송 팀이 찾아와 세탁물을 수거해간다.
런드리고는 고객이 아무 때나 세탁물을 내놓을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즉, 시간적 제약을 없애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에 신경 쓸 거리를 없애버린 것이다. 이는 서비스형 구독경제 모델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다. 완전한 아웃소싱은 고객이 서비스를 오래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런드리고는 빨래를 가져가서 어떻게 처리를 할까? 우선 의류를 색상별로 분류한다. 이후 세탁물을 검수하고, 세탁을 진행한다. 런드리고는 세탁을 마친 뒤 의류를 다음날 밤 12시까지 고객의 문 앞에 다시 돌려놓는다.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회사는 의식주컴퍼니다. 회사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 이 회사는 의식주 산업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인 런드리고는 그 첫 사례인 셈이다.
의식주컴퍼니는 2019년과 2020년 각각 65억원과 17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알토스벤처스, 하나벤처스, 한국투자파트너스, 아주IB투자, 삼성벤처투자 등 국내 유명 벤처캐피털이 이 투자에 참여했다. 투자사는 런드리고 서비스가 론칭 이후 월평균 30%씩 성장하는 모습과 비대면 서비스에 적용되는 기술력 등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에 참여한 한국투자파트너스의 김근호 이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세탁시장은 약 4조5000억원 규모로 시장의 99%가 오프라인 기반이지만, 이용자 편의성이 높은 모바일 세탁 서비스로 빠른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런드리고는 자체 스마트팩토리와 시스템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준비해왔기 때문에 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확신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2020년 투자 유치 당시 조성우 의식주컴퍼니 대표는 “세탁 퀄리티, 앱 사용성 개선 등 고객 경험 향상에 집중하고, 세계 최초로 개발 중인 세탁물 자동 출고 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여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세탁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오랜 세월 동안 세탁은 사람들의 많은 시간을 빼앗는 행위였다. 또 단순 반복적인 노동이기도 했다. 세탁에 드는 수고는 세탁기와 건조기로 인해 확연히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탁기와 건조기 구매에 드는 비용은 부담스러웠고 자동화할 수 없는 부분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런드리고는 이 같은 불편을 일소하는 것을 목표로 뛰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스타트업이다. 그리고 현재까지 위협적인 경쟁자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 런드리고는 스마트 팩토리처럼 진입장벽이 될 자본투자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속도는 새로운 경쟁자의 진입을 어렵게 한다. 기존 세탁업을 영위하는 대형 기업이 없다는 것도 런드리고에게는 큰 이점이다.
대기업이 이 서비스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도 현재로는 높지 않아 보인다. 이른바 셀프빨래방은 ‘골목상권’으로도 분류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제 막 빠른 성장을 시작한 런드리고가 빠르게 이 시장의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