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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재 Mar 30. 2022

전직 여행사 출신이 적는, 베를린에 대한 TMI

유럽을 통틀어 나는 베를린이 제일 좋더라



1. 베를린에 대한 첫 번째 충격! 베를린은 독일의 수도이다.


독일이라는 나라에 관심을 갖기 전까지는, 프랑크푸르트가 독일의 수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프랑크푸르트는 경제의 수도였지 독일의 수도는 아니었던 것! 아니, 수도인데 왜 직항노선을 운항하지 않지?? (유럽에서 흔하지 않다고...!)


베를린의 국회의사당. 독일의 수도는! 베를린이다!




2. 그것은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직항으로 갈 수 있는 루트가 없어서가 아닐까?


국적기인 대한항공/아시아나뿐만 아니라 독일 국적기인 루프트한자 마저도 인천에서 베를린까지 직항노선을 운항하지 않는다.

대한항공을 탈 경우, 인천-프랑크푸르트 구간을 이용한 후, 프랑크푸르트에서 열차나 국내선(루프트한자 등)을 이용해 베를린으로 가거나, (이럴 경우는 대한항공보다는 아시아나로 하는 것이 좋다. 같은 스타얼라이언스 이므로) 인접 도시인 프라하로 들어간 후에 열차로 베를린으로 이동하는 방법이 있다.


프라하 국제공항의 입국심사장에서는 한글이 적힌 친절한 표지판이 있어, 영어가 익숙지 않은 사람에게 잠시나마 단비 같은 휴식을 준다. 인천-프라하 구간의 비행시간은 타 구간보다 조금 짧은 편이기 때문에 장시간 비행이 부담스럽다면 프라하로 입국하는 것도 한 방법.


프라하 공항에 이륙 중



루프트한자를 탈 경우, 프랑크푸르트 / 뮌헨을 경유하는 노선이 운항한다. 코로나 19 영향이 있어서인지 스케줄이 썩 좋지 않고 금액대도 저렴하지 않지만, 항공기 컨디션 자체는 괜찮은 편이다. 특가를 예약한다면 60만 원대까지 예약한 적도 있어 국적기보다는 자주 이용했었다. (현재는 불가능할지도.)


그러나 저렴한만큼, 환불규정, 취소수수료가 국적기에 비해 어마 무시하게 많이 나오므로 주의해야 한다.


항공권이든 호텔 숙박이든 많이 저렴하다고 할지라도, 절대, 네버! NON-Refundable은 권하지 않는다.

사람 일이라는 건 언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므로.

실제로 허니문을 예약해두고 임신을 해서 취소한 경우도 많았고, 갑작스러운 사고로 여행을 갈 수 없게 된 경우도 수없이 봐왔다. 일이십 아끼려다 일이백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으므로, 기간이 많이 남은 여행에 대해서는 반드시 환불 가능한 조건으로 선택할 것. 그것이 돈을 아끼는 방법이다.





3. 독일인들의 미각은 훌륭하다.


미각을 잃은 영국인에게 경악을 금치 못했던 나는, 독일과 이탈리아에서는 매우 흡족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사실 소시지와 맥주의 조합은 웬만해서는 맛이 없을 수가 없으니까. (근데 영국은.....)


베를린의 명소 중 한 군데인 Curry 36과 무스타파 케밥은 여행 중에 자주 들렀던 곳이다. Curry 36은 체인형태라서, 베를린 곳곳에서 맛볼 수 있어서 좋다.

무스타파 케밥은 기본적으로 대기가 매우 길다. 16년도에 갔을 때는 비교적 짧게 기다렸으나 19년도에 갔을 때는 1시간 이상을 기다렸다.


Curry36. 여행 중, 매일마다 한 끼씩은 꼭 먹었다.
무스타파 케밥. 빠른 손놀림같아 보이지만..우리나라만큼 빠른 곳은 없는 듯.



두 군데 말고도 곳곳에 많은 맛집이 있으며, 특히 사우어크라우트는 독특하다면 독특하고, 익숙하다면 익숙한 맛으로 즐길 수 있다. 슈바인학세 또한 놓칠 수 없는 맛.


