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5
딱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버티고 지켜내는 시간이 꽤 흘러서 이른 수습에 들어가려고 했을 때였다.
섣부르게도
내 인생의 천 피스 퍼즐 중 마지막 한 조각을 찾는다면 뭔가 완벽해질 것 같았다.
그것만 찾아 넣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바심이 날 때였다.
그때 우연찮게 영화 하나를 보게 되었다.
짙은 가을날이었다.
가슴 설레는 로맨스 영화가 보고 싶어서 씨네큐브를 혼자 찾았다.
.
아주 달달한 영화 하나를 보고 기분 좋은 우울에 빠지려고 했다.
나는 그 영화가 아주 달달한 영화인 줄 알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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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제목만 보고 아무 정보 없이 간 내 잘못이지.
내가 경험한 일을 이렇게 아주 꼭꼭 곱씹게 만드는 그런 영화인 줄 몰랐던 거지.
영화를 보고 나서 며칠간이나
기분 좋은 우울감이 아닌 기분 나쁜 우울감에서 빠져 고생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영화의 대사 한마디가 자꾸만 떠올랐다.
영화 전체를 통틀어 계속 생각이 났던 단 한마디의 대사.
"네 인생의 빈 틈을 채우려 하지마!"
주인공 친구가 주인공에게 한 대사이다.
정신이 번뜩 들었다.
천 피스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벌써부터 맞춰 넣으려고 했던 나의 생각.
그건 정말 욕심이었다는 것이다.
되도 않는 욕심.
그 퍼즐은 언제나 채워지지 않는데......
채워지지 않는 그 상태로 그냥 흘러가는 건데.
정신이 번뜩 들은 후에
정말
내 삶은 훨씬 즐거워졌다.
영화 하나로 이렇게 깊은 깨달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신기했다.
언제 어떤 날 보느냐에 따라 영화는 뜬금없이 인생영화가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이 영화가 내겐 그런 영화가 되었다.
2012.10.5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를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