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러블리모니카 Nov 29. 2022

주저했던, 그리고 다시 쓸 이유


아직 글을 어떻게 이어나가야 할지, 어떻게 끝을 맺어야 할지 고민이 끝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글쓰기를 계속 미룰 수도 없다. 그래서 꾸준히 써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출간'을 목표로 글을 쓴 후 원고를 다 모아보니, 내가 뱉어낸 가슴속 이야기들은 결혼 후 삶이었다. 힘들고, 억울하고, 답답하고, 또 분노로 얼룩진 내 마음의 상처들. 다행히 70개의 원고의 끝물엔 훈훈한 글들도 있었지만.


작년 초 원고와 기획서를 토대로 출판사와 대화를 나누면서, 내 이야기의 결말을 섣불리 결정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결혼생활에 대하여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심지어 열린 결말이든... 내 결혼생활을 까발리고 싶지 않았다. 더 솔직히 말하면 누군가가 내 결혼생활, 즉 현재의 삶에 어떤 말을 했을 때 그 말을 침착하게 받아넘길 힘이 부족했다. 섣불리 내 삶을 낙관하기도, 비관하기도, 그렇다고 될 대로 돼라 내 팽개쳐 내는 것도 싫었다.


원고의 몇 꼭지를 다듬어 올린 브런치(BRUNCH)의 글이 삽시간에 다음 포탈에 오르고 만뷰를 넘게 찍을 때, 흥미로웠지만 당황했다. '인기'가 곧 '수입'으로 연결되는 세상에 살면서... 내가 '인기 있는 글'을 위해 '자극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내야 할 것 같아서다. 결혼생활에 대한 내 글이 인기가 있을수록 내 삶이 자극적이라는 것은, 내게 상처가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쓰고 싶다'와 '못쓰겠다'로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몇몇 분들이 달아준 댓글들이 힘이 되었다. 나와 같은 분들, 깊은 어둠 속에서 말 못 할 사연들로 언제 끝날지 모르고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분들의 반응. 글쓰기를 망설이는 동안 그분들의 댓글과 피드백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음에도 왠지 모를 연대의식을 만들어주었고 동질감을 느끼게 해 주었다. 여전히 글쓰기와 출간을 위한 숙제를 하지 않은 찝찝함을 느끼고 있었지만..


문득 내 이야기에 대한 결말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우선 써보자고 결심했다. 축적되는 에피소드, 생각과 느낌을 기록하고 싶고, 연대의식과 동질감을 느끼는 '그분'들과 계속 소통하고 싶고, 무엇보다 내 마음이 조금 단단해진 것 같기 때문이다.


정기적으로 글을 업로드하겠다고 약속은 못하지만, 드문드문 올리더라고 꾸준하게 글을 써보려 한다.


응원해 주세요~^^

작가의 이전글 미소로 내게 "perfect"라고 말해준 당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