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ngchi Apr 29. 2019

사랑 또는 두발

이원

사랑 또는 두 발 by 이원

사랑 또는 두 발  by 이원

내 발 속에 당신의 두 발이 감추어져 있다
벼랑처럼 감추어져 있다
달처럼 감추어져 있다
울음처럼 감추어져 있다

어느 날 당신이 찾아왔다
열매 속에서였다
거울 속에서였다
날개를 말리는 나비 속에서였다
공기의 몸 속에서였다
돌멩이 속에서였다

내 발 속에 당신의 두 발이 감추어져 있다
당신의 발자국은 내 그림자 속에 찍히고 있다
당신의 두 발이 걸을 때면
어김없이 내가 반짝인다 출렁거린다
내 온몸이 쓰라리다

매거진의 이전글 봄햇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