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면 간단할 것을..

단순하게 사는 게 답이다.

by 은총씨

SK텔레콤에서 유심 관련 사이버 공격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갑자기 조마조마해져서 유심칩 구하러 이 대리점 저 대리점을 전전하는데 보험을 하는 한 지인이 전화가 왔다.


SK텔레콤 아니에요? 빨리 유심칩 바꿔요! 잘못하면 돈 다 빼가!


잔액도 얼마 없는데..ㅎㅎ


조급한 나완 달리 그는 여유로웠다.


능력이 없어 답답해 보였던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있으면 먹고 없으면 쉬고 하던 욕심 없는 그가 부러운 건 처음이다.


2030년 글로벌 보안시장은 700조 규모로 커진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는 취약한 시대를 살고 있는 거다.

어디서 어떻게 우리의 정보들 대화들이 털릴지 모르고 ‘나는 솔로’에 나와 잠깐 얼굴이라도 알려지면 전 국민에게 신상이 공개된다.

휴대폰을 잠그고 그걸 넣은 가방을 끌어안고 다녀도 슬쩍 지나가면 스캐너로 정보를 빼가는 곳에 겁도 없이 돌아다니고 있는 거다.


생각해 보면 인간이란 존재는 참 어리석다.

살을 빼고 싶다면서 자꾸 뭘 더 먹어서 뺄 방법을 찾고

구린일을 하고 안 들킬 방법을 연구하고

골 아픈 사람 안 보면 될 걸, 보면서 평화로울 방법을 자꾸 물으니 말이다.


복잡하게 사니 털릴 것도 많아지고 그걸 털 다양한 방법이 나오니 2중 3중 지키려는 기술도 발달한다.

인간의 욕심과 탐욕을 먹고사는 이 산업들은 우리가 본질을 깨닫지 못하는 한 끝없이 우리를 괴롭히고 또 발전할 것이다.


사실 이 본질이라는 건 간단하다.

털릴 게 없으면 된다.

버리고 내려놓으면 된다.


물론 안다.

쉽고도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 걸..


하지만 하나씩 시도해 보자.

살을 뺄려거든 뭘 먹어야 할지를 생각하지 말고 뭘 안 먹을 까를 생각해 보자.

신상이 털릴까 잠이 안 온다면 이제부터 어떤 찜찜한 일을 안 해야 할지 결심하자.

사람들 때문에 골이 아프다면 그 끈을 하나씩 놓고 대신 자신을 더 많이 돌보자.

재산을 쌓아두는 대신 조금은 나누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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