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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미꾸 Mar 31. 2022

감독 이옥섭

좋은 (여자)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vol.2


좋은 (여자)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는 에디터 윻, 또 그리고 저 디자이너 몽미꾸가 만드는 나이/국가/장르 불문, 우리가 사랑하는'좋은 여자 사람'들을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브런치에는 뉴스레터에 발행되었던 제 일러스트와 글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뉴스레터 전문을 보고 싶으신 분은 여기로! 그리고 매달 1일 메일로 뉴스레터를 받고 싶으시다면 구독해주세요 !









Vol.2 감독 이옥섭





영화 <메기>





근데 시간은 별로 안 중요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때는 너무 어리기도 어렸고
어떻게 해야하는 지도 몰랐으니까.
근데 아직도 그때 기억 때문에 너무 괴롭다고 
그래서 이제서야 움직이는 거라고 그러더라구요.





주인공 윤영은 애인 성원의 X인 지연 씨를 만납니다. 지연 씨는 한참을 고민하다 윤영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요. 윤영 씨도 성원이한테 맞은 적 있죠? 하고.

생각지 못한 말에 윤영도, 영화를 보는 저도 당황스러웠어요. 엉뚱하고 웃기고 어떻게 보면 하찮은 성원이 누군가를 때렸을 거라는 상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사실 사람 때린 놈이 얼굴에 “나 사람 팬 사람임”이라고 써 붙이고 다니는 게 아니잖아요. ‘그럴만한 사람이 아닌데’라는 말은 애초에 잘못되었다는 거죠.

아무튼 성원을 의심하고 또 의심하던 윤영은 결국 지연 씨를 믿기로 선택합니다. 그리고 성원에게 대놓고 물어봐요. 여자 때린 적 있냐고. 그러자 성원은 정말 1도 고민 안 하고 “어, 전여친 때린 적 있어.” 이렇게 답합니다. (미친놈이) 그러자 갑자기 거대한 싱크홀이 생기고 성원은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가요. 가해자가 변명을 구구절절 늘어놓을 겨를도 없이 바로 보내버린(ㅋㅋ) 이 장면은 정말 볼 때마다 카타르시스를 느낀답니다 ♥



우리가 구덩이에 빠졌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구덩이를 더 파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얼른 빠져나오는 일이다.



그리고 지연 씨는 정말 멋진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폭력을 휘두른 애인에게서 벗어난 후엔 그와 관련된 어떤 것에도 얽히기 싫었을 거예요. 하지만 가끔 “혹시 다음 사람도 나처럼 맞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들었을 겁니다. 떠올리기 싫은 악몽 같은 기억들로 많이 힘들었을 텐데도 지연 씨는 용기를 내어 또 다른 피해자가 될지 모르는 윤영에게 사실을 말합니다. 그 덕분에 무사히 안전이별을 할 수 있었고요.

영화 속 여러 에피소드 중에서도 구덩이에 빠졌지만 혼자가 아닌 같이 빠져나오는, 두 여성의 연대가 가장 인상 깊었답니다.


아직 <메기>를 보지 않은 분, 하루라도 빨리 보셔야 합니다. 영화가 담은 메시지만 좋은 게 아니라 감각적인 미장센에 보는 내내 눈이 즐거울 거예요. 공휴일인 오늘! <메기> 보시고 얼른 메기 떼에 합류하시길 바라요.


<메기>는 넷플릭스웨이브에서 볼 수 있어요. 고고!






삼성 비스포크 썸머 무비 <너를 위해 문을 열어 놓을게>






최소한 지구에 살고있으면 
이러면 안 되지.
바다가 변기야?



<너를 위해 문을 열어 놓을게>는 평범한 단편 영화가 아닌 삼성 비스포크 냉장고 광고랍니다. 냉장고를 트럭에 싣고 가던 해양정화 활동가 소미는 작은 가리비를 구하는데요. 바다에 데려가서 놓아 주려는 찰나, 바다에 온갖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둥둥 떠다니는 걸 보게 됩니다. 경악한 소미는 결국 가리비를 집으로 데려와 냉장고 안에 넣어줘요.


말라비틀어져 다 죽어가던 작은 가리비는 삼성 비스포크 냉장고 덕분에 마법처럼 활기를 되찾아요. 그리고 식욕도 같이 되찾은 듯 엄청나게 먹어대는 가리비를 위해 소미는 냉장고 크기도 늘리고, 컬러도 가리비가 좋아하는 바다색으로 바꿔줍니다. (여기서 제품 어필 제대로 했죠?) 뿐만 아니라 매일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들도 줍고, 국제 해양 플라스틱 수거 대회에 나가 해양정화에 더욱더 힘써요.


이옥섭 감독의 모든 작품을 좋아하지만, 그중에서도 영상미는 기본이고 제품을 매력적으로 어필함과 동시에 ‘해양정화’라는 공익적인 메시지도 명확하게 전달하는 이 작품이 너무 감명 깊었어요. 정주행할 때마다 당장 플로깅하러 나가고 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샘솟더라구요. 그래서 올해 제주에 가면 바다에서 플로깅을 해볼 생각입니다.


약 5분정도로 짧은 영화이니 한번 감상하시는걸 추천합니다. (링크는 여기) 그리고 가리비가 오래오래 바다에서 행복할 수 있도록 우리 같이 노력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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