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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gchi Apr 21. 2019

지문

권혁웅

지문 - 권혁웅

   네가 만질 때마다 내 몸에선 회오리 바람이 인다 온몸의 돌기들이 초여름 도움닫기하는 담쟁이처럼 일제히 네게로 건너뛴다 내 손등에 돋은 엽맥은 구석구석을 훑는 네 손의 기억, 혹은 구불구불 흘러간 네 손의 사본이다 이 모래땅을 달구는 대류의 행로를 기록하느라 저 담쟁이에서도 잎이 돋고 그늘이 번지고 또 잎이 지곤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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