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의 쌍둥이 조카 육아일기
여행 둘째 날 아침이다. 아침 식사는 집에서 준비해 온 재료들로 부대찌개를 끓여서 먹었다. 아이들에게는 간이 세서 어른들이 먹는 음식은 주지 않고 아이들 용으로 가지고 온 반찬들로 맘마를 먹였다. 맘마를 먹고 응가도 하고 세수를 마치고 모자를 쓰고 할머니&할아버지와 삼촌과 함께 펜션 주위를 산책하러 나갔다. 펜션 앞에는 닭장이 있었는데 흰색 오골계가 여러 마리 있었다. 할아버지가 주인이 키우는 닭이라고 하셨다. 할아버지가 앞서 혼자서 닭장 구경을 하시다가 주인분을 만났는데 우리 먹으라고 금방 나은 알을 주셨다고 하셨다. 쌍둥이들에게 오골계를 구경시켜 주고 인사도 했다. 골목길을 따라 내려가니 강아지도 있었다. 아이들은 "멍멍이" "멍멍이"라고 말을 했다. 어제는 해가 없어서 낮에도 약간 썰렁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해가 나고 날씨가 좋아 보인다. 산책을 마치고 펜션에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여행 갈 준비를 마쳤다.
이번 여행을 통해 아이들이 여행 갈 때는 선글라스가 필수 아이템이라는 생각을 했다. 차에 타고 이동할 때 카시트에 앉아서 앞이 아닌 뒤를 보고 있어서 눈이 부신 관계로 둘 다 선글라스를 끼워주었다. 차 안에서 종일 선글라스를 벗지 않고 잘 끼고 있었다. 아이들은 수시로 "미니 버스" "미니 버스"라고 불렀다. 미니 버스가 마음에 드나 보다. 차 안에서 어른들이 간식을 먹으니깐 아이들한테도 아이들용 까까를 주었다. 관광지 근처에 도착을 해서 주차를 하고 내렸다. 도착을 하니 낮 12시가 넘었다. 접어두었던 유모차를 펴고선 아이들에게 탈 거냐고 물어보니깐 안 탄다고 해서 아빠가 끌고 이동을 했다. 아이들은 선글라스를 계속 끼고 다니면서 햇빛을 가리면서 편하게 구경을 했다.
이번 목적지는 '용흥궁'이다. 철종이 어렸을 때 살았던 집이라고 한다. 도착을 하고 해설사를 찾아보니 보이지가 않아 전화를 해보니 주말이라 전화 통화가 되질 않았다. 그래서 해설사는 포기하고 그냥 둘러봤다. 용흥궁 바로 옆은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이었다. 한국 최초의 한옥으로 지어진 성당이었다. 두 곳 모두 돌계단이 높고 많아서 아이들이 올라가기 힘들 텐데도 계단을 스스로 오르고 싶어 해서 어른들이 손을 잡아주고 걸어 올라갔다. 삼촌은 중간중간 가족들을 비롯해 쌍둥이들의 사진을 열심히 찍어댔다. 돌계단에 앉아서 가족들 단체사진도 찍었다. 삼촌의 인생철학 중 하나가 '지나고 나면 남는 건 사진과 동영상뿐이다'를 살아오면서 피부로 체감하면서 기회가 날 때마다 기록으로 남겨두려고 한다.
강화성당에 갔다가 관계자의 낙엽을 치운다는 명분하에 극심한 소음과 흙먼지를 일으키는 청소기 난입으로 아이들이 무서워하기도 해서 관람을 멈추고 청소기를 피해 도망을 갔다. 아래로 내려와 점심을 무얼 먹을지 고민하다가 마침 관광지 쪽에 직원분이신 거 같은데 옆에 계셔서 물어보니 '강화국수' 집을 소개해 주셔서 그리로 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는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이동했다. 국숫집에 도착하니 아기의자가 하나뿐이라서 여자아이는 아기의자에 앉히고 남자아이는 어른의자에 앉혔다. 비빔국수와 멸치국수를 시켰다. 엄마와 아빠는 쌍둥이들이 먹을 멸치국수를 그릇에 덜어서 잘라서 식히고 먹이느라 제대로 먹질 못했다. 아이들이 국수를 제법 먹은 후 먹는 속도가 조금 느려지고 나서야 엄마&아빠가 먹을 수 있었다. 삼촌이 국수를 다 먹고 엄마와 교대를 하고 잠깐 남자아이를 먹여주었다.
