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위, 위클래스”
왼 손, 오른 손 V자를 만들어 왼쪽으로 치켜세우고 오른쪽으로 치켜세우고 양손을 공중을 향해 크로스하면서 “위, 위, 위클래스.”
이때 우렁찬 목소리는 필수.
내가 재직하고 있는 학교에 ‘위, 위, 위클래스’ 를 외치며 종횡무진하는 위클 샘이 계신다. 독보적인 캐릭터이다. 위클래스는 상담실을 말한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돌보기 위해 상담실이 있고 그곳에 전문상담교사가 근무한다. 위클 그녀는 전문상담교사이다.
샘은 매일 보리차를 우린 얼음물을 제공한다. 운동장에서 뛰고 교실로 들어오는 땀에 흠뻑 젖은 남자 중학생들에게 얼음물을 제공한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목이 마르든 마르지 않던 한 잔의 얼음물이 그 어떤 청량 음료수보다도 더 값지다.
직원들이 다 퇴근한 후 샘은 각 층 교무실에서 얼음을 빼서 냉장고에 수납을 한다. 다음 날 보리차를 우려서 얼음물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처음에는 종이컵으로 물봉사를 했지만 종이컵이 친환경적이지 않다며 방산 시장에 가서 스텐 컵 300개를 사 오셨다. 그리고 방과 후 일일이 세척을 하여 건조해서 사용한다. 처음에는 학생들끼리 서로 물을 받겠다고 야단이었으나 스스로 질서를 찾아갔다. 더구나 샘을 도와서 물봉사를 같이 하겠다고 자원하는 학생들까지 생겼으니...... 진심은 통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위클을 찾아오는 아이들 대부분은 마음이 허기로 가득 차 있다.
“샘, 밥 주세요.” 그런 아이들에게 샘은 사비를 들여 간식을 준다. 아끼는 법이 없다. 늘 주위가 풍성하다.
위클에 가면 약 10평 정도의 교실 크기의 4면이 학생들의 다짐 어린 글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저는 20년 후 판사가 될 거예요.’
‘저는 체육 고등학교에 꼭 입학하고 싶어요.’
‘저는 시험에서 전교 10등 할 거예요.’
아이들의 꿈을 글로 쓰게 해서 벽면에 붙여 놓고 매일 동기부여한다. 꿈을 이룬 아이들이 졸업 후에 학교에 찾아와서 본인의 다짐을 확인하고 결과를 확인한다. 아이들의 가능성을 온전히 믿어 주고 용기와 위로를 주면서 바르게 성장하도록 이끌어 주는 데 진심이다.
나름대로 꿈을 이룬 졸업생 제자들이 찾아온다. 멋진 미용실 원장님, 변호사, 서울대학교 컴퓨터 공학 전공자, 작가 등 다양하다. 나름대로의 또는 지독한 성장통을 겪은 졸업생들이다. 졸업생들이 오면 가만 두지 않는다. 현재의 학생들에게 자신의 성장통을 공유하면서 진로를 개척해 나가라는 선배와의 대화 시간을 운영한다. 아이들에게 진정 의미 있는 시간이다.
선생님은 출장 요리사가 꿈이다. 맛있는 요리를 하여 주위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참 좋단다.
방과 후 수업으로 요리 교실을 연다. 최상의 재료를 위해 백화점. 마트, 식자재 마트를 손수 돌아다닌다.
“최상의 대접을 하고 싶어요.” 그녀의 눈빛이 빛난다.
한우 사태와 양지를 오크에서 6시간 우린 육수로 미역국을 끓여서 마음이 허기진 학생들과 같이 나누어 먹었을 때 때 그 맛은 감동이었다
그중에 또래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다문화 학생이 있었다. 비싼 운동화도 사 주고 영화도 함께 보고 맛있는 음식도 함께 먹으면서 부모처럼 보살피고 있다.
그런 말이 없던 아이가
“선생님, 다음에는 탕수육 먹고 싶어요. 한우 탕수육으로 하시죠.”
“시간이 너무 짧아요.”
속내를 드러낸다. 자신을 사랑해 주는 어른에게 마음을 열고 자기표현을 적극적으로 했다.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위클은 학부모들이 찾아와서 상담을 할 때도 있다. 언제든지 학부모님들 시간에 맞추어 위클을 개방한다. 학부모님들이 오시면
“어머니, 제가 밥 사 드릴게요. 같이 밥 먹어요.”한다.
한 어머니는 자신에게 밥 사주겠다는 말을 평생 처음 들었다고 펑펑 울었다.
그녀는 걸어 다니는 법이 없다. 그녀의 허벅지는 박세리급이고 날쌘 동작은 매와 같다. 늘 뛰어다니며 학교 안팎에 쓰레기를 줍는다.
“우리 아이들이 깨끗한 곳에서 살면 좋죠.”
“마음을 알아주는 어른 한 사람만 곁에 있어도 극악무도한 범죄자는 절대 생기지 않을 거예요.”
그녀의 소신이다. 그녀가 별처럼 반짝이는 순간이다.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이 시대의 훌륭한 어른이고 참스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