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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연 Oct 07. 2021

요즘 클럽하우스에서 놀고 있어요

클하 영업글 또는 기본 사용설명서랄까?

-클럽하우스? 그게 뭔데?


내가 그렇게 유행에 민감한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요즘 클하가 너무 재밌다고 하면 의외로 이렇게 되물어 보는 사람들이 많다. 이 재미난 세상을 아직도 모르다니, 나는 짐짓 너무 노는 여자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표정관리에 신경 쓰며 조곤조곤 뭐하는 곳인지 설명을 시작한다.


-아, 난 또 너 무슨 클럽 다닌다는 줄 알고 깜짝 놀랐네! 하하하


이 글은 당신에게 보내는 클하 영업글 내지는 신문물을 두려워하는 이들을 위한 기본 사용 설명서랄까? 부디 두려워하지 말고 이 재미난 세상에 설레는 마음으로 입성하길 바란다.




클럽하우스는 2020년에 탄생한 오디오 기반의 소셜 서비스 앱으로 초창기에는 기존 사용자들의 초대나 승인이 있어야만 가입할 수 있었던 폐쇄적인 서비스였다.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트 등이 등장해 큰 인기몰이에 기여했으며 한 때 중고나라나 당근마켓 등에서 초대장을 사고파는 거래가 성황 하기도 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만 사용이 가능했으나 이제 안드로이드폰, 승인이나 초대장 없이도 가입이 가능하여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 되었다.


앱을 다운로드하여 들어왔다면 먼저 이것저것 둘러보고 눌러도 보면서 필요한 기능 등을 익혀야 될 것이다. 생각보다 심플해서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다. 나만의 바이오(프로필) 작성은 잠시 미뤄도 좋다. 홀웨이(복도)에 보이는 방이 적다면 적극적인 검색과 팔로우를 통해 늘려나갈 수 있다.


검색창에 나의 관심 키워드를 넣어보자. #독서 #음식 #여행 #글쓰기 #피아노 #주식 #경제 #술 등 어떤 것이라도 좋다. 검색 결과는 인물과 클럽명으로 나눠서 확인할 수 있다. 유명인을 검색해봐도 좋다.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찾듯이 그렇게 하면 된다. 나는 관심사로 검색된 클럽에 먼저 멤버로 조인하길 권한다. 멤버 수를 고려해서 판단해도 좋지만 클럽별 스케줄을 확인해 정기적으로 방이 열리는 클럽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마음에 드는 방주제를 찾았다면 망설이지 말고 들어가 본다. 마치 라디오를 듣는 듯한 기분으로 리스너로서의 경험을 쌓다 보면 어느 순간 용기 내 손을 들어 스피커로 참여하고 싶어 진다. 나와 공통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고 같이 킬킬거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내가 잘 아는 이야기가 나오면 나도 위의 그들처럼 말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것이다.


대부분의 모더레이터(방장)들은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을 스피커로 두고 싶어 하고 자주 방에 찾아와 주는 멤버들을 기억한다. 리스너로서 자주 보았던 사람이 손을 들어 올리면 기꺼이 스피커로 초대해 줄 것이다. 이렇게 스피커가 되는 순간 이제는 슬기로운 클하생활에 빠져 즐거움을 탐닉하게 된다.


이제부터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자신과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찾아 나서고 만나고 대화를 나누고 더 나아가 새로운 나의 취향도 발견해 낼 수 있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해 독서 클럽에 참여했다가 책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에 나의 독서 방법에 대한 고찰이 이뤄진다. 나는 얼마나 책을 얕게 읽고 있었고 편향된 선택을 해왔는지 알게 된다. 세상에 이렇게 재미있는 책들이 많이 있었는데 나는 그걸 모르고 있었다니 새삼 억울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설레는 마음으로 다음번엔 어떤 책을 읽을지, 한 멤버가 감히 인생 책이라 소개해준 고전을 읽어볼까, 내가 잘 몰랐던 과학이나 테크놀로지의 책도 재밌게 들리는데 한 번 도전해볼까? 아냐, 역시 강한 호기심이 일었던 서양미술사 이게 좋겠지.




요즘 주말을 제외한 평일 오전 시간에 나는 클럽에서 바쁘게 놀고 있다.

홈바리스타, 커피인문학, 산책클럽, 모닝토크, 독서클럽까지 쭈욱 한 바퀴를 돌면 오전의 슬기로운 클하생활이 마무리된다. 아, 이 즐거운 하루의 시작이란.


나만의 비밀친구, 나만의 아지트가 생긴 기분.

내게 클럽하우스란?

-때론 남편보다, 친구보다 더 좋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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