쓰고 보니, 역시, 영국인들은 미각을 잃어버린 게 분명하다.


베를린 맥주는 다 맛있어!!!


달달한, 베를리너 킨들.



4. 도시 전체가 볼거리가 많다.


박물관, 미술관이 많아서 이곳들만 봐도 며칠은 잡아야 한다.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도시이다 보니 굉장히 역동적인 느낌이 드는 곳이다. 살아 숨 쉰다는 느낌이랄까.

역사와 함께 흘러간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게, 실제 베를린 장벽의 일부를 전시해놓고 시민들,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만지고 사진 찍고 접근할 수 있게 해 두었다. (장벽의 일부는 프랑크푸르트에도 있다.)

그들의 역사를 모두가 볼 수 있도록 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포츠담 플라츠에 놓인 베를린 장벽.
실제 베를린 장벽이 세워져있었던 자리를 표시해놨다.




5. 꼭 가봤으면 하는 곳.


홀로코스트 기념관이다. 무참히 학살을 자행했던 나치의 극악무도함과, 그에 희생되었던 수많은 유대인을 기리기 위한 곳이다. 지하로 내려가면 기념관이 있는데, 그곳에서 잠시라도 머무르는 것을 추천한다.

그곳에서 누군가의 가족이었고, 또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던 평범한 한 명의 '사람'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해 준다. 지상에는 커다란 시멘트 기둥이 높낮이가 다르게 세워져 있는데, 이 또한 사람들과 함께 흘러갈 수 있도록 조성해두어서 의미가 깊다. 때로는 잠시 쉬었다가는 공간으로, 때로는 추모하는 마음으로, 희생된 유대인들을 잊지 않고 있으니까.





6. 그럼에도 아직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베를린을 즐겨 찾지 않는다.


가장 선호도가 높은 유럽 도시는 파리/이탈리아(로마, 피렌체, 베니스)가 압도적이다.

패키지의 경우 보통 4개국 정도를 거치게 되므로, 런던-파리-스위스-이탈리아의 루트이거나 파리-스페인(바르셀로나, 마드리드를 기점으로 주변 소도시 몇 개)의 선호도가 가장 높다.


베를린은 패키지여행으로도 묶이지 않는데, 이유를 추측해보건대 베를린을 넣고는 일정 및 항공 루트를 짜기가 애매하다.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볼거리가 정말 정말 많은데, 베를린의 진면목을 느끼기 위해서는 패키지의 짧은 일정으로는 도저히, 절대로 불가능하다. 개인적으로 베를린은 베를린에서'만' 일주일 정도를 머물러야 아, 이게 베를린이구나!라는 느낌이 오지 않을까 한다. (나도 나흘이 최대였다. 그래서 난 아직도 베를린이 목마른가 보다)


하지만 베를린만 7일! 이렇게 일정을 짰다가는 상품 모집은커녕 윗선에서 바로 퇴짜 맞을게 뻔하다. 드물게 베를린만 가고 싶다는 수요가 있었으나, 정말 매우 드문 케이스였고, 최소 인원이 보장되지 않는 패키지는 절대 출발할 수 없다. (여행사의 손해가 막심하므로)




결국, 베를린을 제대로 느끼려면 현재까지는 자유여행으로만 가능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나는, "유럽에서 어디가 제일 좋았어요?"라는 질문에 단 1초의 고민도 없이, "베를린이요"라고 대답한다. 베를린은 알면 알수록 알고 싶은, 가면 갈수록 더 가고 싶은, 그런 신비로운 매력을 가진,  독일의 명실상부한 "수도"니까.



(자유여행시, 여러 투어 사이트에서 운영 중인 시티투어를 한번쯤은 받아보길 강추한다. 베를린의 역사를 들으면서 도시를 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엄청난 차이니까.)



여름 성수기, 항공권이 저렴할 것, 직항일 것을 고려했을 때, 당시 최선의 선택은 프라하 인아웃의 대한항공 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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