여행 전에 미리 알아둔 가게는 아니었고 현지 직원분의 소개로 왔지만 괜찮았고 만족스러웠다. 다 먹고 나서 아까 직원분이 알려주신 소창체험관이 있다고 해서 휴대폰으로 지도를 보면서 10~15분 정도 걸어갔다. 행사였는데 시민들을 무대에 초대해서 노래를 부르는 음악회도 진행되고 다양한 제품들도 판매를 하고 체험도 할 수 있었다. 요거트를 사고 받은 영수증을 내고 둘렛도 돌리고 행사장 주변에 보물을 숨겨놨다고 해서 열심히 찾아봤지만 우리 가족들 눈에는 띄질 않아서 하나도 찾질 못했다. 행사장 안에 그네가 하나 있어서 쌍둥이들과 엄마가 타고 웃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구경을 마치고 유모차를 끌고 맨 처음 주차를 했던 곳으로 이동을 했다. 주차장 바로 옆이 '고려궁지' 관광지였다. 할아버지가 궁금해하시고 가보고 싶어 하셔서 일정에 넣어둔 장소이다. 입구가 높은 곳에 위치해 있었는데 세어보질 않아서 정확하진 않지만 돌계단이 한 30개 정도 됐다. 소창체험관에서 고려궁지로 이동하는 길에 쌍둥이들이 유모차를 타고 가면서 잠이 들어 아빠랑 삼촌이 그 상태로 유모차를 들고 계단을 올라갔다. 막상 올라가서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조촐했다. 고려궁궐이라고 해서 볼거리가 많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건물이 2~3개 밖에 없었다. 관리는 잘 되어 있어서 깔끔하고 경관은 좋았던 거 같다. 남자아이는 잠이 깨서 곱게 물든 나뭇잎도 줍고 놀았다. 그늘이 있는 벤치에 앉아서 쉬었다가 가족 단체사진을 찍었다. 여자아이는 유모차에 잠이 든 채로 사진에 찍혔다가 나중에 깨서 다시 한번 제대로 된 가족사진을 찍었다. 고려궁지에서 시간을 다 보내고 아빠와 삼촌이 빈 유모차를 가볍게 들고 내려왔다.
이제는 저녁을 먹으러 꽃게탕을 파는 식당으로 이동했다. 도착해서 메뉴판을 보니 쌍둥이들이 먹을만한 음식이 없었다. 생선을 하나 시키고 밥이랑 먹이기로 했다. 어른들은 꽃게탕과 강화도에서 먹을 수 있는 밴댕이무침을 시켰다. 맛을 봤는데 먹어본 후의 호응이 좋지는 않았다. 그래서 맛만 보고 거의 다 남겼다. 우리 가족의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여기서도 엄마&아빠는 아이들 저녁을 챙기느라 제대로 먹지를 못했다. 남자아이는 엄마랑 그런대로 맘마를 먹었는데 여자아이는 별로 먹지를 않았다. 다른 식당에서와 마찬가지로 여자아이가 응가를 하고 싶다고 해서 아기의자에서 내려와 바닥에 쪼그려 앉아 응가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차에서 엉덩이를 닦이고 기저귀를 갈았다. 숙소에 도착을 해서 엄마&아빠는 아이들을 먼저 씻기고 어른들도 씻고 둘째 날의 하루도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