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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연 Oct 17. 2021

세상의 모든 영어를 만나고 싶다면

대세는 한국어지만 말이야

영어를 공부하면서 비기너 수준을 좀 넘긴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면 영어로 누군가와 말이 하고 싶어 진다. 나의 영어 실력을 좀 확인해 보고 싶기도 하고 혼자 중얼거리는 게 슬슬 싫증이 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렇게 영어 친구를 찾아보지만 내 귀와 입을 트여줄 원어민 스파링 파트너를 만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먼저, 원어민이 있는 대형 학원의 회화 수업에 등록해본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갈 자신도 그다지 없지만 말이다. 작심삼일이 될 지라도 일단 도전해 보겠다며 호기롭게 나가 보는데 소규모 클래스라고는 했지만 1대 다수의 수업에서 내게 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몇 번이나 올까? 성인반은 레벨 구분이 모호한데 게다가 나보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있다면? 더욱 기가 죽어서 말을 하기가 힘들어진다. 고로 아까운 학원비만 날리고 포기.


앱을 통해 언어 교환 파트너를 찾는 건 어떨까 하는 맘에 앱스토어를 기웃거린다. 나의 경우 '헬로우 톡'앱을 사용해 원어민 친구를 사귀어 보고자 몇 번 시도를 했지만 서너 번 이상 대화가 오고 가기 힘들었다. '니맴=내맴'의 마음을 가진, 한마디로 빡세게 지속적으로 각자의 언어를 교환할|Excange Language 파트너를 찾는 게 역시나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이것도 실패.


그렇다면 공부의 열정이 가득한 한국인끼리 영어 회화 연습을 하는 건 어떨까? 일단, 쑥스럽다. 두 번째로 나의 영어 실력이 꿀린다는 생각이 들면 실수가 두려워 머릿속으로 할 말을 생각해 내느라 다른 이의 얘기를 즐겁게 들어줄 수 있는 여유가 없다. 어찌하여 어렵게 내뱉은 말 한마디를 상대가 못 알아듣고 되묻기라도 하거나 내 실수를 면전에서 지적한다면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쪽팔림은 오직 나의 몫이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원어민을 만날 수 있을까? 경험해본바 한마디 해보자면, 지금 당장 '클럽하우스'에 조인해라. 당신의 영어 선생님이 되어줄 친절한 친구들이 국가별로 수두룩 빽빽하게 있는 곳이다. 게다가 일체의 수강료도 지불할 필요가 없다. 영어 원어민이 운영하는 클럽에서는 영어를 배우려는 각국의 다채로운 멤버들을 만나게 된다. 대부분 미국식, 영국식 영어에만 익숙해져 있는 우리에게 전 세계의 영어 발음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국제적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도 아니고 해외연수나 이주해 살고 있는 사람도 아닌데 이렇게 안락한 내 방구석에서 전 세계의 누구와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게 가끔은 소름이 끼치도록 믿기지 않고 짜릿하기까지 하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고마운 이들이 아무 조건이나 대가 없이 자신들의 시간과 정성을 나누는 이들을 보며 나도 한국어 재능 기부를 진지하게 생각해봤다.


또한 작심삼일이 되지 않도록 함께 공부해 나갈 각종 영어 스터디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 기초회화, 미드, 영화, 원서, TED, NEWS 등 내 관심사의 영역을 선택만 하면 된다. 대부분 이런 스터디클럽은 카카오톡의 오픈챗을 통해 수업 자료를 공유하는 등 나름 체계적이고 규칙적으로 운영되는 곳이 많아 열심히만 참여한다면 오프라인 스터디 못지않은 효과와 재미를 보장한다. 나도 용기를 내어 하나의 스터디를 시작했고 매주 그 시간이 너무 기다려진다. 어디 사는 누구인지, 나이도 실명도 모르면서 '영어'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그저 소기의 목적만 추구하는 이 쿨한 앱 상의 모임에 나의 만족도는 최상이다.


영어에 목마른 자여, 클럽하우스에서 만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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